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삶방 번개에 참여하여 이리 저리 다니다 늦게 귀가하고..
오늘은 회사에 일이 있어 잠시 들려 느긋한 휴일의 오후를 보내고 있다.
아주 오래 전....유년 시절..
무척이나 가난 했지만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교육 열은 대단히 높았다.
한달에 한번 꼴로 학교를 방문하여 담임 선생님을 만나 나에 대한 학교 생활이 어떤지 확인 하곤 하셨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 리는건 아닌지...
버릇 없이 생활 하는건 아닌지...
많은 질문 중에 단연 으뜸은 공부를 잘 하는지 였지만 말이다.
어머니가 학교를 다녀 가셨는지는 담임 선생님으로 부터 전해 듣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였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전학을 가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는 아직도 분명하지는 않지만...
예측 컨데 담임이 마음에 안들었 다던지..
교육 방식이 아니 올씨다 였는지.....암튼 영문도 모르고 다른 곳으로 등교를 해야만 했다.
다른 학교로의 전학 이라고는 하지만 조그만 시골 학교가 뭐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게 아니다 보니 크게 생소하거나
별도의 적응을 위한 노력을 했던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골에서의 전학을 여러번...3번 이였는데..
어느 날....
"사람은 서울로" 라는 비장한 말씀을 하시고는 나의 작은 손을 부여 잡고 서울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라고는 타본적이 없었던 그시절 멀미로 고생하며 겨우 도착한 서울의 어느 자그만한 한옥집..
"이제 부터 여기서 먹고 자며 학교를 다녀야 한다" 라는 말씀을 남기고 치마자락 흩날리며 홀연히 사라지신 어머니..
그 뒷 모습을 바라보며 어이없고,이게 뭔 일인지 맨붕 오고~
또..겁도 났던 기억.
그 곳이 "답십리"라는 곳이 라는 것도~ 내가 다닐 학교의 이름이 "답십리 국민학교"라는 것도 ~
몇일이 지나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알게 된다.
그때 내 나이 무려 12살 때의 일이다.
졸지에 고아가 되어~
밥도하고~
찌게도 끓이고~~
뭐니 뭐니해도 라면이 제일 맛났던 시절..무자게 먹었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신기한 말투의 시골에서 전학온 나에게 "사투리 함 해 봐"라고 놀리기도 하고..
뭐랄까 좀 무시했던 것 같았다...잠깐 동안 이였지만 말이다.
무시 받았던 기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은 공부를 잘해서 였다.
전학 온지 두달째 부터 쭈~욱 1등의 성적표를 받은 것은 나였으니....어깨에 힘주며 "다 덤벼"~하는 심정으로 결의를 불태우니
감동 받았는지, 기들이 죽었는지 하나,둘 친밀하게 다가 오는 아이들이 늘어났고~
나의 집에 놀러와서 라면도 끓여 먹고 장난도 치면서 늦은 시간 돌아가는 이들도 꽤 늘어 났다.
그러고 보니 그 아이들은 나를 고아로 알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렇게 두려움과 새로움의 교차된 시간들이 지나고 중학교에 진학을 하게 된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학교가 배정되고 드디어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해야하는 그야 말로 도시의 생활이 시작이 된다.
콩나물 버스...
버스 안내 양의 억센 팔뚝에 밀려 꼬깃 꼬깃 몸을 움추리고 올라탄 버스는 재기동 이라는 곳에 날 내 팽겨치고 떠난다.
서울은...지하철 공사로 도로마다 공사중 이라는 팻말로 가득했고..
무지막지한 굉음 속에 고층 건물들이 하나..둘 세워지는 그야말로 아사리 판이였는데 어쩜 나의 마음과 닮았었는지..
이리 저리 흔들리며 몇달이 지나고 충격적인 사고가 생겨 버린다.
1학년 첫 시험에 성적...아직도 잊지 못할 13등..
시험 일에 맞추어 올라오신 어머니에게 종아리에 피가 나도록 얻어 터지며..
"이건 꿈이야.......꿈일 꺼야"~~~하며 서러움에 눈물 짓던 그날은 아마 앞으로도 잊지못할 명작으로 남아 있을듯하다.
주옥 같은 이북 사투리의 거친 욕.....
아마 나의 눈물 속에 그녀도 함께 피눈물을 흘리며 울었으리라...
뭐 그후론 명석한 두뇌를 소유한 난...
좋은 성적을 유지 했었다.
맞은 종아리 보다 그녀의 눈에 맷힌 눈물을 더 이상 보기 싫었을 테니...
그렇게 무사히 중딩 시절을 마치고..
포부도 당당하게 멋진 고등학교에 입학 했었는데..
전학 이라는 복병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영화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또..!!!!!!
"전학 가자"......
(지존님 특허 잠시 빌림...)
