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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 '설상가상' 제5호 태풍 '장미'… 10일 오후 한반도 영향
8월 9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제주·경남 방향으로 북상 중이다. 태풍 장미는 현재 시속 37km로 북상 중이며 8월 10일 오전 3시께 서귀포 남쪽 약 350km 부근 해상으로 올라올 전망이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 부산 남서쪽 약 50km 부근을 지나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8월 10일 전국에서 비가 오고, 특히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경남과 제주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또 태풍의 영향을 받는 남해안은 밀물 때인 오전 10시∼오후 2시, 오후 10시∼오전 2시 해안 저지대가 침수될 가능성이 있으니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8월 9일 오전 현재 경기도와 충청남도, 전라도 서해안에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고 있다.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계속 유입되면서 영서지역과 서울·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서해안에는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8월 11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지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의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미는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이다.
'역대 최장' 50일 넘는 장마… 광복절 돼야 끝나
"내일도 비오나요? 올해 장맛비 언제 그칠까요." 중부지방 장마가 47일째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예보대로라면 서울·인천·경기 지역은 오는 8월 14일까지도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올 여름철 장마는 50일을 넘어서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8월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8월 11일까지 전국에 비가 내리다 8월 12일부터는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길었던 비가 그칠 전망이다.
서울·인천·경기와 강원영서는 오는 8월 14일까지 비가 예보돼있다. 비가 그친 이후 8월 16~19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엔 구름이 많을 전망이다. 대기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오는 지역이 있을 수도 있다. 아침 기온은 22~25℃, 낮 기온 27~35℃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나긴 장마의 끝이 보인다지만 막판까지 강한 비가 예보돼있어 추가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중부지방은 정체전선 영향으로 8월 11일까지 최대 5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도 태풍 '장미' 영향으로 8월 10일밤까지 최대 30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남부지방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지난 8월 7~8일 광주·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 호우로 이틀동안 13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태풍까지 북상하고 있다. 다행히 태풍의 세력은 약한편이지만 제주도와 부산 등 남부지방에는 강풍과 호우 영향이 불가피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과 태풍에 동반된 비구름 영향으로 8월 10일은 전국에, 8월 11일은 중부지방과 전라도에 비가 내릴 전망"이라며 "남해안 태풍 영향이 만조시기와 겹치면서 해안저지대와 농경지의 침수, 산사태, 축대붕괴 등 많은 비로 인한 피해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부터 8월 11일까지 예상강수량은 △중부지방·서해5도 100~300㎜(많은 곳 500㎜ 이상) △남부지방·제주도 100~200㎜(많은 곳 경남·제주·지리산부근 300㎜ 이상) △울릉도·독도: 20~60㎜ 등이다.
올해 장마는 유난히도 길었다. 제주도 장맛비는 6월10일 시작 후 지난달 7월 28일까지 49일 동안 내렸다. 올해 제주도 장마철은 1973년 이후 가장 긴 해로 기록됐다. 제주도에 이어 중부지방도 최장 장마기간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부지방 장마는 지난 6월 24일 시작해 47일째(8월 9일기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중부지방에서 가장 길었던 장마는 2013년 기록한 49일이다. 기상청은 오는 8월 14일까지 중부지방 비소식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어 중부지방 장마기간이 처음으로 50일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올해는 가장 늦게 까지 이어진 중부지방 장마 사례로도 남게 될 전망이다. 1973년 이후 8월까지 장맛비가 이어진 해는 올해까지 총 5번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늦게 장마가 끝난 건 1987년 기록한 8월 10일이다. 한편 오는 8월 12일 이후 비가 그친 경상내륙과 강원동해안에는 무더위가 찾아온다. 대구와 강릉 등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3~35도까지 오르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전망이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둑 붕괴… “4대강 보 물 흐름 방해 결과”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보를 만들어 낙동강 물을 막을 때부터 내 언젠가는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어.” 8월 9일 아침 8시께 경남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토박이 노인이 누런 황토물로 채워진 들판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함께 있던 다른 노인도 “지금까지 살면서 낙동강 둑에서 물이 새는 것은 봤어도, 둑이 터지는 것은 처음 봤다”며 맞장구를 쳤다. 부산에 사는 강아무개(32)씨는 고향인 이방면 우산마을에서 마늘농사를 짓는 부모님이 걱정돼 이날 아침 일찍 고향에 왔지만, 수확한 마늘을 보관한 창고까지 이미 물에 잠긴 상태였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마늘을 부모와 함께 건지던 강씨는 “어차피 상품으로 팔 수는 없지만, 나중에 보상을 받을 때 피해 증거라도 될까 싶어서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말했다. 경남 창녕군 이방면 합천창녕보 상류 260m 지점의 낙동강 본류 둑이 불어난 강물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9일 새벽 2시께 터졌다. 둑이 무너진 곳은 장천배수장 진영2배수문이 있는 곳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인 배수문만 남기고 폭 50m가량의 흙둑이 칼로 벤 듯 툭 잘려서 강 바깥 들판으로 떠내려갔다.
