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이라면 당장 눈 앞에 이익을 위해 자질구래한 원칙 따위는 눈을 질근 감아버린다. 그게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의 방법이요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이다. 모른척한다고 누가 뭐라할 것도 아니고 내가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도 아니지 않는가? 다윗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다윗을 철저한 원칙주의자였다.
(삼하 4:7) 그들이 집에 들어가니 이스보셋이 침실에서 침상 위에 누워 있는지라 그를 쳐죽이고 목을 베어 그의 머리를 가지고 밤새도록 아라바 길로 가 (삼하 4:8) 헤브론에 이르러 다윗 왕에게 이스보셋의 머리를 드리며 아뢰되 왕의 생명을 해하려 하던 원수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머리가 여기 있나이다 여호와께서 오늘 우리 주 되신 왕의 원수를 사울과 그의 자손에게 갚으셨나이다 하니
수년이나 늦어진 왕위 계승이 이 일로 앞당겨졌고 소위 손 안대고 코를 푼격이였다. 다윗에게 이 반가운 소식을 가지고 온 사람들은 이스보셋의 군대 지휘관 바아나와 레갑이었다. 아브넬이 죽자 이스보셋 정권의 종말을 예견한 이들은 이스보셋을 처단하고 다윗에게 투항한 것이었다. 그들은 다윗이 그토록 바라는 소식을 가지고 가면 당연히 칭찬을 받고 특별한 대우를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들이 다윗을 몰랐다.
(삼하 4:9) 다윗이 브에롯 사람 림몬의 아들 레갑과 그의 형제 바아나에게 대답하여 그들에게 이르되 내 생명을 여러 환난 가운데서 건지신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삼하 4:10) 전에 사람이 내게 알리기를 보라 사울이 죽었다 하며 그가 좋은 소식을 전하는 줄로 생각하였어도 내가 그를 잡아 시글락에서 죽여서 그것을 그 소식을 전한 갚음으로 삼았거든 (삼하 4:11) 하물며 악인이 의인을 그의 집 침상 위에서 죽인 것이겠느냐 그런즉 내가 악인의 피흘린 죄를 너희에게 갚아서 너희를 이 땅에서 없이하지 아니하겠느냐
다윗은 알았다. 이들은 다윗도 곤궁해지면 언제든지 자기 목도 베어서 원수에게 바칠 수 있는 인물들이란 사실들을 말이다. 그리고 다윗은 이런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넘겨 받고 싶지 않았다. 그가 벌써부터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 가서 이스보셋을 제거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이스라엘을 굴복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원만하게 그들이 스스로 그를 추대해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야 진정한 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자신들의 주군을 제거하고 목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삼하 4:12) 청년들에게 명령하매 곧 그들을 죽이고 수족을 베어 헤브론 못 가에 매달고 이스보셋의 머리를 가져다가 헤브론에서 아브넬의 무덤에 매장하였더라
이렇게 다윗이 원하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반역의 주모자들은 모두 제거되었다.
“다윗의 입장에 처했더라면, 다윗처럼 명확하게 생각하거나 지혜롭게 판단하지 못했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들은 이 살인자들을 진정한 애국자요 훌륭한 시민이요 친구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또한 진짜 살인을 최선의 국익을 위해 행한 공의롭고 불가피한 행위로 해석했을 것이다. 살인자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그렇게 해석되기를 희망하고 기대하였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윗은 외면적 허상의 이면을 보아 그들의 이기적이고 악한 동기를 정확하게 확증하였다. 그들은 개인적인 이익에 부합된다면 살인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윗의 친구 행세를 하였지만, 섬기던 자를 반역함으로써 이스라엘 국가에 어울리지 않는 시민임을 스스로 드러냈다. 정세가 변화하여 다윗이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면 그들은 이스보셋을 죽인 것과 똑같이 주저하지 않고 다윗을 죽였을 것이다. 그런 자들은 신뢰하지 못한다. 그들은 살 가치가 없었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함으로 자신들에게 내려진 선고가 정당한 것임을 나타냈다.”(재림교회 주석)
지금 나에게 유리한가가 아니라 그게 진정으로 정당한가를 물을 줄 아는 사람이 정말 옳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을 세상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게 다윗의 장점이었다.
하나님 아버지! 내편 니편이 더 심화되어 불편한 세상을 살아갑니다. 선택적 정의라는 단어도 생겨나서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는 이상한 세상에서 올바르게 선택하고 정당하게 평가할 수 있는 그런 안목을 가질 수 도와주십시오. 그리스도인으로 부끄럽지 않도록 성령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이것이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가 아니라 그게 진정 정당한가 묻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