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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복쟁이 동무들과 모처럼의 소풍을 가기로 약속을 해서 정선으로 차를 몰았다 이번길엔 너무 오래된 내 애마를 마다하고 동무의 차로 합승하는 영광과 모처럼 운전석에서 해방도 되고 수다를 떨며 가는 행운도 함께 얻었다.
정선에는 남들은 못살겠다고 이혼하고 사별하고 별의 별 이유로 혼자 된 친구들이 많은데 결혼은 제 일이 아닌양 산 이 저 의 신랑인듯 다니던 친구가 몇해전 정선에서 결혼을 한다고 해서 다들 놀랬었던 친구네 집으로 의 방문이었다
친구와의 만남은 둘째고 우리들은 길을 떠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신이나 떠드느라 정신이 없다 다들 살림에 늦은 결혼으로 아이가 어린친구도 있어 길을 떠난다는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보니 미루다 이제야 나서기에 다들 흥분이 되는가보다
우린 국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토요일이 정선오일장이니 꼭 일찍오라는 친구의 당부가 있었지만 가기만 하면 되기에 그다지 시간은 염두에 없었다 천천히 산천을 보며 가는게 우리의 목적이니 돌아 가더라도 좋은 공기 마시며 홍천, 횡성,안흥에서찐빵도 사먹고 새말로 해서 정선으로 갔다 가는 길마다 차가 별로 없어 문도 열어 놓고 흠흠 대며 좋구나를 연발하며 가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우린 친구와 만나 얼싸 안고 그동안의 회포는 밤에 집에 가서 풀기로 하고 저녁부터 먹으라 하니 정선의 막걸리와 산채에다 감자전을 푸짐히 부쳐낸다 배가 두둑할 정도로 먹고 워낙 입담이 좋은 친구의 이야기에 넋이 빠져 웃느라 정신이 없다
정선에 왔으니 어딜 가야 한다며 늦은 시간이지만 차를 안내하는곳으로 가니 여관인지 식당인지로 간다 "옥산정" 돌과 이야기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우리는 일행과 함께 들어가 분홍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다 사방에 수석을 진열해 놓고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를 듣는데 그분의 인생이야기 만큼이나 돌 이야기도 구수하다 말씀이 곱고 차분하게 이어가는 이야기가 우리들을 매료시킨다 이야기를 다 끝냈는가 싶은데 아리랑을 하신다고 하기에 왠 공연을 하실까 하며 별반기대를 안했는데 정선아리랑을 맛있게 부르시는 구성진 노래에 눈물이 나온다
노랑 저고리 진분홍 치마를 받고 싶어 받았나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나
아우라지 강물이 소주 약주 같다면
끝없이 이어지는 구수한 아리랑 소리에 우린 모두 함께 장단하며 시간 가는줄을 몰랐다 정선아리랑을 그리 길게 들어본적은 처음이었다 허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할머니의 노래가 끝나니 이번에 참석한 그곳의 정선 사람들이 돌아가며 한마듸씩 노래를 하는데 제 각각의 가사와 장단이 다 다르다 천천히 몇구절씩 하다가 갑자기 빠른 템포로 노래를 한다
정선아리랑의 노래는 끝이 날줄을 모른다 얼마나 길게 공연을 했을까 밖을나오니 비가 오신다 그것도 아주 많이 우린 그곳 사람들과 헤어져 친구집으로 갔다 문을 여니 청국장 띄우는 냄새가 진동한다 아~~시골 냄새 ㅎㅎㅎ 집은 온통 진흙을 발라 통나무로 기둥을 세워서 지었단다 예쁘게 지은 집이 아닌 시간이 나는대로 돈이 허락하는대로 덧대고 이어서 지어서 인지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밖이 깜깜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번개치는 불빛과 천둥소리는 우리들 소리에 종적을 감춘지 오래고 맘씨 좋은 친구신랑은 일찌감치 자리를 피해 안보이신다 너무 편안하신분이라 감사하다 배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새벽까지 잠 잘 생각을 안하고 떠들더니 운전하고온 친구부터 고른 숨소리가 들린다 이른새벽 제일 눈이 먼저 뜬 나는 밖엘 나가 보았다 아~이 상쾌함 너무 좋다 산에 오를까 하다가 조금 겁도 난다 너무 사람이 없으니 다시 들어가 한숨을 더 자고 일어나니 그때까지도 아무도 일어나질 않아 난 급기야 깨우기 시작 시간이 아까운데 잠만 자다니 하며 또 내 특유의 극성을 부린다 일어나기 싫어도 다들 일어나니 산에 가자 조른다 난 먼저 나와 마당을 돌고 날씨는 구름은 많고 듬성듬성 파란 하늘이 보인다 더없이 좋은 날씨이다 아~ 저 산좀 봐 너무 멋지지