강물이 둑 넘어 들판으로 쏟아져 들어오자, 관계 당국은 이날 아침부터 바윗덩이와 흙을 부어 붕괴된 부분을 메우는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장천리·송곡리·거남리 등 이방면 일대 마을이 물에 잠겼고, 국도 67호선과 지방도 1032호선 등 도로가 끊기면서 옥야리 등 여러 마을이 고립됐다. 창녕군은 물에 잠긴 마을 주민 160여명을 이방초등학교 등으로 대피시켰다. 119구조대는 고무보트를 타고 여러 마을을 다니며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이채현 창녕군 농업기반계장은 “새벽 4시께 낙동강 둑이 터졌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왔을 때는 이미 강물이 둑 너머로 쏟아져 들어와 들판이 물에 잠긴 상태였다”고 말했다. 낙동강 본류 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가 물 흐름을 방해하는 바람에, 강물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둑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수압이 올라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합천창녕보 건설로 낙동강 물 흐름이 느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불어난 물을 빼내기 위해 보 수문을 완전히 열었지만, 보 시설 자체가 물 흐름에 지장을 준다.
결국 낙동강 본류의 둑이 높아진 수압을 견디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교수는 또 “두번째 원인은 ‘파이핑 현상’ 때문이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흙 구조물의 결합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약해서 물이 스며들기 쉽고, 시간이 지나면 구멍이 생겨서 결국은 전체 구조물을 붕괴시키는데, 이것이 파이핑 현상이다. 이번에 낙동강 둑이 터진 지점은 배수문이 있는 곳이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흙 구조물이 결합한 가장 약한 부분이 터진 것인데, 평소 철저히 관리하지 않아 ‘파이핑 현상’을 막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낙동강권역 환경단체들의 모임인 낙동강네트워크의 임희자 집행위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보를 건설하며 첫번째로 내세운 효과가 홍수 예방이다. 하지만 이번 낙동강 본류 둑 붕괴사고를 통해 홍수 예방은커녕 홍수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증명됐다. 따라서 4대강에 건설한 보를 모두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을 가로질러 경남 창녕군과 합천군을 연결하는 합천창녕보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하류에서 두번째에 있다.
돼지와 사랑에 빠진… 김동연 전 부총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출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먹는 것은? 정답은 쌀이다. 대부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을 잘 한다. 핵심 질문은 그 다음이다. 그러면 한국인들이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건 무엇일까? 이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답을 제대로 못한다. 쇠고기 아니면 닭고기? 이렇게 말할 정도면 그래도 근접한 사람이다. 정답은 바로 돼지고기다. 가장 최신인 2018년 농업 생산액 통계를 보면 쌀 생산액이 8조4000억원으로 1위, 돼지가 7조1000억원으로 2위, 그 다음이 한우(4조8000억원), 닭(2조3000억원), 우유(2조1000억원), 오리(1조3000억원), 딸기(1조2900억원), 계란(1조2700억원) 순이다.
