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둥개 럭키는 2019년 경 동작대교 다리 밑에서 처음 발견된 개입니다. 당시 처음 발견했던 환경미화원 아주머니에 의하면 어떤 머리가 긴 여자가 버리고 갔다고 하더군요. 아주머니는 가엾은 개에게 주머니에 있던 빵 하나를 주고는 앞으로는 복있게 살아라라는 의미에서 '럭키'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동작대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동작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계시던 홍여사님은 어느 날 따님과 함께 강변 산책을 하다가 목줄도 없이 돌아다니는 까만개를 발견했습니다. 럭키였습니다. 혼자서 돌아다니는 그 개를 보고 안쓰럽게 생각하던 홍여사님은 집에 가서 강아지 간식과 고구마를 챙겨와서는 럭키에게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쭈삣쭈삣 경계를 하던 럭키는 배가 고팠던지 홍여사님이 챙겨온 간식과 고구마를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동작대교에 혼자 떠돌아다니던 시절의 럭키.
집에 피부병이 심한 작은 시츄 두 마리를 키우고 있던 홍여사님은 럭키까지 집으로 데리고 가긴 벅찼으나 럭키가 배를 곯으며 지낼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 그날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다리 밑으로 가서 먹을 것을 챙겨주었습니다. 어느 날은 자기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는 홍여사님을 아파트 입구까지 따라가기도 했습니다. 그 때 집으로 들이지 못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합니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몇 년 동안을 다리 밑을 그렇게 지나다니던 럭키를 보고는 목줄없이 까만개가 돌아다니는게 겁난다며 한 주민이 한강공원관리사업본부에 민원을 넣어 신고를 했습니다. 평소에도 늘 보던 개고 사람을 물지는 않았던 럭키라 그냥 놔뒀었는데 주민이 게속 민원을 넣으니 할 수 없이 119에 신고해서 럭키를 포획해서 보호소로 보내려고 했습니다. 이윽고 119에서 출동해서 럭키를 잡으려고 마취총을 쐈지만 다행히 맞지 않았고 럭키는 도망을 갔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홍여사님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럭키가 더 이상 이곳에서 안전하게 살 수 없음을 알게됐고, 한 젊은 여성분의 도움으로 아고라 반려동물방에 '동작대교 다리 밑의 가엾은 개 럭키를 구해주세요'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글은 많은 분들이 읽게 됐고, 그날 밤에서야 그 글을 읽게 된 뚱아저씨는 가엾은 럭키에게 흰돌이, 흰순이 옆의 한 공간을 내어주며 임시보호를 하면서 입양을 보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홍여사님과 연락을 하러 동작대교 다리 밑으로 갔습니다.
멀리서 뚱아저씨를 경계하고 있는 럭키
홍여사님을 잘 따랐던 럭키는 뚱아저씨는 심하게 경계했습니다. 119구조대에서 자기를 잡기 위해 왔다 간 후로는 더욱 경계심이 심해져서 낯선 남자인 뚱아저씨 곁에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까지 먹을 것을 챙겨주며 쓰담쓰담할 수 있었던 홍여사님도 럭키를 잡아 들거나 목줄을 매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럭키가 경계심을 풀도로 밤에 자는 곳에 이동장을 갖다 놓으며 안심을 시킨 후 다음날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홍여사님이 다리밑 럭키가 있던 장소에 이동장을 설치하는 모습
경계심이 많았던 럭키는 다음 날 홍여사님이 설치했던 이동장안에 평소 좋아했던 피자를 깊숙이 넣어주니 먹으러 들어갈까 말까를 30분 동안이나 고민하다가 몸을 반 이상 안에 넣었습니다. 그 때 럭키가 먹을 것에 정신을 팔려있는 상태에서 가까이 다가갔던 뚱아저씨가 럭키의 궁뎅이를 안으로 확 밀어넣고 캔넬 문을 닫았습니다. 그렇게 럭키를 이틀만에 극적으로 포획했습니다. 럭키는 그렇게 이동장안에 넣어서 자양동의 뚱아저씨 집으로 갔습니다. 럭키를 본 흰돌이와 흰순이는 신기한 듯 바라보며 특히 흰순이가 많이 환영해줬습니다.
처음온 럭키를 신기한 듯 구경하는 흰돌이와 흰순이를 쓰다듬어주는 홍여사님.
럭키는 뚱아저씨 집에 처음 와서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홍여사님이 집에 오면 그 때서야 먹기 시작했습니다. 럭키가 걱정되서 매일 오던 홍여사님이 럭키에게 '럭키야, 이제 여기가 너의 집이니까 뚱아저씨 말 잘듣고 흰돌이, 흰순이와 사이좋게 잘 지내. 나는 이제 자주 오지 못해'
당시 럭키가 지내던 곳은 마당 옆 창고방 옆의 복도였는데 어두컴컴했습니다. 그곳에서 잔뜩 움츠리고 경계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을 장애견인 흰순이가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럭키의 경계심을 풀어주었습니다.
