금의창생(錦衣蒼生)
글 교무부
후천에는 사람마다 불로불사하여 장생을 얻으며 궤합을 열면 옷과 밥이 나오며 만국이 화평하여 시기 질투와 전쟁이 끊어지리라. (예시 80절)
후천에는 또 천하가 한집안이 되어 위무와 형벌을 쓰지 않고도 조화로써 창생을 법리에 맞도록 다스리리라. 벼슬하는 자는 화권이 열려 분에 넘치는 법이 없고 백성은 원울과 탐음의 모든 번뇌가 없을 것이며 병들어 괴롭고 죽어 장사하는 것을 면하여 불로불사하며 빈부의 차별이 없고 마음대로 왕래하고 하늘이 낮아서 오르고 내리는 것이 뜻대로 되며 지혜가 밝아져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시방세계에 통달하고 세상에 수·화·풍(水·火·風)의 삼재가 없어져서 상서가 무르녹는 지상선경으로 화하리라. (예시 81절)
금의창생(錦衣蒼生)은 후천의 창생들에게 비단옷을 입힌다는 뜻입니다. 금의창생을 옆에 그려진 선녀직금(仙女織錦) 벽화와 연결해서 보면 하늘의 선녀가 창생들을 위하여 비단옷을 짓고, 그것을 창생에게 전해주는 그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상제님께서 인류의 문명은 천국의 모형을 본뜬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점에서 금의창생은 진보된 천상의 문물이 인류에게 베풀어지는 과정을 묘사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후천은 고도로 발전한 천상문명이 인류에게 전해져 물질적으로 매우 문명한 사회를 이루게 됩니다. 지금도 과학 물질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매우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문명화된 사회를 건설하는 데서 우리 시대의 관건은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일찍이 인류의 문명은 천상문명을 본뜬 것으로 지하신이 천상의 묘법을 인세에 베풀어 과학문명이 발달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천도(天道)와 인사(人事)의 상도(常道)가 어겨지고 삼계(三界)가 혼란하여 도(道)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 원한이 가득한 삼계에는 갖가지 재화가 일어나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습니다. 진멸지경에 이른 신명계와 인간계를 건지기 위하여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삼계의 혼란상을 구천에 하소연함으로써 상제님께서 친히 인세에 강세하시어 9년간의 천지공사로 광제창생의 섭리를 펼치셨습니다.01
무상(無上)한 지혜와 무변(無邊)의 덕화와 위대한 권능의 소유주이신 상제님께서는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시고 비겁(否劫)에 쌓인 신명과 재겁(災劫)에 빠진 세계 창생을 건지시기 위하여 음양합덕 신인조화 해원상생 대도(大道)의 진리로써 신인의도(神人依導)의 이법(理法)으로 해원을 위주로 하여 천지공사를 보은으로 종결하심으로써 해원상생 보은상생 양대 도리(兩大道理)로 만고에 쌓였던 무수무진한 원울(冤鬱)이 풀리고 세상은 상극이 없는 지상선경으로 화하게 된 것입니다.02
『전경』에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문명 개화 삼천국(文明開花三千國) 도술 운통 구만리(道術運通九萬里)”(예시 14절)는 인류사회의 문명화된 미래상을 예시하신 것입니다. 후천의 백성은 탐(貪)·진(瞋)·치(痴)를 비롯한 모든 번뇌를 여의고 병들어 괴롭고 죽어 장사지내는 것을 면하여 불로불사하며, 천상계를 자유롭게 오가고 지혜가 밝아져 과거·현재·미래와 시방세계(十方世界)에 통달하며, 세상에는 수·화·풍의 삼재가 없는 상서가 무르녹는 지상선경에 살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문명개화의 축을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우선, 정치는 성인군자가 입극(立極)하여 도덕정치가 된다는 점입니다. 『전경』에 벼슬하는 자는 화권이 열려 위무와 형벌을 쓰지 않고도 창생을 법리에 맞도록 다스린다고 하였습니다.03 또한, 상제님께서 “옛적에 신성(神聖)이 입극(立極)하여 성·웅(聖雄)을 겸비해 정치와 교화를 통제 관장(統制管掌)하였으되 중고 이래로 성과 웅이 바탕을 달리하여 정치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되어 진법(眞法)을 보지 못하게 되었느니라. 이제 원시반본(原始返本)이 되어 군사위(君師位)가 한 갈래로 되리라.”(교법 3장 26절)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정치 지도자와 정신적 지도자의 위격이 하나로 통일됩니다.
다음으로 경제는 식록이 고른 평등경제가 됩니다. 상제님께서 후천에는 두 계급이 있겠지만 식록은 고르리라 하셨고, 빈부의 차별이 없을 것이라 하셨습니다.04 또한 궤합을 열면 옷과 밥이 나오며 만국이 화평하여 시기 질투와 전쟁이 끊어지리라 하셨습니다.05 후천에는 사람들의 도덕적 성품이 고상하게 제고되어 전쟁이 없어지고 화평한 세상에서 정신문화적인 풍요와 물질문명의 혜택을 한없이 누리는 맑고 밝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사회는 천하가 한집안이 되어 서로 돕고 이끄는 상생의 사회가 이루어집니다. 전체 인류가 무자기(無自欺)로 정신개벽을 이루고 가정화목, 이웃화합, 사회화평을 이루면 ‘가정의 확대가 사회이고 사회의 축소가 가정’인 세상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회는 각 구성원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충실하게 복무하고 사회는 개개인의 복지와 안위를 보살피는 상생의 사회가 될 것입니다. 『전경』에 천하가 한집안이 된다는 것은 이를 두고 이르는 말씀이라 하겠습니다.06
문화는 각 민족과 나라의 정신문화의 정수가 통합되어 다양성과 통일성을 아우르는 찬란한 문화를 꽃피울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는 세상의 지기(地氣)가 통일되지 못함으로 인하여 제각기 사상이 엇갈려 각자의 생각으로 반목 쟁투하게 되었다고 하시며, 해원으로 만고의 신명을 조화하고 천지의 도수를 조정하여 민족마다 다른 문화의 정수를 걷어 후천에 이룩할 문명의 기초를 정하셨다고 하셨습니다.07
이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후천의 생활상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러한 후천의 문명은 천상문명이 베풀어지는 과정을 통해서도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인류가 인간개조를 통하여 후천의 문명화된 사회에 걸맞은 인격을 지니지 않고서는 후천의 빛나는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실천적 의미에서 벽화 ‘금의창생’은 우리 도의 목적인 지상천국 건설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보고 이를 이룩하기 위한 수도와 사업에 정성을 다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도전님께서 “우리 대순진리의 인존사상이 바로 평화 사상이다.” 하시고, “인류의 평화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여 인보상조(隣保相助)의 미덕으로 밉고 고움이 없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도의 무한대한 진리에 있음을 이해하라.” 하셨으며, “가정화목·사회화합·인류화평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것이 대순진리이다.”라고 훈시하셨습니다.08 무자기(無自欺)를 근본으로 하여 정신을 개벽하고, 가정은 화목을 이루며, 이웃과는 화합하여 화평한 사회를 이루어 세계평화를 이루는 것이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는 구체적인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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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교운 1장 9절 참조.
02 『대순진리회요람』, p.8 참조.
03 예시 81절 참조.
04 교법 2장 58절, 예시 81절 참조.
05 예시 80절 참조.
06 예시 81절 참조.
07 공사 3장 5절, 교법 3장 23절 참조.
08 『대순지침』,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