사실 2018년 이후 쌀값이 올라서 그렇지 2016년과 2017년만 해도 쌀보다 돼지 생산액이 더 많았다. 이런 돼지를 생산하는 농가가 한국에 대략 5000곳 있다. 돼지 생산액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적은 숫자다. 그만큼 벼농사에 비해 양돈농가가 대형화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구나 돼지농가는 앞으로 줄면 줄었지 더 이상 늘어나기 어렵다. 주민들 민원 때문에 사실상 지자체에서 신규 돼지농장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돼지농가들은 앉아서 쉽게 돈을 버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돼지고기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을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축산은 앞으로 대체육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식물성 고기나 배양육 등 대체육이 축산 시장을 조금씩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위기가 잉태되고 있는 셈이다. 돼지농가들이 조금이라도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다. 돼지 명인이라고 할 수 있는 '양돈 마이스터'들이 지난 5월부터 매달 한 차례 공부모임을 하고 있는 것도 그런 혁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마이스터는 양돈 경력 15년 이상을 갖춘 사람 중에서 필기시험과 역량평가, 현장심사를 통과해야 될 수 있다. 국내에 양돈 마이스터가 단 13명에 불과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 마이스터 중 7명이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으로부터 선진 양돈 기술을 습득하는 '와게닝겐 어드밴스트 애그리컬처 마스터 클래스(WAAMC)'에 참여하고 있다.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와 김창길 서울대 특임교수(전 농촌경제연구원 원장)이 양돈 선진화를 위해 함께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이 마스터 클래스에 뜻밖의 인물이 참여하고 있다. 바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다. 그는 이 과정의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지난 5월 마스터 클래스 킥오프 미팅 때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가 고문을 맡아달라는 마이스터들의 즉석 요청을 "부족하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역할을 하겠다"며 받아들였다. 김동연 전 부총리까지 나서서 힘을 실어주자 마스터 클래스가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엔 세계적인 양돈 전문가인 네덜란드 와게닝겐대 로버트 호스테 교수팀과의 영상회의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민승규 교수는 "사실 영상회의가 처음이어서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호스테 박사의 한국 양돈업에 대한 이해가 높았고, 마이스터들도 한 마디라도 놓칠새라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을 접한 김동연 전 부총리가 마이스터들에게 힘을 더 보태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지난 8월 5일 마이스터가 운영하는 이천 돼지농장을 직접 방문해 격려한 데 이어 8월 7일엔 마이스터들을 서울로 초청해 개인 비용으로 자장면 간담회를 열었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설봉농장을 방문할 때 동행했다. 농장 안으로 들어가는 절차는 상당히 까다로웠다. 에어샤워를 거친 뒤 탈의실에서 속옷만 남기고 위생복으로 갈아입어야 했다. 양말을 벗고 장화도 신었다. 각 돈사로 들어갈 때마다 장화를 소독액에 담궈야 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를 안내한 엄문일 설봉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돼지를 실어가는 트럭도 농장 안으로는 못들어오고 바깥으로 연결된 출하장에 차를 댄다"며 "운전자도 트럭에서 내리지 못하게 할 정도로 검역을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곳에서 기르는 돼지는 총 6500마리 정도. 그 중에서 새끼돼지를 낳는 모돈은 대략 500마리 정도다. 이 모돈을 잘 관리하는 것이 돼지농장의 핵심 역량이다. 모돈 한 마리가 1년에 평균적으로 2.4회 새끼를 낳는다. 1년에 새끼를 몇 마리 낳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좌우된다. 우리나라 양돈 농가는 이 마리 수가 평균 20마리 정도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 같은 축산 선진국들은 30마리 정도를 낳는다. 이 숫자를 올리는 게 한국 양돈 농가들의 최대 과제 중 하나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돼지 이력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각 모돈이 있는 자리에는 해당 돼지의 이력이 붙어 있다. 