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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축구 위해 홀연히 떠난 외룡사마, 영국에서 보낸 100일'
풍족한 축구 클럽의 감독에게도 '우승'이라는 단어는 결코 쉽지 않은 말이다. 개성과 자존심이 강한 스타 선수들을 이끌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스타 선수들의 장점을 한데로 뭉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좋은 선수로 구성된 팀을 이끌고 우승을 일궈내는 감독을 우리는 '명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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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풍족하지도 못한 구단 살림 속에서 우승을 바라보는 감독도 있다. 그 대표적인 감독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장외룡 감독(50)이다. 결코 풍족하지 못한 클럽 살림에 아랑곳하지 않고 인천을 2005년 통합순위 1위 및 2006년 FA컵 4강까지 올려놓은 그를 팬들은 '외룡사마'라 부른다.
장외룡 감독이 축구팬들에게 더욱 인정을 받는 것은 좋지 않은 선수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좋지 않은 선수를 좋은 선수로 바꾸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천은 장 감독이 키워낸 젊은 선수들을 이적시켜 프로축구 사상 최초의 흑자 구단으로 태어났다.
그런 장외룡 감독이 지난 1월 말, 홀연히 K리그를 떠났다. 떠났다기보다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말이 맞다. 그는 선진축구를 배우기 위해 1년간의 영국 연수길에 올랐다. 팀 전력의 50%를 차지한다는 장 감독에 1년간의 외도(?)를 허락한 인천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누구도 인천의 과감한 결정에 물음표를 달지 않는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외룡사마'가 '슈퍼 외룡사마'로 돌아올 것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팬들의 기대를 짊어지고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으로 날아간 '외룡사마'. 그는 영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난 25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연수 3개월을 맞은 장외룡 감독을 런던의 한 찻집에서 만날 수 있었다.
▲ " 영어가 문제, 축구 없었으면 벌써 돌아갔을 것 "
영국으로 건너와 6개월간은 영어 공부에만 전념한다던 장외룡 감독은 전형적인 학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유행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자켓과 청바지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커다란 가방은 그가 학생이라는 사실을 거짓 없이 표현하고 있었다. 그는 영어 학원을 들렀다 오는 길이었다.
영어 공부에 대해 물어보니 장 감독은 한 숨을 먼저 쉬었다.
" 영어가 문제죠. 지금은 '아이 엠 어 보이(I am a boy)'에서 한 단계 올라갔어요. 음식 같은 것은 괜찮은데 영어가 안 돼서 답답합니다. 여기에 축구가 있어서 견디지 영어 공부만 하러 왔다면 벌써 한국으로 돌아갔을 겁니다 "
그는 작년 11월 학원 등록을 위해 부인과 함께 런던을 찾은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부인의 영어 실력에 힘입어 중간 정도의 영어 수준을 인정받았다던 장 감독은 본격적인 어학연수를 위해 홀로 영국에 오면서 실력이 들통나 가장 낮은 반으로 옮겨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단계 올라서 영어가 조금은 익숙해 졌다고.
" 영어는 후회 없이 덤벼보고 있습니다. 등록한 학원이 듣기와 말하기를 위주로 진행되는데 이제는 선생님이 말하는 것이 조금 들립니다. 3개월 동안 하루 세 시간씩, 일주일에 5일을 했으니 들릴만도 하죠. 올해는 기본적인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에 이르다면 이르고 늦다면 늦은 나이인 장 감독은 5년을 목표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5일, 50세가 됐다며 더 늦지 않은 나이에 영어 공부를 시작한 것을 감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의 자취 생활은 어떨까. 그는 현재 부인과 함께 런던의 한 공동주택에서 이스라엘 부부와 함께 산다고 전했다. 이 집은 영어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될 수 있으면 한국 사람과 떨어져 있기 위해 5군데를 돌아본 끝에 찾은 집이다. 그와 함께 사는 이스라엘 부부는 영국으로 이주한 지 꽤 오래돼 영어를 아주 잘한다고 한다.
