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메디컬 산부인과 병원.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염상복.
"의사 생활하면서 이런 경우처럼 난감할 때는 없습니다."
"난감하다니요."
"고환조직검사 결과.. 선생에게서는 임신가능 정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 ..... "
"이런 경우 정모세포를 가지고 미세 수정술을 통한 시험관아기 시술을 할 수는 있습니다. 저
희 병원에서도 이 시술을 통하여 임신에 성공한 부부들이 간혹 계시니 먼저 전문의와 상의
해 보시는 것이..."
"이런..개 같은 년.."
결국 우려했던 그 날이 찾아오고야 말았던 것이다.
염상복이 이성을 잃고 흥분한 채 병원을 나선다.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마동수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듯 그의 뒤를 바삐 따르고 있다.
" 퍽!... 쨍그렁!! "
창문이 깨지며 여기저기로 유리의 파편들이 튄다.
소파에 앉아서 그저 바닥만 바라보고 있는 재영. 그녀의 발아래 떨어진 유리조각.
"내가 왜 이렇게 열 받았냐고? 네 년이 바람이 나서 어떤 새끼의 씨인지도 모르는 애새끼를
가졌다고 해서가 아니야!!"
" ...... "
"아직까지 한 번도 좌절이라는 걸 맛보지 못했던 나야. 그런 내가 하찮은 네 년 따위의 마음
도 얻지 못하고 이런 엿 같은 입장이 되었다는 것이 그것이 참을 수 없어!! 네가 그렇게 대
단한 년이었어? 부모 형제 없이 그깟 목소리 하나 가지고 살아가던 광대 같은 그런 년이?"
"이제 모든 걸 다 아셨네요. 더 이상 좌절하지 말고 이제 그만 놓아주세요."
"헛소리하지 마. 나를 능멸했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이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염상복이 재영의 머리채를 잡아 젖힌 후 얼굴을 들이민다.
"내 눈을 똑바로 봐. 그거 아니? 이 세상 속에도 지옥이 존재한다는 거. 네가 살아가야 할
지옥.."
"지옥이라면... 이미 살아가고 있는걸요."
"아줌마! 아줌마!! 당신 이리 좀 와봐!"
허둥지둥 달려온 가정부가 무릎까지 꿇고 쩔쩔매고 있다.
"내가 감시 잘 하라고 얘기했어 안 했어."
"잘못했습니다 사장님. 잘못했습니다..잘못했.."
"어느 놈이야. 누가 왔었느냐고!!"
"정말로 아무도 온 적 없어요. 믿어 주세요 사장님.."
"아가리 열지 않으면 당신도 죽어.."
"아무 죄 없는 사람 괴롭히지 말아요. 내가 외로워서 알지도 못하는 남자하고 저지른 일이니
까."
"당장 널 죽이지는 않는다. 날 붙잡고 제발 죽여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네 년의 뼈까지 말려
죽일 것이다. 배속에 있는 아이가 태어나면 네 년 보는 앞에서 갈기갈기 찢어서 네 년에게
쳐 먹일 것이다."
"당신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나요. 당신에게 거슬린 사람들은 모두 대역죄인이라도 되는
건가요? 난 당신을 사랑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역시 그럴 거예요. 왜 나와 결혼하려고 했던
거지요? 단지 당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차지했다는 포만감을 느끼고 싶어서?"
"뭐 믿고 있는 구석이라도 있는 건가? 어디 언제까지 그런 도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나 그
거 한 번 구경해 보자."
한편 용욱이 입원해 있는 박승만 정형외과.
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용욱의 손을 잡고 주연이 혼잣말을 하고 있다.
"용욱씨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참이에요. 나 너무 지쳤단 말이야.."
" ..... "
"회사는 걱정 말아요. 오늘부터 휴가 냈으니까."
" ..... "
"벌써 추운 겨울이잖아요. 따듯한 봄이 오기 전에 빨리 일어나세요. 결혼하려면 준비할 것
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 아빠가 당신 보고싶어 했어요. 아마 각오 단단히 해야할 걸요. 우
리 아빠는 술 약한 사람 정말 싫어해.."
너무도 조용한 용욱의 모습을 본 주연이 불안한지 그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숨소리를 확인한
다. 쌔근쌔근 들려오는 삶의 체취. 주연의 얼굴이 다시 밝아진다.
"동혁씨가 그랬어요. 앞으로는 절대로 위험한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남들이 모두 부러워
할 정도로 재미있게 살아요 우리. 내 말... 듣고 있는 거지요?"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주연의 노력 덕분인지 용욱의 상처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주연
은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다이아반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인다.
