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사람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것 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 하지만 절실하게 느끼는 사람은 없는것 같다. 하기사 항상 그 생각을 하고 산다면 모든 일 들이 얼마나 허무 할 것인가! 그러나, 가끔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죽음과 불치병인 혼자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것을 기억 한다면 부끄러운 욕심을 덜어 버릴 수 있지않을까? 평범하지만 턱을 괴고 생각하게 하는 매력있는 시인 정호승! 어느 고개쯤 넘어가면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으까 요원 하기만 하다. 나 보다 형님이시고 잘 생겨서 더 좋다.
□ 2025 영남알프스 7등 4
¤ 영축산(1,081m)
* 일시: 2025. 03. 21 맑음
* 산행코스: 축서암주차장-> 반야암갈림길->영축산->취서산장->원점(소요시간: 4시간) 7.8km
올봄은 오기가 많이 더딘 것 같다.
이때쯤 축서암 주차장에 가면 풍성하지는 않지만 나름 괜찮은 매화꽃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양지바른 나무에만 조금 피어있다.
축서암 주차장에서 올려다 보이는 영축산은 어제 내린 눈이 희뿌옇게 보인다.
오늘 선택한 산행코스는 축서암을 출발하여 비로암 방향으로 가다가 반야암에서 정상을 오르는 코스를 선택했다.
이 코스의 특징은 아름이 넘는 소나무숲길이 절반이고 조금은 거칠지만 절정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절반이다.
영축산과 신불산의 동쪽 등산로는 어느 코스든 아찔할 정도로 거칠고 가파르다.
한참을 올랐을 때 족히 두 아름은 넘을 것 같은 낙락장송이 쓰러져 자연으로 회귀하고 있다.
썩어가고 있지만 초라하지 않다.
인생 3막을 준비하고 있는 나의 삶도 저 소나무처럼 초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들머리에서 2.5kM쯤 오르면 닿는 조망터는 바위, 소나무, 풍경이 멋지게 어우러져 발길을 하염없이 잡아둔다.
6부 능선부터 보이던 눈이 8부 능선을 넘어서는 발목까지 빠진다.
오는 봄을 시샘하는 차가운 바람이 나무가지에 쌓인 눈을 날려 차갑게 얼굴에 닿는다.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떠들썩하게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양지바른 바위틈에 앉아 허기를 달래며 저들이 가기를 기다린다.
조용해진 정상에서 맘껏 풍경을 즐겨본다.
뿌연 대기로 선명하지는 않지만 펼쳐진 풍경은 산객의 수고를 위로해 주기에는 충분하다.
취서산장 쪽으로 하산을 한다.
아이젠을 해야 할 것 같다.
지산마을이나 지내마을로 영축산을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여겨지던 취서산장은
간판만 바위틈에 걸쳐져 있고 정리되지 않은 빈터에는 라면 냄새도 막걸리향도 흩어져 버렸다.
거친 등산로가 편한 임도보다 좋다.
거친 길 끝에는 멋진 소나무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통도사를 둘러싸고 있는 영축산 자락의 소나무숲은 전국 어디를 가도 보기 어려운 멋진 숲이다.
겨우 핀 매화꽃 사진 몇 장을 찍고 행복하고 상쾌했던 산행을 마무리한다.☆
첫댓글
영축산을 산행하셨나봅니다
그런데 세월을 견지못해서
큰 고목의 쓰러진 모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도 매화의 이 봄의 향기가 반겨줘서
등산한 보람이었겠습니다
네 날씨는 따뜻한 봄날이지만
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랍니다.
행복한 주말,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