" 이스라엘 부부와 가끔 펍(영국식 선술집)에도 같이 가서 맥주도 한 잔씩 마십니다. 지금은 마친 친척 같죠. 곧 제 와이프가 한국으로 들어간다니까 제 와이프에게 자기들이 절 잘 챙겨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할 정도입니다(웃음) "
런던의 어학원에서 한국 학생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물론 장 감독이 다니는 어학원에도 한국 학생이 있다. 장 감독은 자신과 같은 반에도 한 명의 한국 학생이 있지만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며 학원 생활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 끊이지 않는 축구에 대한 열정, '외룡사마 아니랄까봐'
축구 박사 장외룡 감독과 축구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다. 장 감독은 인터뷰 전날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AC밀란의 '06/07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맨체스터에서 직접 관전하고 인터뷰 당일 새벽에 런던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영국에 온 지 정확히 3개월, 장 감독은 얼마나 많은 경기를 봤을까.
" 한 40경기는 현장에서 봤을 겁니다. 경기장에서 본 경기들 티켓은 제 일기장에 모두 붙여 놨습니다. 여기에 나와있는 통신원들이 많이 도와줬는데 제가 직접 찾아간 것만도 21경기인가 됩니다. 텔레비전으로 본 것은 더 많죠 "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전날 관전한 맨유와 AC밀란의 티켓을 보여줬다. 그 티켓은 장 감독의 작은 수첩에 끼워져 있었는데 이 수첩에는 놀라운 것들이 적혀 있었다. 자신이 관전한 모든 경기의 자세한 정보였다. 각 팀 선수들의 포메이션이 세세히 그려져 있었으며 심지어는 경기중 주로 움직이는 루트까지 그려져 있었다. 게다가 경기 후기에는 각 팀의 장점과 단점이 빼곡히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정도로 많은 경기를 모두 정리할 정도면 영어 공부에 큰 지장이 있었을 듯하다.
티비로 보는 것까지 포함하면 일주일에 최소한 5경기는 본다고 말하는 장외룡 감독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경기였을까.
" 어제 봤던 맨유와 AC밀란의 경기(맨유 3-2승)가 좋았다. 그리고 첼시가 토트넘을 상대로 했던 FA컵 8강 1차전(3-3무)도 인상적이었고 토트넘과 세비야의 UEFA컵 8강 2차전(1-1무)도 배울 점이 많았다 "
장 감독은 영국 축구를 주로 관전하고 있지만 유럽 축구의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에게 챔피언스리그나 UEFA컵 같은 유럽 축구 대항전은 큰 도움이 되는 듯 보였다.
" 영국 축구가 흥행도 성공하고 경쟁도 치열하니까 스스로 만족하고 있지만 소위 빅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에 속한 팀들과 붙으면 기술적으로 처지는 모습이다. 어제도 전체적인 균형은 AC밀란이 더 나았다 "
▲ 외룡사마가 바라본 '무리뉴-퍼거슨-뱅거'
그는 잉글랜드의 '빅3'(알렉스 퍼거슨-주제 무리뉴-아슨 벵거) 감독들이 연구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외룡사마' 장 감독은 EPL을 주름잡고 있는 이 세 감독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 무리뉴 감독은 다혈질적, 퍼거슨은 할아버지 그리고 벵거는 냉철한 스타일이다. 무리뉴는 순간순간 번뜩이는 전략을 보여준다. 승리에 대한 집착이 좋고 머리싸움(벤치워크)에 능하다. 퍼거슨 감독은 말 그대로 할아버지 같다. 경험이 풍부하다. 벵거 감독은 일본에서부터 봤는데 상당히 기술적인 축구를 한다. 프랑스인답게 예술 축구를 추구한다 "
" 리버풀의 베니테즈 감독도 무리뉴 감독과 비슷하다. 아마 같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왔기 때문인 것 같다.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선수 기용에 있어서 안드리 ?첸코과 신경전이 있는데 ?첸코를 자극 주는 타이밍이 아주 좋다 "
장 감독은 자신의 작은 수첩을 뒤적이며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감독들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는 이들 외에도 레딩의 스티브 코펠 감독이나 현재 EPL에서 강등 위기에 있는 팀들의 감독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 " 프리미어리거는 사투중, 대표팀서 배려해줘야 "
프리미어리그의 감독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화제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자랑스러운 프리미어리거들에게 돌아갔다. 가끔 경기장에 갔을 때 후배들을 만나 본다는 장 감독은 박지성과 이영표의 부상에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 박지성과 이영표의 부상이 한국 축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어제 경기에서 퍼거슨 감독은 선수교체를 하지 않았지만 박지성이 벤치에 있었다면 충분히 교체돼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 박지성이 나왔다면 많은 축구 팬들이 축구를 봤을 것이다 "
장 감독은 박지성과 이영표의 부상으로 한국 축구 팬들의 챔피언스리그 혹은 UEFA컵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고 확신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 선수가 출전했다면 더 많은 시청률이 나오고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됐을 것이다. 최소한 부상을 당하지 않고 벤치에 앉아서 출전 가능성만 보여줬더라도 축구팬들의 관심은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박지성과 이영표가 부상을 당한 지금 챔피언스리그나 EPL 순위 경쟁은 소수 마니아들에게만 관심을 끌 뿐이다.