산에 흠뻑 빠져 버렸다 너무 푸른 신록이 그동안 찌든 내눈을 온통 정화를 해준다 아침 산책은 가볍게 가까운 길을 따라 가보니 돌탑 을 무리지어 쌓아 놓은 정성이 너무 아름답다 길게 이어져 있는그곳의 주민들의 소원이라는 저 돌 탑들 사진을 찍지 못해 못내 아쉽다 우린 아침을먹고 다시 가기로 하고 되돌아 왔다 친구가 차려준 아침을 한공기씩 뚝딱 해치우고 향 이 좋은 국화 차를 마시고 일어나 다시 산을 오른다
산길이 아닌 임도 를 따라 어느 만큼 올라 갔을까 절벽 아래 흐르는계곡은 무슨 낭떨어지 같고 산을 깍아 만든 임도길이라 위를 보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것 같은 칼날 세운듯 산 이있고 한쪽으로는 아름다운 푸르른 오색의 물결이 있다 초록의 단풍이라고 할까 연초록에서 갖가지의 초록이 무지개 형상같은 아름다움을 보인다 우린 뒤돌아 보며 탄성도 못낸다 한쪽의 산같은 또하나의 산이 혹여 작은 미세한 소리에 놀라 부서 질까봐 작은 소리로 감동한다
사람의 흔적은 전혀 없고 단지 이름모를 새들만이 우리를 반기고 하늘의 구름과 나무들만이 있다 오랜시간 여행을 다니면서 그때그때의 감회가 있지만 오늘의 이 여행은 나에게 또 다른 선물을 주었다 계절따라 변하는 산의 모습이 지역마다 안겨주는 아름다운 정경들의 모습에 돈을 주고 살수없는 기쁨을 주었다 요즘 변화 하고 내 감정의 기복이나 신체의 리듬이 이런 자연의 모습과 닮아 가며 살아갈수 있으면 더 이상의 행복은 없을진데 버려야 할 것들을 아직 버리지 못한 내 자신의 삶을 조금씩 내려 놓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돌아왔다
동강의 물 줄기 따라 흘러가는 삶을 배우러 다시 다시 길을 떠날것을 염두에 두고 나를 조금은 남겨놓고 돌아오는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저마다의 추억들을 가슴에 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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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멋지군~!...차암 좋다!
경관이 그만입니다 고맙습니다
정선에 가리라, 옥산정에 가리라.
나도 옥산정을 꼭 한번 가보고 싶네. 저 가사로 정선아리랑 곡을 붙여 흥얼거리며 읽었더니 아리아리랑 소리가 절로 나오고...좋은 친구들과의 여행도 즐겁고 좋은 경치를 보는 것도 즐겁고... 좋았겠다. 그런데 저 사진은 정말 자운영이 정선을 찍은 것이야? 궁금.
아니예요 못 찍었어요 같은날 누군가 그곳을 지나다 찍었다고 다른곳에 올려 있기에 때마침 옮겨 왔어요 6월 둘째주 토요일에 또 다시 저곳을 가게 될거예요 도보하러요 함께 가시지 않을래요 ㅎㅎㅎ 14:16
옥산정 할머니 건강하시죠? 보고픕니다. 돌들도 정선아리랑도 뜰안에핀 야생화들도, 풋풋한 밥도 무척 그립네요
생애 첨 정선 갔을 때는 그냥 술 퍼마시느라...ㅉㅉㅉㅉ 저런 곳이나 좀 둘러보고 왔으면 좀 좋았겟어??
그때 그때 말이지? 우리 처음 손만 잡고 잔 그 밤...
정선하면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로 히벌쭉 웃는 두껍고 검은 뿔테 안경의 사내가 먼저 떠오르고, 야리야리한 몸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모자 쓴 그니의 맑은 얼굴도 떠오른다. 그런데 위의 사진을 보니 지난 가을 좋은 님들과 함께 걸었던 동강길!! 아아! 그곳! 외국엘 왜 나가노? 우리 나라에 이런 곳도 가보지 않았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