홍여사님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안떨어지려고 하는 럭키.
그 말을 알아들었던지 럭키는 어둔 창고에서 나와서 밝은 햇빛을 보고 좋아했습니다. 럭키는 흰순이를 따라서 마당에 나오곤 처음에는 조금 경계를 하는 듯 하다가 환하게 웃었습니다. 경계를 하던 뚱아저씨가 자기를 해치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자기도 환한 곳으로 나오니 좋았던 모양입니다.
마당으로 나와서 좋아하는 럭키
마당에서 함께 잘 지내는 흰순이, 흰돌이, 럭키
홍여사님은 럭키가 뚱아저씨 집에 잘 적응을 하도록 오는 횟수를 점점 줄였고, 그동안에 럭키도 뚱아저씨와 흰돌이, 흰순이와 지내며 잘 적응을 했습니다. 그래도 홍여사님만 오면 마치 엄마가 자기를 보러 오는 줄 알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모처럼만에 다시 온 홍여사님에게 뽀뽀를 하며 좋아하는 럭키.
럭키는 뚱아저씨 집에 있는 동안에 심장사상충도 치료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경기도 양주에 있는 지금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마당에서 흰순이, 흰돌이, 순돌이, 도담이, 테리와 같은 다른 아이들과도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특히 장애견인 흰순이와는 같은 방을 쓰며 마치 영혼의 단짝 처럼 친했습니다.
뚱아저씨와 함께 양주 집으로 이사온 럭키
흰순이, 도담이, 테리, 순심이와 함께 잘 지내고 있는 럭키
마당에서 맛있는 고깃국을 먹고 있는 럭키와 순돌이, 레오, 흰순이, 도담이.
꽤 많은 세월이 흘러 럭키도 이제 나이를 점점 먹으며 흰털이 많아지기 시작하며 부쩍 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더 나이를 먹기 전에 몇 년간 뵙지 못했던 홍여사님을 만나러 럭키가 지내던 동작대교 다리 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흰순이와 함께 홍여사님을 만나러 차를 타고 나가는 럭키
홍여사님은 비록 럭키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동안에 매월 럭키 간식비를 한 달도 빠지지 않고 보내주셨습니다. 그 시간이 7년이나 됐네요. "7년이라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과연 럭키는 홍여사님을 알아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럭키와 흰순이를 태우고 동작대교 다리 밑으로 갔습니다. 홍여사님은 그곳에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동영상. 7년 만에 동작대교 다리 밑에서 다시 만난 홍여사님을 보자마자 좋아하는 럭키
럭키는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홍여사님을 잊기는 커녕 무척 그리워했던 것이었습니다. 마치 7년 만에 친정엄마를 만난 것처럼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뚱아저씨는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자기를 살려준 은인을 잊지 않는 정말 기특한 럭키구나. 옆에 있던 럭키의 영혼의 단짝 흰순이도 무척 좋아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홍여사님은 럭키와 함께 동작대교 밑 서래섬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이곳은 럭키가 떠돌이 시절에 늘 다니던 작은 섬이었습니다.
동작대교 밑 서래섬을 산책하는 홍여사님과 럭키
홍여사님과 검둥개 럭키
럭키와 함께 동작대교가 보이는 한강변 벤치에 앉은 홍여사님.
럭키가 동작대교 다리 밑에서 외롭게 떠돌이 생활을 했을 때 홍여사님이 안계셨다면 어땠을까요? 홍여사님은 럭키에게 은인이자 엄마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지금은 럭키도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없지만 얼마 전 '동작대교에 버려진 검둥개 럭키' 책을 읽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편지를 보내와서 뭉클한 마음에 오랜만에 럭키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써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경기도 화성시 정현초등학교 3학년 3반 선생님과 아이들이 보내온 편지 중에서.
화성시 정현초등학교 3학년 3반 강서정 선생님 편지.
3학년 3반 홍나은 학생 편지
이세준 학생의 그림 편지
조이안 학생의 편지
■ 검둥개 럭키 이야기 유튜브 동영상 보러가기 : https://www.youtube.com/watch?v=zYDtV8QmjZk
첫댓글 처음 럭키사연 알게되었을때 우리 모두 이 얘기는 진짜 동화책으로 만들어져야된다고 했었죠 꿈은 이루어졌죠^^ 럭키 끝까지 잘돌봐주신 대표님 감사합니다
럭키 이야기는 읽을때마다 눈물나요.
홍여사님을 어쩜 저리 좋아하는지...
저도 사랑이 아랑이를 보고있노라면 저 아이들의 세상엔 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맘이 뭉클하답니다.
무지개 다리 건너서 잘 지내고 있을 럭키! 럭키야 널 기억할게...그리고 늬 후배들 위해서 열심히 돈벌게 !! ㅎㅎㅎ
ㅠㅠㅠ럭키이야기 너무 감동적이네요... 홍여사님과 흰순이와의 인연이 너무 소중하고 사연을 들은 마음이 뭉클해지고 소중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