같은 시간 동혁은 자신을 찾아온 송달수를 만나고 있었다.
"태성그룹 염상복의 비서 겸 경호를 맡은 마동수라는 자야."
"나와는 인연이 깊은 잡니다."
"보스 장태수를 비롯해서 쌍칼과 조직원들 십여 명이 죽었다. 애들이 말하길 그 마동수란 자
의 실력..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그런 칼잡이래."
"내 이름을 찾았다면서요. 약속한 대로 이제 그만 조직을 떠나겠습니다."
"하이에나. 서림파에서는 너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조직을 맡아다오."
"너무 많은 사람들의 피를 봤어요. 죽기 전까지는 참회하다가 갈 거예요. 죄 값을 치루면
서.."
마동수는 일본에서 불러들인 칼잡이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그와의 대결에서 죽은 쌍칼을 하이에나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경찰에서 선포한 범죄와의 전쟁으로 대부분의 조직들이 지하로 잠수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동혁은 조직을 떠났다. 용욱의 의식이 돌아오면 그에게 작별인사를 구할 것이다.
모든 것을 정리하려던 그였지만 아직 돌아봐야 할 것이 남아있다.
그가 영원히 지켜주기로 약속했던 자신만의 천사 재영.
가능하다면 그녀를 데리고 먼 외국에라도 떠날 생각이다.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자유의
세상으로... 그러나.
염상복의 운전기사 장영동의 단골 술집 레인보우.
"요즘 이상해. 염상복의 아내가 보이질 않아."
"별 일이야 있겠어. "
"그게 아니야. 얼마 전 정은채 싣고 병원 응급실에 갔던 적이 있어."
"병원 응급실에는 왜?"
"염상복 사장한테 맞은 거 같아."
"이제 손찌검까지 한단 말이야!!!"
"이 사람 놀라기는.. 근데 그 정도가 장난이 아니야. 뼈에 금이 갈 정도였으니까."
"쨍그렁!!"
술잔을 잡은 동혁의 손이 떨리며 그만 술잔이 깨진 것이다.
염상복의 심한 구타와 그녀의 실종.
동혁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없는 세상에서의 삶은 의미가 없다.
우선 그녀의 행방을 찾아야 한다. 그녀의 거취를 결정하는 자는 염상복.
저주스러운 악연의 고리. 같은 하늘아래에서 함께 살아갈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인간. 그렇다
면 방법은 한 가지뿐.
동혁은 그녀를 찾기 위해 인간잡종 염상복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2.
[ 장편 ]
폭파 1초전 시한폭탄 사랑 49
펠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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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7
05.11.25 13:13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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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기대됩니다...어떤 준비를 할지...술이 부르는 금요일 즐겁게 보내세요~
오랜지앤블루님이 술 얘기를 하니 술이 땡기네요. 즐거운 주말 보네세요.
펠릿님!!! 정말로 재밌어요. 완전 빠져드는 느낌..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 님 글 앞으로 매일 볼거예요!!!!
새콤달콤 알사탕님 반갑습니다. 재미있게 보셨다니 저도 대단히 기쁘네요. 앞으로도 제 글 많이 사랑해 주세요.
3빠다 ㅜㅜ 재영이는 어디로????
그 열쇠가 염평달에게 있지요. 다음편 기대해 주세요.
역시 재밌네요...
나루터님 오늘도 역시 재미있게 보셨겠죠? 다음편에서 또 만나요.
재영이가 너무 불쌍하네요.. 염상복 그 사람은 언제쯤 정신차릴지.. 얼른 동현이가 재영이 구해줬으면 좋겠어요 ㅎㅎ 요즘 너무 고등학생 얘기를 다룬 소설만 읽다가 이런 분위기의 글을 읽으니 너무너무 좋네요 ㅎㅎ
해달어린이집님 오늘도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 많이 남겨주세요.
이제 염평달도 최후를 맞이 하는 것인가..... 근데 좀 늦게 올리셨네요 아침에 들어가보니 없었다는....
오늘은 제가 게으름을 좀 폈네요. 다음편 부지런히 올릴게요.
ㅠㅠ폭행을 하다니 미워요 ㅠㅠ
허니허니님 마음이 여리시군요. 맞습니다 폭행은 없어야 합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쌤 학원 단과 되면 저희집에 전화주세요 ^^
ㅋ ㅔ켁...늦었다ㅠ
굿 ~!
ㅎㅎ 진짜 재밌어용
흠 동혁의 애가 아닌가??? 대략 알기어렵군
이카페 소설중에 잴재밌는거 같은대 조회수랑 댓글이 왤케 조금밖에없지?
미친놈이라는말밖에 안나온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