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용음회를 비워 두었습니다. 서울은 찜통 더위라는데... 저는 지난번에 말씀드린대로 여기 파리에 온지 3일째 접어들고 있는데 날씨는 지낼만 합니다. 여기도 여름 날씨이긴 하지만 하지만 습기가 없어 끈적거리는 맛이 없어서 지내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그늘에만 들어오면 시원하지요.
지난번에 얘기 드린대로 오늘부터 <멋진 샹송을 들으며 찾아가는 파리의 명소들>이라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그동안 글을 올릴 때 사진들은 다른 사이트에서 복사해서 옮겨 왔는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현장으로 발로 뛰면서 사진을 찍고 올리려고 합니다. 훨씬 생동감있는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으로 혹시 파리에 오실 경우(이미 다녀간 적이 있어도 상관 없습니다) 이 글만 출력해서 갖고 가시면 가이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자세하고 재미있게 쓰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성원 부탁 드립니다.
첫 번째 올리는 글은 파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에펠탑,세느강,개선문 등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몽마르트르 언덕이 아닐까 해서 맨 먼저 이 명소에 관한 글을 올립니다.
참고로 그동안 진행하던 <명감독 열전>은 잠시 쉬고 <파리의 명소>가 끝나는대로 다시 진행할 예정입니다.
* 몽마르트르 언덕 정상에서 바라보는 파리 시내 전경
[ 낭만과 예술의 고향, 몽마르트르 ]
몽마르트르는 파리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해발고도 130미터의 언덕을 이루고 있어 파리 시내 전경을 조감할 수 있습니다. 몽마르트르 일대는 마네,모네,고흐,로트레크,드뷔시,피카소,위트릴로,에릭 사티 등 많은 예술가들이 젊은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해서 당시 이들의 일화들이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전설을 기억하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 현장을 찾기 위하여 일년 내내 이 언덕을 허덕거리면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몽마르트르라는 이름은 순교자의 언덕(Mont des Martyrs)에서 유래되고 있습니다. 3세기경 파리 최초의 주교였던 생 드니가 언덕 아래 블랑슈 광장에서 당시 이 지역을 통치하던 로마군에 의해 순교하면서 생긴 이름입니다. 참수당한 그는 자신의 목을 들고 파리 북쪽의 생 드니까지 걸어갔다고 합니다.
몽마르트르 꼭대기에는 높은 돔을 가진 백색의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는 사크레 쾨르 성당이 우뚝 서있습니다. 사크레 쾨르(Sacre Coeur)라는 말은 성스로운 심장이라는 뜻으로 우리식으로 말하면 <성심성당>이 되겠지요. 이 성당은 1871년 보불전쟁에서 프랑스가 프러시아에 참패함에 따라 프랑스인들의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건설되었습니다.
* 사크레 쾨르 성당, 관광객들이 인사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크레 쾨르 성당 바로 옆에는 테르트르 광장이 있는데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분비는 이곳은 수십명의 화가들이 옹기종기 자리를 잡고 앉아 이들을 상대로 초상화를 그려주거나 자신의 풍경화들을 그려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개 몽마르트르 언덕을 찾는 관광객들은 사크레 쾨르 성당의 웅장한 모습에 감탄하면서 시원하게 펼쳐진 파리시내를 감상하고 이어서 테르트르 광장에서 이들 화가들에게 자기 초상화를 그리게 하거나 하면서 몽마르트르 언덕을 내려가는 순서로 몽마르트르 순례를 마치곤 합니다.
그러나 몽마르트르의 진면목은 사람들 시선과 발길이 미처 닿지않는 좁은 뒷골목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몽마르트르 일대는 지난 1백 수십년동안 수많은 보헤미안들이 살다간 ‘보헤미안의 정신적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그래서 이들 보헤미안들이 살았던 뒷골목과 집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죠.
* 보헤미안은 그 어원을 프랑스어 보엠(Boheme)에 두고 있습니다. 원래는 체코 보헤미아 지방에서 유랑민족 집시를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전통적인 삶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기는 시인과 배우,음악가 등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몽마르트르는 당시 유럽 각국에서 온 보헤미안 기질을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오늘날에도 예술의 거리,낭만의 거리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들 예술가들의 보헤미안적 삶과 사랑, 죽음을 이해 할 때, 비로서 몽마르트르 언덕의 진면목과 만나게 될런지도 모릅니다.
[ 몽마르트르 언덕의 명소 ]
< 고흐의 집 >
고흐가 본격적으로 자기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남프랑스 아를로 가기 전 동생 테오와 함께 거처했던 집입니다. 고흐는 이곳에서 몽마르트르 언덕에 대한 여러 그림을 남겼는데 자기 나름대로의 화풍이 나타나기 시작했던 시기였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하지만 르누와르의 유명한 그림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에서 배경이 되는 <물랭 드 라 갈레트>에서 르픽 거리를 따라 쭉 내려오면 54번지에 있습니다.
