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운 숲길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한표 던져줄 만한 곳이 북설악의 마장터 숲길 이다. 가파른 언덕 하나없이 부드러운 계곡을 따라 작은 새이령을 넘어 가면 이 깊은 산중에 이렇게 평평한 숲이 있을가 싶은 아름다운 낙엽송 숲이 나타난다. 봄에 연녹색 여린 새순이 돋아날 때에도, 한여름 짙은 녹색으로 울창할 때에도 아름답고 주위의 낙엽수들이 모두 잎을 떨어뜨리고 난 후 노란색으로 빛날 때가 절정으로 아름답지만 흰 눈으로 덮힌 한겨울에도 고즈녁한 아름다움이 남아 있다. 마장터 못미쳐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화려하지도 험하지도 않으면서 부드럽게 흘러가는 계곡을 만나는데 바로 물굽이 계곡이다. 여름 낮 첨벙거리면서 계곡산행을하기도 좋고 물이 얼고 눈으로 덮힌 한겨울 고요한 평화로움을 느끼며 걷기에도 좋은 계곡이다. 숲이 짙어진 7월에 인적 드문 마장터에서 물굽이 계곡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적막함과 진정 살아있는듯한 숲의 정령을 피부로 느낄만하다
옛길은 속도와 번잡함을 새길에 내어주고 고요를 받아들인다. 단풍나무와 자작나무, 굴참나무 사이마다 자리잡은 고요. 지천으로 핀 야생화는 나그네를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천남성, 방울꽃, 얼레지, 금낭화, 앵초…. 바람이 불 때마다 꽃이 흔들린다.
길도 사람처럼 흥망과 성쇠를 거치는 모양. 연극평론가 안치운은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사라지면 길도 없어진다. 길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었고, 사람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마장터 길에는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고, 길 역시 살아 있다.
♣ 산행코스 : 흘리-흘리계곡-물굽이계곡-마장터숲길-소간령-창암계곡-통나무쉼터 / 약 8 km
♣ 산행시간 : 약 4시간30분트레킹 (천천하)
♣ 입금계좌 : 신한(이혜숙) 676-13-001864
♣ 예약문의 : 010-3883-1599 / 011-335-4285
♣ 아침떡, 또는 김밥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