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ETF 성적표 분석
전기차 ETF도 수익률 극과 극
TIGER, 中전기차 투자해 8%
국내종목 담은 HANARO -4%
BBIG는 패시브보다 액티브
TIMEFOLIO, 한달 수익 5%
다음 유망ETF 블록체인·코인
[ 구은서 기자 ] 국내에 상장된 테마 상장지수펀드(ETF)가 100개를 돌파했다. 테마 ETF는 메타버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특정 테마와 관련된 지수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다. 그간 ETF는 코스피지수, S&P500지수 등 시장 대표 지수를 쫓아가는 상품이 주를 이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산업 구조가 급변하면서 테마 ETF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같은 테마 안에서도 상품별 수익률 차이가 커 구성 종목, 운용 전략 등을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美보다 뜨거운 국내 테마 ETF 시장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는 514개에 달한다. 전체 운용 규모(순자산총액)는 약 67조원. 이 중 한국거래소가 테마형으로 분류했거나 종목명에 테마 이름이 들어간 테마 ETF는 100개가 넘는다. 운용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전체의 18% 수준이다.
올해 시장이 주목한 테마는 크게 일곱 가지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ESG, 메타버스, 탄소배출권, K콘텐츠, 미래 차, 2차전지 등이다. 7대 테마 ETF가 전체 종목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남짓이지만 운용 규모로 보면 전체의 11.5%에 달한다. 주요 테마에 투자 자금이 쏠렸다는 의미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상무)은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의 변화가 빨라졌고, 그 변화에 올라탄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의 수익률이 크게 차이를 보이자 테마 ETF 투자 수요가 커졌다”며 “변화하는 세상에 투자하고자 하는 욕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테마 ETF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ETF 시장에서 테마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테마는 같아도 수익률은 제각각
8.65% 대 -4.12%.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와 ‘HANARO Fn전기&수소차 ETF’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다. 미래 차라는 동일한 테마에 투자하지만 구성 종목이 전혀 달라 나타난 차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중국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전기차를 제조하는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중국의 간펑리튬과 중국 전기차 1위 업체 BYD 등이다. 작년 12월 상장 이후 수익률이 83%에 달한다. 상장 1년도 안 돼 운용 규모가 2조원을 넘어 국내 ETF 순자산 2위에 올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전기&수소차 ETF’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에만 투자한다.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전기·수소차 산업에 속한 종목을 담는다.
7대 테마 중 최근 가장 뜨거운 테마는 메타버스와 K콘텐츠다. 메타버스 ETF 4종은 지난 13일 상장 이후 25일까지 수익률이 10.42~14.56% 수준이다. K팝, 게임 등 K콘텐츠 테마 ETF 9종의 평균 수익률은 11.8%다.
BBIG 테마의 경우 액티브 ETF가 선전 중이다.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형 ETF와 달리 액티브형 ETF는 각 운용사의 전략이 가미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BBIG액티브’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 BBIG액티브’는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각각 5.4%, 0.21%로 패시브형인 ‘TIGER KRX BBIG K-뉴딜’(-1.81%)을 웃돈다.
탄소배출권은 ETF 4종의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넘길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지만 최근 천연가스 가격 급등 영향 등으로 현재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눈여겨봐야 할 테마다.
테마 ETF 투자 시 주의사항
특정 테마 ETF에 투자하기 위해 상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ETF의 뼈대가 되는 기초지수를 확인해야 한다. 기초지수는 곧 ETF의 포트폴리오다. 한국거래소 사이트 등을 통해 ETF가 어떤 종목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 날마다 확인 가능하다. 국내에 상장된 ESG 테마 ETF 11개의 기초지수가 모두 다를 정도로 같은 테마라도 구성 종목은 천차만별이다.
투자하고자 하는 테마와 각 종목이 얼마나 밀접한지도 봐야 한다. 김남기 상무는 “특정 테마를 간판으로 내건 ETF인데 막상 그 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적은 종목을 담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테마와 구성 종목이 일치하는지 투자 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밖에 ETF 기초자산의 현재 가치를 뜻하는 실시간추정순자산가치(iNAV), iNAV와 현재 가격의 괴리 정도, 투자 전략 등도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다. 퇴직연금 투자 시에는 더욱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선물 ETF는 원칙적으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매매가 불가능한데 합성형에 한해서는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다음 유망 테마로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ETF인 프로셰어의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O)’는 이달 19일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넘어섰다. 기후변화 대응도 지속될 테마로 꼽힌다. 오는 29일 국내에서는 저탄소 기술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가 대거 상장될 예정이다.