< 몽마르트르 언덕에 있는 포도밭 >
* 고흐가 그린 당시의 몽마르트르 언덕
고흐가 화폭에 담기도 했던 장소인데 아직도 일부가 남아있어 경이롭기도 했습니다. 파리 시내의 모든 포도밭은 도시화 과정 중에 모두 없어졌지만 이 포도밭만은 남았는데 이는 파리시에서 상징적으로 남겨 두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을이 되어 포도를 수확하는 시기가 오면 파리 시장이 참석하는 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나오는 포도주는 실제로 약 300병 정도의 적은 양이라고 합니다.
< 오 라핑 아질 술집 >
포도밭을 머리에 이고 있는 이 술집은 당시 피카소,르누와르,모딜리아니,로트레크,위트릴로 등의 화가들과 드뷔시,에릭 사티 등의 음악가들이 모여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는 유명한 명소입니다. 보기에는 시골의 아담한 농가가 연상되는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오 라핑 아질(Au Laping Agile>은 날쌘 토끼라는 뜻입니다.
< 에릭 사티의 집 >
에릭 사티는 최근에 <짐노페디>,<나는 너를 원해(Je te veux)> 등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음악가입니다. 사티도 당시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다가 제2차 대전이 끝난 다음에야 현지에서 서서히 알려졌습니다.
사티의 집은 사크레 쾨르 성당 뒤쪽으로 돌아 내려오면 바로 cortot 거리 6번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독신으로 무척 가난하게 살다간 사티의 모습을 연상케하는 집이었습니다. 사티는 당시 몽마르트 언덕 아래에 위치한 술집 <검은 고양이,Le Chat Noir>로 저녁에 출근하여 피아노를 치면서 생계를 이어가던 음악인이었는데 항상 검은색 모자와 검은색 정장으로 다녔다고 합니다.
사티는 청중들에게 “내 음악을 구태여 귀를 쫑끗하고 들으려고 하지 말라, 분위기가 어수선해도 그냥 들리는 대로 편하게 들어라”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사티의 음악은 그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독특한 선율의 특징이 있습니다. 맨 아래에 사티의 <Je te vous,쥬 뜨 부>를 올려 놓았으니 감상들 바랍니다.
< 물랭 드 라 갈레트 >
*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르누와르가 그렸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의 무대가 되는 장소입니다. 지금은 카페로 바뀌어 있는데 그림으로 보면 상당히 넓은 장소인데 안에 건물들이 들어서서 좁게 보여지더군요.
아래는 제가 <미술 대기행>에서 서술한 바 있는 르누와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에 관한 내용입니다.
파리의 몽마르트르에 있는 <물랭 드 라 갈레트(Moulin de la Gallette)>는 19세기 말경 파리지앵들로부터 사랑받던 무도회장으로, 일요일 오후가 되면 젊은 파리의 연인들이 모여들어 햇빛을 받으며 춤과 수다를 즐기던 장소였습니다. 르누아르는 이곳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 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는 이 작업을 위하여 근처의 코로가(街)에 아틀리에를 얻고 1년 반 가까이 매일 이곳을 드나들면서 수많은 스케치와 습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는 120호나 되는 대형 캔버스를 아틀리에에서 몽마르트르의 무도회장까지 매일 가지고 가서 현장의 정경을 직접 묘사하였다고 합니다.
초여름의 햇빛이 나무 사이를 비추는 서민적인 야외 무도회장에서 무리를 이룬 젊은 남녀들이 춤과 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림에 등장한 인물들의 다양한 동작들은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어두운 명암을 쓰지 않고도 햇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창조해 내는 르누아르의 기법이 두각을 나타내는 작품입니다.
< 피카소의 작업실, 세탁선(Bateau Lavoir) >
* 세탁선 앞에서 한장 찰칵
몽마르트르 언덕을 뒤편으로 한참 내려가면 피카소의 명성이 알려지기 전 젊은 시절 그가 작업했던 집 <바토 라부아>라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 작업실은 피카소 뿐만 아니라 브라크, 모딜리아니 등도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세탁선>이라는 이름은 이 집이 당시 세느강에서 세탁을 전문으로 했던 배의 모습과 흡사하여 그렇게 불리워졌다고 하네요.
이 시대의 피카소의 그림을 <청색시대>라고 부릅니다. 청색을 많이 사용해서 그랬겠지만 아무래도 스페인에서 처음 와서 알려지기도 안했지만 무척 가난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색조가 많이 나타났기 때문이겠죠.
