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목회자 절반 이상 “10년 뒤 문 닫을 위기”…암울한 전망 속에도 10명 중 7명 “농어촌 목회지 떠날 생각 없다”
예장통합 농어촌교회 실태조사 총회 차원 농어촌교회 현실 파악, 해결 방안 마련 위해 1835명 설문
입력 : 2024-08-14 03:03
농어촌 목회자 절반 이상은 농어촌교회 미래를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10명 중 7명 정도는 지금의 목회지를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었다. 농어촌 목회자들은 마을목회 등 농어촌교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목회를 시도하면서 재정지원과 전문 사역자 양성 등을 요청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농어촌교회발전위원회(위원장 김정운 목사)는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산하 농어촌교회 목회자 18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3월 대면 및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는 농어촌교회 현실을 파악해 총회 차원의 해결 방안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어촌교회 10곳 중 4곳(39.7%)은 미자립교회 규모(통상 20명 미만 기준)였다. 또 다른 미자립교회 기준으로 삼는 연간 재정규모가 2000만원 미만인 교회도 28.7%에 달했다.
한국교회의 고령화 추세는 농어촌교회에서 한층 더 두드러졌다. 출석 교인 중 60대 이상이 86.4%였으며 80대 이상도 19.3%나 됐다. 교인의 고령화는 목회자들로 하여금 목회 전망을 어둡게 했다. 10년 후 농어촌교회 전망에 대해 ‘현재보다 교인 수가 감소할 것’(44.4%) ‘교회 유지가 어려워 인근 교회와 통합하거나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11.4%) 등 부정적인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한도희 쇠불리교육협동조합 연구소장은 “긍정과 회복, 선교와 확장의 마인드를 지닌 목회자들에게 이런 부정적 반응이 나온다는 것은 현실이 매우 심각하다는 의미”라며 “그런 중에도 목회자들은 마을목회(40.5%), 도시와 연계 및 협력(18.1%,) 충실한 목회(16.7%), 지역복지센터 등 재정 자립을 위한 방안 마련(12.3%)을 통해 교회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다수 목회자는 농어촌 목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0명 중 7명 정도(73.1%)가 ‘현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한 적이 없다’거나 ‘과거에는 떠날 생각을 했는데 현재는 아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교단에 ‘목회자 최저 생계비 지원’(52.0%) ‘농어촌교회 전문 사역자 양성 및 배치’(18.1%) ‘도시교회와 자매결연’(9.0%) 등을 가장 많이 요청했다.
예장통합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농어촌교회 특별기금 마련, 외국인 선교노동자 센터 운영, 선진 사역지 연수, 도농 직거래 장터 확대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김정운 목사는 “교단의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지혜를 모아야 상생이 가능하다”며 “총회가 실태 분석 결과를 씨앗으로 삼고 농어촌교회의 새로운 활성화를 위한 거름을 주고 가꿔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