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뉴스가 보였습니다. 러시아가 2달만에 본토에 드론공습을 받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한번은 모스크바에서 100km 떨어진 곳이었고 말입니다.
https://youtu.be/pm3Ja4NnLdA
뉴스에서는 잠깐 스치듯 지나갔으나 신원미상의 해커에게 해킹당한 몇몇 러시아 지역방송사들에 의해 가짜 공습경보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지역둥에는 크림반도도 있었고요.
https://www.reuters.com/world/europe/hacking-attack-prompts-russian-regional-broadcasters-issue-air-alert-warnings-2023-02-28/
뉴스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최근 바흐무트쪽에서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군이 사기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들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뭐랄까. 자기자신을 향한 수동적인passive 행동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이건 매우 공세적인 aggressive 행위입니다. 과거애는 폭격기 수백대와 수천톤의 소이탄으로 이루고자 하던 목표를 이젠 사이버 영역에서 달성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표란 바로 후방의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겁니다.
일차적으로도 당장 실제 공습(규모는 비록 작을지라도)과 가짜 경보가 뒤섞인 상황인데, 대체 언제가 안전하고 언제가 위험할지 확신할 수 있을까요?
저 자신도 그러하듯이 사람들은 안락할때에야 타인을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안락함이 깨지는 충격이 가해지면 크게 두가지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하나는 맞서싸우기fight이고 또 하나는 도망치기flight입니다.
일단 맞서싸우는 타입의 사람들은 안락할때보다 더욱 논리적으로 사고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가지를 모색하게 됩니다. 바로 내가 싸워야할 대상은 누구인가. 적과 싸워야 하는가 아군과 싸워야 하는가. 전자를 택하면 적의 공작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와 더욱 바람직한 국민이 될 것이고, 후자를 택하면 내부 불만세력이 되어 반전여론을 주도할 것입니다.
도망치는 타입의 사람들은 안락할때보다 더욱 직감에 의존하게 됩니다. 아니면 자아를 통제하지 못하고 고통받게 되거나요. 이들에게 기존의 안락함이 지속되고 있음을 확신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들은 국가조차 손쉽게 버리고 새로운 보호자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병역법과 같이 그 기회를 차단하는 방법을 쓰곤 합니다. 그 편이 더 쉬우니까요.
과거 러시아, 아니 푸틴은 발트 3국을 비롯한 인근 국가들에게 이런 류의 수법을 많이 쓰곤 했습니다. 예를 들면 민족문제를 건드리는 광고를 타겟국가 버스정류장에 게재하여 분쟁을 부추기는 수법도 있었습니다. 그렇개 생긴 그 사회내 균열Cleavage을 러시아가 헤집고 들어가 친러세력의 영향력을 증대시켜주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우크라이나가 도리어 러시아에게 그런 류의 행위를 지금 전쟁중에 수행하고 있는 겁니다. 저를 포함한 모두가 전쟁 발발당시에는 우크라이나가 짓밟힐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도리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위협하다니. 이러한 반전이 오히려 지금 이 작전의 극적인 효과를 더해주기도 하구요.
아무튼 결국엔 미국이라는 주체가 나와야 하겠으나, 그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와 러시아 국민들을 위협하고 공포에 질리게 만든 그림을 만들어낸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우리의 생각조차 고요한 나의 집이 아니라니 기뻐해야할까요 슬퍼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