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제 말기의 일본과 조선, 그리고 주변국의 상황을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한 장편 역사소설 시리즈! 「인생 갑자(1924년)생 1권 - 나라 잃은 백성들」 (안문현 저 / 보민출판사 펴냄)
일제 강점기, 나라 잃은 슬픔과 억압과 혼란,
전쟁, 배고프고 가난했던 민초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신작 장편 역사소설 인생 갑자(1924년)생은 모두 3권으로 1권 <나라 잃은 백성들>, 2권 <혼란과 전쟁>, 3권 <폐허를 딛고 이룬 풍요 속의 갈등>으로 되어 있다. 이 소설에서 갑자생이란 1924년생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무렵 조선 땅에서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수많은 질곡의 세월을 살아온 모든 이들을 대신해서 갑자생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20세기와 21세기 격랑의 시대를 살아오며 어느 세대보다 더 힘들게 한세상을 살아왔다. 이제 100년의 세월이 흘러 대부분이 이승을 떠났고 살아있는 몇 되지 않은 이들도 머지않아 이승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 무렵 이 땅에서 태어나 살아온 사람들은 식민지배의 억압과 전쟁, 해방과 분단, 이념의 갈등과 이어지는 전쟁으로 수없이 죽어갔고, 살아남은 이들은 전쟁의 폐허 위에서 오천 년 가난을 몰아내고 오늘날의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었다. 그들은 수백 년 동안 일어날 일들을 한 세대에 모두 겪으며 살아왔다.
이 책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경상도의 한 산골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면서도 그때 조선 전역에서 태어난 이들이 공통으로 겪은 운명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힘들었던 한 시대를 살아온 그들이 저세상으로 떠나면서 역사의 사초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채 세상에서 잊히고 묻혀가는 것이 아쉬웠다.
작가는 앞 세대인 그들과 같이 살아오며 집안의 삼촌과 고모로, 큰형과 누나, 이웃들로 어릴 때부터 그들의 삶을 듣고 보고 느끼며 많은 세월을 공유했다. 여기 쓴 내용 대부분이 집안 친척들과 동네 이웃 사람들이 직접 겪은 일들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가 상상력을 더하여 소설의 형식으로 쓴 이야기들이다. 이 소설은 한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시대에 조선 땅에서 태어난 사람들 모두가 겪어왔던 일들이고, 그 당시 사회의 현상이기도 했다. 이제 그때의 사람들 대부분이 이승을 떠나고 앞으로 수십 년 후 그 다음 세대인 나도 이 세상을 떠나면, 식민지배와 이념의 갈등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수레바퀴에 휩쓸려 그들이 겪은 수난과 영욕의 개인사들이 영원히 잊힐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그 시대를 살다가 간 사람들의 애환을 후세대에 남기고 싶어 이 소설을 구상하고 쓰기 시작했다.
3권으로 쓰인 이 소설 「인생 갑자(1924년)생」은 역사의 큰 흐름의 중심에 선 영웅호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집안, 친척, 이웃들로 시대의 회오리를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이 땅에서 가난을 몰아내며 힘들게 살다가 간 민초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엮은 것이다.
