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두 발 물러서며
발길 닿는 논두렁마다
고개 숙여 익어가는
벼 나락들은
황금색 옷으로 바뀌어 가고
서산 중턱에서
비스듬히 드리우진 낙조(落照)는
나를 가로막아
퇴근 길이 원만하지 않는다.
어느새
내 마음도 나도 모르게
심쿵 심쿵...
죄없는
휴대폰만 열었다 닫았다
오묘하고 예술적인
LED 오색 광고 불빛과
결정타로
발길을 멈추게 한 건
돼지 수육 삶는
김 모락모락 내음이다.
에라 모르겠다!!
잽싸게
대포집으로 들어갔다.
허기가 반찬이고
반찬이 소주이고
소주가 저녁이고
저녁이 소주인듯
자리에 앉아
다소곳이
자작(自酌)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소주는 3, 5, 7, 9 로
마셔야 한다며
서로 아우성이다.
시간이 제법 지났을까
옆 테이블을 보니
소주 빈병이 무려
테이블 반바퀴...
에그머니나....
불현듯
소주 빈병이
1, 3, 5, 7, 9
홀수로 나열되는
이유가 궁금했다.
잠시
생각해 보니
그 이유를
금새 알 수 있었다.
ㅋㅋ...
결론부터 말하면
천부경(天符經)에서 기인한
홀수 양(陽)은
중심이 되어
발산(發散)과 통합(統合)하고
짝수 음(陰)은
중심이 없어
분열(分裂), 수렴(收斂) 한다는 것이다.
즉,
1 은
태극(太極)인 천(天)이며,
2 는
천(天). 지(地)로 분열되고
3 은 천(天). 지(地). 인(人)으로
다시 발산되는 것은
하나는 반드시
세개가 된다는 사실이다.
4 는
사방(四方)으로 분열되고
5 는 구심점이 있으나
형체(形體)가 없으며
6 은
육면체(六面體)를 갖추어
반듯한 형체를
이루어 종료되는 듯 하다가
3 양(陽)
3 음(陰)으로 구성되어
제대로
작동이 될려면
7 이 되어야
현상계(現象界)라고 할 수 있으며
8 은
팔방(八方)으로 뻗어
비로소
9 가 되는 것인데...
9 는
변화의 극치(極致)이다.
결국,
1 이 있으면
9 까지 펼쳐 진다는 논리이다.
그래서,
소주 1 병이
9 병으로 늘어나는 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당연한 논리이다.
그런데,
가장 문제는
모든 것이 9 에서
끝이 나야
한다는 말과 같다.
다시 말하면
세상 어디에 가도
정치 9단, 바둑 9 단
검도 9단, 유도 9 단은 있어도
10 단은 없다.
만약,
10 단이 있을려면
현상계가 끝이나야 되므로
불가능 이라 할수 있다.
9 라는 숫자는
정밀하게 다듬고 나아갈 뿐
더 이상의 숫자는
존재(存在)하지 않기에
9 는 다시
1 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죽으면 죽었지
소주가 더 생각 난다면
흔히
2차 라는 미명(美名)아래
또 다른
술 집으로 옮겨
1 병부터
새로이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했어라도
절대 권장하고 싶지 않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은
이런
숫자의 논리를
가르쳐 주지 않아도
어떻게 자연스레 터득을 하여
너무나도 잘 알고
행하고 있는 것인지
너무 놀랍다.
이 율천만
놀라운 것인가?
이랬든 저랬든
소주 한 잔으로
기분좋은 퇴근 길이 되었고
공부 한번 잘 하게 된
저녁 시간이였다.
오늘도
나이스 하고
율천(律天)에게 행운을...
戊戌年
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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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빈병 3, 5, 7, 9
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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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30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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