모돈의 출생일을 비롯해 교배일, 분만일, 출산 새끼 수를 비롯해 각종 호르몬 및 항생제, 진통제 등 접종일과 시간 등 내역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엄문일 대표에게 돼지는 임신기간이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엄문일 대표는 "3개월 3주 3일 즉 114일간 임신을 한다"며 "통상 새끼돼지 젖을 먹이는 기간이 28일이고, 이후 다시 임신하기까지 7일을 쉰다고 하면 1회 번식 간격이 149일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어미 주변에서 놀고 있는 새끼돼지 한 마리를 들어올리자 놀란 돼지가 '꽥'하며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가 이내 얌전해 진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돼지농장은 냄새가 많이 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지 않은 것같다"며 "돼지들이 청결하고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을 보니 우리 축산업도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격려했다. 이 농장은 돈분을 대형 건조기를 이용해 말린 뒤 비료 등으로 재활용하는 데다 출하 전에 일정 시간 먹이를 주지 않도록 하는 절식(絶食) 규제도 잘 지키고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어 이틀 뒤엔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하는 양돈 마이스터들을 서울로 초청해 자장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엔 이틀 전 방문했던 설봉농장 엄문일 대표 가족들도 함께 했다. 엄문일 대표 부인과 아들 부부, 손자와 손녀 등 6명이다. 이날의 최대 관심 인물은 엄문일 대표의 며느리였다. 전직 간호사 출신인 며느리는 30대 초반의 두 아이 엄마이면서도 남편과 함께 농장 일을 직접 하고 있다. 엄문일 대표는 "시킨 것도 아니고 기대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농장 일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 무척 대견하다"고 추켜세웠다.
이날 간담회에선 와게닝겐 마스터 클래스의 경과를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리뷰 내용 중 호스테 박사가 지난달 영상회의 때 발표한 한국 돼지산업의 특징 10가지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30년 경력의 양돈학자인 호스테 박사는 2014년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으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한국 양돈업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그가 밝힌 한국 양돈산업의 대표적 특징은 △전반적으로 낮은 돼지농장 생산성 △전산관리시스템 이용 저조 △정보공유에 대한 낮은 인식 △갈수록 커지는 노동비용 △농업교육의 비효율성 △혁신을 방해하는 정부 보조금 △완전하지 못한 방역 등이다.
현역 시절 혁신을 강조했던 김동연 전 부총리가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유쾌한반란 활동을시작한 이후 전국의 많은 농어촌에서 농어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상생과 협력, 공감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우리 경제가 많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양돈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혁신의 깃발을 든 것에 대해 칭찬을 하고 싶고 또 다른 분야에도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이어 순환농업을 미래의 화두로 제시해 양돈 마이스터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김 전 부총리는 "농어촌 현장을 돌면서 우리 농업의 미래가 뭘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순환농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양돈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순환농업에서 미래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환농업은 농업 부산물을 다시 농업 생산에 투입해 물질이 순환되도록 하는 농업을 말한다. 가장 친환경적인 농업이다.
호스테 박사가 말했던 것처럼 정부 보조금이 허투루 쓰이는 것에 대해서도 한 마이스터가 문제를 제기하자 김 전 부총리는 예산통 출신 답게 본인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혔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정부가 개별 농민이나 개별 사업장에 지급하는 방식의 보조금 제도는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되는 업종의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보조금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순환농업이나 유기농업이 중요한 방향이라고 한다면 그런 농업이 잘 될 수 있도록 순환·유기농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정부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의 돼지사랑 행보는 이후에도 계속된다. 돼지에게 요구르트를 직접 만들어 먹이는 충남 공주 금강축산 농장과 경남 거창에서 동물복지 인증 1호를 기록한 '더불어 행복한 농장'도 연이어 방문할 예정이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작은 것에서부터의 혁신을 추구하는 유쾌한반란의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일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늦장마… 원주종합운동장 둘레숲길 - 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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