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의의
메노티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작 중 코믹오페라 <노처녀와 도둑>와 비극오페라 <메디엄>을 연속 공연하고자 한다. 오페라 <노처녀와 도둑>은 어느 날 불쑥 나타난 도둑(이번 공연에는 노숙자)에 얽힌 노처녀들의 애정심리를 재치 있게 다룬 코믹오페라로 미국 중산층의 일상을 풍자한 작품이고 오페라 <메디엄>(우리말 해석으로는 영매(靈媒)-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체-라는 의미)은 황폐해진 현대인들의 심성을 영매사(심령술사)를 통해 보여주는 메노티의 사회성 짙은 작품 중의 하나이다.
13회를 맞는 한국소극장 오페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미국의 현대오페라를 공연하는 것은 한국오페라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한국오페라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이번 한국소극장오페라페스티벌 기간에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메노티오페라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오페라 축제가 될 예정이다.
서울오페라앙상블 대표 장수동
세종오페라단 대표 장선희
# 줄거리
노처녀와 도둑 (The Old Maid and the Thief)
올드미스 토드의 집. 미스 핑거톤이 찾아와 젊은 시절 연인에게 배반당한 얘기를 주고받는데, 노숙인 차림의 밥이 나타나 하룻밤 신세질 것을 간청한다. 다음날 아침. 밥이 떠나려 하자 그의 남성미에 반한 미스 토드와 하녀 레티샤는 그를 잡아두기 위해 친척이라고 동네사람들을 속이고 더 머물게 한다.
다음날, 거리에서 흉악범이 탈옥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온 토드는 인상착의가 밥과 똑같아 어쩔 줄 모르다가 결국 혼자 사느니 남자에게 죽는 편이 낫다며 밥을 숨긴다. 그러나 미스 핑커톤이 이층에서 들리는 밥의 노래 소리를 의심하고 경찰에게 신고하러 가자 당황한 토드에게 레티샤는 셋이서 도망가자고 제안한다. 만취한 밥을 깨워 미스 토드는 사랑 고백을 하지만 밥은 사랑이 뭐냐며 손사래를 친다. 화가 난 토드는 모든게 네 탓이라며 신고하러간다. 그러자 레티샤는 재빨리 밥에게 함께 떠나자고 구애한다. 돌아온 토드는 밥과 레티샤가 도망친 걸 알고는...
남자에 대한 환상이 빚어낸 여성 심리를 풍자한 코믹오페라.
(Korean Song by English Subtitle)-----------------------
영매. 靈媒 (The Medium)
죽은 이와 산 자를 연결해주는 영매(靈媒)역할을 하며 살고 있는 바바의 집.
벙어리 토비가 바바의 딸 모니카와 의상 트렁크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바바가 나타나 호통을 치고는 손님들이 곧 오니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고비노 부부와 놀란 부인이 등장하여 물에 빠져죽은 아이의 영혼과 만나게 해달라고 하자 바바가 주문을 외우고 모니카가 막 뒤에서 아이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이때, 갑자기 공포감에 사로잡힌 바바가 누가 자기 목을 조였다면서 손님들을 돌아가라고 소리친다. 모니카가 자장가를 부르며 그녀를 위로한다. 멀리서 들리는 아이 울음소리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바바.
며칠 후 밤. 토비가 모니카와 함께 인형극을 펼치고 있는데 바바가 나타나 지난번 내 목을 조인 것을 고백하라고 강요하자 토비는 무서워하며 도망친다. 공포감에 사로잡힌 바바는 술을 마시다 잠에 빠진다. 도망간 토비가 몰래 집 안으로 들어오다가 바바의 인기척에 인형극 커튼 뒤로 숨는다. 흥분한 바바가 흔들리는 커튼을 보고 유령이 나타났다며 방아쇠를 당긴다. 피로 물든 커튼과 함께 토비가 쓰러지고 그녀는 토비의 시체 앞에서 바로 너였구나 하며 중얼거린다.
서구식 샤먼의식의 허위와 현대인의 불안한 영혼을 묘사한 현대오페라의 대표작.
(English Song by Korean Subti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