" 한국에서는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이 최고의 선수겠지만 여기서는 절대 '톱 클라스'의 선수가 아니다. 이 선수들은 여기서 출전기회를 잡고 있는 것만 해도 성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대표팀 차출로 그나마 잡은 이들의 흐름을 끊었다 "
장외룡 감독은 국가대표팀 차출 문제에 대해서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대의를 생각한다면 A매치에 프리미어리거를 차출해 1~2만 명의 관중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챔피언스리그 같은 중요한 경기에 많이 출전시켜 축구 열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감독은 무리한 대표팀 차출이 프리미어리거들의 흐름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 대의적 차원에서 프리미어리거들을 배려해줘야 한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한국에 갔다 들어온 다음에 부상을 입었다. 이들의 부상은 개인적으로도 손해이고 소속팀에게도 손해다. 그리고 한국 축구에도 큰 손해다.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
"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후배들은 자신의 자리를 잡기 위해 상당히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24시간이 축구를 위한 시간이다. 이 선수들은 '톱 클라스'가 아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겨운 도전이다. 이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
▲ " 나는 선택 받은 행복한 감독 "
프리머이리거의 부상으로 인한 아쉬움을 호소한 장외룡 감독은 이미 식어버린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며 다시금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는 'EPL로 흘러들어오는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강의를 듣기 위해 자리를 일어서야 하는 시간도 다가왔다. 자리를 정리하는 짧은 시간을 틈타 지난 3개월이 계획대로 진행됐는지를 물어봤다.
" 계획대로 영어 공부도 잘되고 있다. 지금은 '아이 엠 어 보이(I am a boy)'를 넘어서 부정문을 배우고 있다.(웃음) 지금 여기서 공부를 하고 있는 나는 대한민국 감독 중에서도 선택받은 행복한 사람이다. 인천 시장과 안종복 단장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 "
또한 지난 3개월간 지켜본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말하며 후배 선수들이 더욱 정진해줄 것을 부탁했다.
" 한국에서도 말한 적이 있는데 K리그와 선진리그의 차이는 기본의 차이다. 좋은 선수들은 어디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잘 안다. 그리고 프로 의식도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톱 클라스'라고 하는 선수들도 안주하면 발전은 없다 "
영국에서 보낸 지난 3개월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외룡사마' 장외룡 감독. 영국 연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12월에도 이날 보여준 자신감 있는 표정이 가득 차 있기를 기대한다.
런던=손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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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한민국 감독님들중 가장 좋아하는 감독님인 장외룡감독님!!
열심히 공부하시고 어서 빨리 돌아오시길 ㅎㅎ
첫댓글 안그래도 이분 근황이 궁금했습니다. 다만 너무 '사마' '사마' 하는 문체는 좀 거슬리네요.. 기사 감사합니다.
ㅋㅋ
일본에서 일하다 와서 그런가...
공부하는 감독님 장외룡감독님 김학범 감독님 최고...
바캉서 감독님도 공부하는 학구파 감독 ^^
외룡사마 좋은데... 영국유학가서축구배워와서인유에접목못시키면....
쓸때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우리나라엔 사마들이 왜이리 많은지....
사마란 소리 ?음좋겟다 다 사마사마 붙이내 진짜 눈에 거슬린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