<작가소개>
소설가 안문현(安文鉉)
• 경북 안동 출생
• 경북인터넷고등학교장 역임
• 월간 『문학세계』 시 「지리산」, 「주산지」, 「나부상」으로 등단
• 월간 『문학저널』 소설 「양귀비」로 등단
• 시집 『처용가를 거꾸로 읽다』
• 장편소설 『핏줄』, 중편소설 「메아리」, 「봉달이」, 단편소설 외 다수
• 같이 쓴 책 『무형문화재 자료조사 연구』 국립문화재연구소, 『도동곡 자료조사보고』 영주문화원 외 다수
•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회원
E-mail _ hogolsan@hanmail.net
<이 책의 목차>
01. 고향
02. “대한독립만세”의 추억
03. 그 시절 사람들
04. 경희 아씨
05. 가난한 식민지 사람들
06. 단발령과 변복령
07. 황국신민과 창씨개명
08. 징용, 징병으로 끌려가다
09. 우혁과 옥이
10. 탄광 강제노역 조선인들
11. 탈출
12. 관동군으로 끌려간 조선 청년
13. 일본군 성노예로 잡혀간 조선 처녀들
14. 팔라우섬 위안부와 학도병
15. 일본군 마지막 병사가 된 조선 청년 김우혁
16. 해방
17. 미쳐버린 신정호
18. 생사가 갈린 귀국길
<이 책 본문 中에서>
조국의 해방을 꿈꾸며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젊음 바쳐 찾으려던 나라, 조선이 해방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조동칠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소식을 들은 조동칠 아내는 기절하고, 아버지는 “기어이 이렇게 되고 마는구나.” 하고 탄식하며 넋을 잃고 주저앉았다. 동네 사람들이 석빙고 뒷산에 가서 조동칠의 시신을 들것으로 들고 내려오며 분노하기보다 겁에 질려 있었다. 3월 22일 예안 장터 독립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자신도 언제 조동칠처럼 불귀의 객이 될지 몰라 걱정하며 공포에 떨고 있었다.
이튿날 부포마을 금동화의 집으로 낯선 사람이 찾아왔다.
“다음은 금 선생님 차례니 집을 떠나 멀리 피하십시오.”
“내가 피하면 나 대신 다른 사람이 죽어야 할 게 아니오.”
“다른 사람을 대신 죽이기야 하겠습니까? 금 선생님 같은 분이 살아있어야 상해 임시정부도 만주 독립군도 유지될 것이 아닙니까? 제발 몸을 피하십시오.”
“내 의무는 여기까진 것 같소. 이제 내가 저들 앞에 드러나서 더 이상 독립운동을 하는 동지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오.”
“도움이 되든 안 되든 금 선생님은 살아 계셔야 합니다. 풍기에서 활동하는 비밀무장 결사대를 보내 선생님을 모실 것입니다. 제발 따라 주십시오.”
“아니요, 그러다가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게 숨겨놓은 풍기 동지들이 드러날지도 모르오. 풍기의 조직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내 땜에 나라를 위해 일할 젊은이들이 희생되면 안 되오. 이만 돌아가시오.”
<추천사>
안문현 작가의 총 3권으로 구성된 신작 장편 역사소설 「인생 갑자(1924년)생」 시리즈 중 제1권 ‘나라 잃은 백성들’은 일제 강점기에 예안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우혁과 옥이, 정호가 맞닥뜨리는 가혹한 시간과 그들의 가족, 이웃들이 포기하지 않고 강하게 살아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나라를 빼앗겨 일제의 탄압에 무기력하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거나, 저항하다 목숨을 잃은 그 시대의 수많은 삶을 작가는 슬프고 아프지만, 때론 덤덤하게, 때론 아주 섬세하게 묘사한다.
“정말 우리는 하필이면 왜 이럴 때 태어났노? 내 인생을 가꼬 내 마음대로 못 살고 일본놈들이 일으킨 전쟁에 목숨을 걸어야 하잔나.”
이와 같은 옥이의 말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하필이면 왜’라는 말! 작가가 옥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외치는 절규가 아니었을까? 그냥 삼시 세 끼 먹으며 가족과 별 탈 없이 사는 게 전부였던 그 시대가 겪어야 했던 고난의 순간들, 감히 그 고통을 상상할 수도 없어 가슴이 먹먹하다.
작가 안문현이 그려낸 또 하나의 삶 신정호!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마가 되어가는 자기 자신과 인간의 잔혹함에 정신을 놓아버린 그가 그 지옥 같은 시간을 잊지도 못한 채 기억 속에서 끝없이 헤매는 모습은 마치 되풀이되는 우리 역사를 보는 듯했다. 또한 작가가 풀어낸 우혁을 중심으로 한 그 다양한 주변인의 이야기는 격동하는 일제 말기의 일본과 조선, 그리고 주변국의 상황을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긴장감 넘치고 강렬했다.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직후의 우리나라 서민의 모습을 마치 내 가족, 내 이웃이 겪은 일처럼 느껴질 만큼 섬세하게 기록한 하나의 기록물로서도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안문현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336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