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석양
케네스강/글무늬문학사랑회
이스라엘의 최대도시 텔아비브에서 바라본 석양은 아름다웠다.
붉은 해가 드넓은 지중해 저편에서 이글거리며 천천히 넘어가고 있을 때 나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내일이면 우리 모두 그 동안 정들었던 이스라엘을 떠날 것이다. 우리는 삼삼오오 칠월의 야외 바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며 붉게 물들어가는 지중해의 일몰을 즐기고 있었다.
일출의 장관도 아름답지만 일몰의 광경 또한 우리의 부질없는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 예루살렘에 갔을 때는, 그 옛날 3천년 전 다윗 왕이 거닐었던 왕궁이 있었던 동산에 함께 올랐다. 안내원은 이스라엘 식 발음의 유창한 영어로 끝없는 해설을 이어갔다. 저 아래 아름다운 밧세바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내려다 본 다윗 왕은 그녀를 불러 자기 아내로 삼고 그 남편은 전쟁터로 보내 죽게 만들었다. 여인은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훗날 지혜로운 솔로몬 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솔로몬은 지혜가 많아서 모든 나라의 왕들이 그에게서 지혜를 얻기 위해 금은 보화를 들고 찾아왔다고 한다. 시드니 미술 박물관에 가면 솔로몬 왕과 시바여왕이 만나는 그림이 있다. 대학시절, 율 브린너 주연의 ‘솔로몬과 시바 여왕’을 보며 감동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지혜이야기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두 여인이 한 아기를 데리고 와서 서로 자기 아기라고 우기며 왕에게 현명한 판결을 내려 달라고 할 때, 솔로몬 왕은 신하들에게 칼을 가져와 아기를 반으로 갈라 나누어 주라고 판결한 것이다.
이때 가짜 엄마는 기꺼이 그렇게 하라고 좋아하였고 진짜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아기를 양보하였는데 , 이때 솔로몬은 아기를 양보한 여인이 진짜 엄마라고 판결하였다.
텔아비브는 히브리어로봄의 언덕 (The Valley of Spring) 이라는 뜻이라고 일행 중 누군가가 알려 주었다. 그 때 일행과 함께 이스라엘을 찾아간 것은 내 역마살 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세계 많은 나라들을 섭렵하였지만 이스라엘만 빼놓고 다녔기 때문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2017년 텔아비브가아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자, 호주도 이듬해 서양 여러 나라 들과 함께 미국의 뜻을 따라 간 나라 중 하나였다.
텔아비브는 사실상 지중해 연안의 최대도시이다.
하지만 인구는 시드니의 십 분의 일 정도이다.
원래 모래 언덕이었는데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터키 군에 의해 유대인들이 쫓겨났다가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통치할 때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현재는 유대인 90 퍼센트, 아랍인은 10 퍼센트 미만이다.
구약성경에 보면, 아득한 옛날 지금으로부터 3천 6백년전 아브라함과 그의 여종 하갈 사이에서 태어난 이스마엘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브라함의 본처 사라의 미움을 받았다. 아브라함의 장자로 태어났지만 어쩔 수 없이 어머니 하갈과 함께 광야로 쫓겨난 이스마엘은 하나님의 허락하심 속에서 하늘의 별과 같이 많은 자손들을 퍼뜨렸고 그 자손들이 바로 오늘의 아랍 족속들이다.
한편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대로100세에 본처 사라와의 사이에 아들 이삭을 낳았는데 이삭이 야곱을 낳고 그 야곱의 후손들이 오늘날의 이스라엘 족속이라는 것이다.
뒷날 공항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백발의 노 운전사는 1967년에 있었던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가들 간의 제 3차 중동전 즉, 6일 전쟁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때 이스라엘은 공중천사들의 도움으로 단 6일만에 대승을 거두고 넓은 영토를 확장하였다고 한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8월을 재촉하는 여름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