구은서 기자
올해 ETF 수익률 분석
KODEX철강, 55.27% '1위'
에너지 관련 KBSTAR·TIGER
원유 수요 늘며 수익률 40%대
개인들 자금유입 1위 '2차전지'
지난해 이어 여전히 전기차 올인
단기채·국고채도 사들여 '갈팡질팡'
[ 이슬기 기자 ]
올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철강·원유·은행 등 경기민감주 관련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오·2차전지 등 성장주 관련 ETF가 두각을 나타낸 지난해와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에는 이르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팽창하는 것) 국면에 접어든 것이 ETF 수익률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리플레이션에 미온적인 태도다. 수익률이 높은 경기민감 ETF보다도 지난해 저력을 보여줬던 전기차 관련 ETF를 더 많이 담았다. 단기채권 관련 ETF를 담는 투자자도 많아 시장에 대한 관망세가 엿보인다.
ETF 수익률 상위 휩쓴 경기민감주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ETF 중 올해 수익률 상위는 모두 철강 ETF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KODEX철강은 55.27%의 성과를 올려 올해 국내 상장 ETF 수익률 1위를 기록 중이다. 그 뒤를 KBSTAR 200철강소재(52.10%)와 TIGER200철강소재(51.28%)가 이었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철강 소비가 늘어 가격이 급등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철강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자국 철강업체에 생산 감축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 철강업체가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다.
에너지 관련 ETF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BSTAR 미국 S&P 원유생산기업은 올 들어 49.02% 오르면서 4위를, TIGER 200에너지화학 레버리지는 46.71% 오르며 5위를 차지했다. 각각 미국과 한국의 정유·화학주를 담는 상품으로 경기 회복에 원유 수요가 개선되면서 정유주가 강세를 보인 게 주효했다.
순자산 100위 이내의 종목만 추려 수익률을 비교해봐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순자산 100위 내 ETF 중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건 KODEX WTI원유선물(H)로 34.04% 올랐다. 3위는 경기 반등에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KODEX 은행이 25.86%의 성과를 냈다. 이 밖에 TIGER 현대차그룹+(25.65%·4위)와 TIGER 2차전지테마(24.32%·6위), KODEX 2차전지산업(24.08%·6위) 등 2차전지 관련 ETF도 우수한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수익률 상위권은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면 KBSTAR헬스케어(108.76%), KODEX2차전지산업(100.13%) 등 바이오·2차전지 ETF가 차지했다.
투심은 여전히 전기차 ‘픽’
ETF 수익률은 경제 회복을 상당 부분 반영 중이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올 들어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ETF의 면면을 보면 지난해 이미 저력을 입증했던 전기차 관련 상품이 상위권에 다수 올라와 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TF는 KODEX 2차전지산업으로, 1조423억원이 쏠렸다. 2위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로 8413억원이 모였다. 각각 한국과 중국의 전기차 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TIGER KRX2차전지 K-뉴딜(8위·5305억원)과 TIGER 2차전지테마(12위·3157억원)도 자금 유입 상위 ETF에 이름을 올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제 재개 기대감에 경기민감주가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강세를 띤 전기차 관련 산업에 아직 미련을 놓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다”며 “이제 와서 경기민감주를 담기엔 늦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단기채 ETF에 쏠리는 자금은 갈팡질팡하는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반영한다. 올 들어 세 번째로 자금이 많이 유입된 ETF는 KODEX 단기채권PLUS로 840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잔존만기가 1년 이하인 국고채·통안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상품으로,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단기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자주 쓰인다.
다만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기미는 조금씩 보이고 있다. 또 네 번째로 자금 유입이 많았던 ETF는 KBSTAR 국고채3년 선물인버스로 5988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국채 인버스 상품으로 향후 금리가 올라 채권값이 하락하는 것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