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掌編수필> 스카우트
로저스 제레미는 영국 버크셔에 사는 75세 할아버지시다.
35년 넘게 아내 헬렌과 알콩달콩 사시다가 10년을 혼자 오로지 반복되는 일상과 집안일 그리고 시계소리가 유일한 동반자다.
몹씨 추운 어느 겨울이었다. 눈까지 쏟아지고 폭풍이 휘몰아치는 저녁이었다. 펑펑 폭우가 쏟아져 창밖은 온통 회백색으로 쌓일 무렵이었다.
ㅡ로저스씨! 뒷마당에 개가 있어요!!
이웃에 사는소녀가 문을 두드리며 발을 동동구르며 소리 소리 치는 게 아닌가!
아무도올리 없는 제레미 할아버지 집에 아닌 밤중에 문을 두드려 깜짝 놀라 창밖을 내다보았다.
ㅡ할아버지, 구해주지 않으면 저 개는 눈속에 파묻혀 얼어죽을지도 몰라요.
ㅡ뒷마당이라! 어느 개가 우리 집을 찾아왔을까? 그럴리가! ㅎ
혼자사는 제레미는 부랴부랴 두꺼운 코트를 꺼내 입고, 목도리 장갑을 겹겹히 꼈다. 차가운 공기와 엄청나게 퍼붓는 눈발속에 우리집을 도대체 어느 개가 찾아와 떨고 있을까 궁금해 달려 나갔다. 뒷마당 저쪽 우사가 있던 앞에 검은 개 한마리가 눈을 모두 뒤집어 쓰고, 완전 탈진한 듯 있는게 아닌가! 추운데 눈까지 맞은 개는 와들와들 떨면서도 낯선 집주인이 다가서도 꼼짝을 안하더니, 가까이 가니 갑자기 으르렁 거린다. 와우ㅡ가까이 오지 말라는 강한 경고음이 분명했다. 가슴에 무엇인가를 품고 있는 듯했다. ????
이상한 소리까지 나면서 제레미 주인은 멈칫했다. 떠돌이 개라 위험이 감지되었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구해야 하나?
지역 동물보호소에 급히 연락을 했다. 그러나 폭풍이 걷힐 때까지 나갈 수 없다고 잘라 말해 제레미는 참으로 난감했다.
창문까지 흔들며 눈은 더욱 쏟아진다. 소녀의 말이 다시 들렸다. 할아버지가 구해주지 않으면 죽을 지도 몰라요. 그래ㅡ그렇구말구!
장난감으로 유인해도 꼼짝을 안했다. 가슴에 품고 있는 것에 더 신경쓰는 개를 보며 유인책을 궁리하는 제레미할아버지!
전혀 따라나오지 않아 얼핏 생각난 것이 주방에 먹던 소시지였다. 후라이팬에 소시지를 들들 볶아 들고 나갔다.
눈에 보이지 않던 개는 킁킁하며 그제서야 반응을 보인다. 돌부처 같던 개가 소시지를 던져주니 일어나 제법 따라 현관을 넘어서다니-/ 벽난로에 빨리 불을 지피고 할아버지는 소시지를 그릇에 담아 주었다. 그런데 먹던 개가 자꾸 창밖을 자주 보는 게 아닌가?
왜 그럴까? 혹시 ? 하고 개가 주저앉아 있던 곳을 살피던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고 만다. 해산이라도 한 걸까? 훔쳐온 무엇이 있나?
여러 생각을 하며 갔더니 아뿔싸!! 가슴에 품고 있던 것은 아직 털이 보송보송한 부엉이 새끼 두마리가 아닌가? 급히 담뇨로 싸서 현관 개 곁에 놓았더니 끙끙대던 개는 그제서야 꼬리를 치며 소시지를 남김없이 먹었지만 실신한 상태가 역력했다.
ㅡ 탈진한 개를 데려오세요. 갈 수는 없어요. 준비 다 해놓을게요.
폭풍이 몰아치는 야심한 밤길을 구분하기조차 힘든 데 주인 할아버지는 트럭에 개와 부엉이를 태우고 동물보호소로 출발했다.
오늘 밤이 아니면 죽을 지도 몰라! 탈진한 모양, 축 늘어진 개를 살리려 십여리가 넘는 보호소로 운전한 칠순이 넘은 제레미 할아버지ㅡ.
눈길에 몇번씩 후진과 헛바뀌돌기가 계속되었다. 악세레이더를 조심조심 밟으며 천신만고 끝에 달려간 덕분에 얕고 불규칙하게 숨을 쉬던 개는 그날밤 수술로 무사히 살아날 수 있었다.
ㅡ그 때 개를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개는 저체온증으로 탈진해 이 밤을 넘기지 못했을거예요. 참 잘 하셨습니다.할아버지!
폭품이 잦아든 아침, 할어버지는 입양서류에 서명을 하고 유기견을 입양하고 체온을 주던 부엉이까지 모두 네식구가 무사히 동반자가 되었다.
ㅡ스카우트! 그래! 어려운 속에서도 여린새끼 부엉이에게 자기 체온으로 폭품에서도 감싼 개의 이름을 할아버지는 스카우트라고 명명했다. (끝)
* 이 영상을 보면서 가슴 조린 것은 무엇인가?
폭풍과 폭우속에서 무사히 교통사고 없이 달려간 주인 할아버지의 무사고, 가슴 조마조마했다. 무엇보다 가슴에 품고 악천후를 이겨낸 그 품속에 도대체 무엇인가가 둘째 궁금증을 더했다. 단견으로 개가 해산을 하고 몸부림치다가 실신했나했더니 아뿔싸 !이건 다른 연약한 種인 부엉이 새끼를 제 가슴속의 체온으로 살려낸 미물인 개에 더욱 감동이었다. 그래! 스카우트 !( 정리 德田)
첫댓글 덕전님이 수필학습을 시켜주시네요
-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