< 파리 최고의 카바레, 물랭 루즈(Moulin Rouge) >
파리 최고의 카바레 <물랭 루즈>는 1889년 10월 5일 지금의 피갈지역 지하철역 근처에 문을 열었습니다. 때마침 열리는 파리 세계박람회에 맞추어 개장하였는데, <물랭 루즈>의 개장을 이른바 벨 에포크 시대를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벨 에포크(La Bell Epoque)란 ‘좋은 시대’라는 뜻입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파리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풍요와 평화를 누렸습니다. 예술·문화가 번창하고 거리에는 우아한 복장을 한 신사 숙녀가 넘쳐흘렀습니다. 물랭루즈와 레스토랑 맥심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꽃의 파리를 이루었다. 이와같이 1900년대 초의 파리를 아는 사람들은 한없는 애착심을 가지고 이 시대를 ‘좋은 시대’라고 불렀습니다.
땡큐 LA 거사님! 갑자기 어깨가 더 무거워집니다. 하루종일 이리저리 싸돌아다니지만 도대체 이해가 안되요. 어떻게 건물마다 조각을 해놓았는지...참 혀가 차집니다. 전부 예술덩어리예 요.특별히 명소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요. 그냥 건물들과 골목길과 상점들을 보기만 해도 질리지 않은 곳입니다. 이러니 관광객들이 밀려들 수 밖에...인류가 만들어 놓은 최고의 도시가 아닌가 합니다. 하여튼 정성껏 써 올리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송대감! 테르트르 광장이네요. 저는 이 광장에서 비싼 음식 잘못 시켰다가 낭패를 봤어요. 파리 출장 여러번 오고 해외생활도 꽤 했다고 자부했는데...하여튼 해외 나가면 아는걸 시 켜야되요. 파스타,피자,샌드위치 뭐 이런거 시키면 무난합니다. 앞으로 이글을 통해 우리 귀에 익은 샹송들이 모조리 흘러 나올겁니다. 이 샹송들을 흥얼거리면서 파리 시내나 세느 강변을 거닐면 그렇게 어울릴 수 가 없어요. 파리의 하늘밑,파리의 다리밑,사랑한다고 말해 줘요,파리에서,장미빛 인생 등등...찜통 더위라는데 건강에 조심하시고 어부인께도 안부 전 해주세요
첫댓글 고선사님,
경음악으로 먼저 익혔던 Moulin Rouge -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을 좋은 글과 함께 봅니다. 내년 5월경에 Europe 방문 계획이 있는데 여기에 실린 내용이 아주 좋은 길잡이가 되겠네요. Take Care and have fun.
땡큐 LA 거사님!
갑자기 어깨가 더 무거워집니다. 하루종일 이리저리 싸돌아다니지만 도대체 이해가
안되요. 어떻게 건물마다 조각을 해놓았는지...참 혀가 차집니다. 전부 예술덩어리예
요.특별히 명소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요. 그냥 건물들과 골목길과 상점들을 보기만
해도 질리지 않은 곳입니다. 이러니 관광객들이 밀려들 수 밖에...인류가 만들어 놓은
최고의 도시가 아닌가 합니다. 하여튼 정성껏 써 올리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고 아래에 이야기한 영화 보도록 하겠습니다.
파리 오기전에 혹시 안보셨으면 우디 알렌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를 꼭 한번 보시기
를 간청합니다. 현재의 파리도 나오지만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를 묘사한 게 무척 재미있
게 느껴지더군요. 저도 귀국하면 한번 더 볼 요량입니다
"브라디고" 아니, "빠리고"의 생생정보 읽고 듣고 눈으로보니 앞으로도 잼있는 여행체류기가 기대됩니다! 몽마르뜨언덕에 올라 거리의 까페에서 친구들과 맥주한잔 마시던 기억이 엊그제 같습니다
열시간이상을 600~800K속도로 날아가야 하는 지구반대편에서 거의 실시간이나 다름없는 소식과 인증샷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니 우린 멋진 세상을 공유하면서 사는것이 확실합니다!!
송대감! 테르트르 광장이네요. 저는 이 광장에서 비싼 음식 잘못 시켰다가 낭패를 봤어요.
파리 출장 여러번 오고 해외생활도 꽤 했다고 자부했는데...하여튼 해외 나가면 아는걸 시
켜야되요. 파스타,피자,샌드위치 뭐 이런거 시키면 무난합니다. 앞으로 이글을 통해 우리
귀에 익은 샹송들이 모조리 흘러 나올겁니다. 이 샹송들을 흥얼거리면서 파리 시내나 세느
강변을 거닐면 그렇게 어울릴 수 가 없어요. 파리의 하늘밑,파리의 다리밑,사랑한다고 말해
줘요,파리에서,장미빛 인생 등등...찜통 더위라는데 건강에 조심하시고 어부인께도 안부 전
해주세요
감사!! 소식 마니 보내주삼
늦게나마 파리 소개 안내의 글 잘 읽엇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파리에 기신줄 모르겟으나...)
본인도 몽마르트를 여러번 가 봤지만, 역시 차원이 다르네요.
내용 도 역시 전문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