"닝기리"~~~~
이유는 모른다..
전에도 몰랐고...지금도 모른다.
묻고 따지지도 말고...
경희 고에서....양정 고로...
지금에야 판세가 다 이해가 가지만 그 당시에는 "미쳐 난 몰랐어요"~였다.
"꼭 그래야만 했었니? 꼭 그렇게 전학을 가야만 했었니"?(이건..해바라기 라는 영화의 명대사..잠시 빌림).
3학년이 된 5월의 일이였다.
그때의 계기로 "목동"에서 35년을 살게 된다.
물론 창원이나 일본에서의 삶도 있었지만..
휴...글이 라는게 시작할때와 마칠때의 기분이 다름을 종종 느낀다.
지나온 세월을 기억할때면 더욱 그렇다.
가난했었고..
독재의 그늘이 늘 있었던 시절.
부모님의 잔소리....함께 부둥켜 안고 울었던 그때 그시절.
다시 돌아 올수 없는 학창 시절..
다시 돌아 오지 못할 엄마 생각..
이제 집에 가야겠다..
오늘도 삶방에서 끄적 끄적......면피하고 갑니다.
김포인님이 고생은 많으셨지만 어머님이 대단하시네요~~
전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서울로 유학을 왔답니다~~
서울에서 공부해보니 촌구석 동생들이 걱정되더군요~~
부모님은 농사지어야해서 줄줄이 동생들 서울로 전학시켜 자취하며 데리고
있었지요~~
어렵게 적응하느라
고생한 동생들이
지금은 제게 고마워하지요~~
저도 저지만 고생하셨습니다~그시절 자식 많은 부모님들은 얼마나 힘드셨겠는지 가늠이 않되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대단하신 어머니 셔요
일찍부터 자립을 시키셨네요
저희집은 저를 결혼 시키고 나니 비로소 부모님의 관심이 반으로 줄었어요
대학교때 혼자 자취 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요^^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셨을것 같네요~복 받으신 거예요~자취 사람버립니다~특히 대학때라면 더 그렇죠~조금이따 만나요
에효~~
일찍이 유학을 하셨네요.
초딩때부터
자취를 하셨네요.
어머님도 대단 하시고
김포인님도 대단 하세요.
막 엉엉 울으시지 그랬어요.
혼자 못 산다고 ㅠ
너무 엄격 하셔서 감히 때쓰지 못했었죠~처음엔 무섭고 그랬는데 친구들 사귀고 나니 나름 지낼만 했어요~요즘 같아서는 상상못할 일인것 같습니다
"맹모삼천지교"의 실천이었네요.
지금은 1호선 제기역이지만 예전에는 성동역...
그 주변에서 지내던 일들이 떠올려집니다.
맞아요~세월이 너무 흘러 좋은 추억들이 하나둘 지워 지는게 안타깝네요~오늘 트레킹 못오시나요?
@김포인
네~ 오늘은 볼일이 있어서 못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공부 열정이 대단합니다
훌륭합니다
그 후속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나도 어머니에게 공부하라고 두드려 맞으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공부는 안하면 안되는거 라고 생각하고 하기 싫은 공부
억지로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교 원하는 과를 졸업했습니다
좌우간 결과가 좋으니 잘된거 이지요
ㅎㅎ 저만 얻어 터진게 아니네요~대학은 부모님의 성화에 공대를 다녔습니다~전 문과를 가고 싶었거든요~적성에 안맞는 일을 은퇴할때 까지 하느라 애먹었습니다
저도
69년 도에
답십리 근처
능동에 이사 왔었습니다
그때
주소가 능동 논바닥
밭 소 돼지 닭
장안평 ㅡ
아
옛날이여
ㅎ ㅎ
동급 김포님과 같이
소통하고 있씀에
감사드립니당
아~그렇군요~아득한 옛날입니다~어쩌면 그시절 스쳐 지나쳤을수도 있었겠네요~저도 한시절 함께하신 분들과 소통하는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김포인님의 삶의 시간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잘 이겨내심에 박수를 보내드리면서
갑자기 이곳에 있던 제 동기가
지금은 사정상 못오고 있지만
그녀의 삶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옵니다.
그녀의 할먼니도 그렇게 엄했다고
들었거든요.
평소 말이 전혀 없던 그녀이지만
아곳에서 거의 일탈(?)에 가까운 발언도
하면서 세상을 배워(?)가던 사람이었는데...
잠시,
비슷한 두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오래도록 글을 음미하며 머물다 갑니다.
잘 봤습니다.
그분도 엄하게 크셨나봅니다~글을보니 그분에대한 간절함이 느껴집니다~아마 좋은 분 이였던것 같습니다~좋은 추억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죠~댓글 고맙습니다
어린 나이에
전학하여
익숙치 않은 환경에서도
잘 견뎌 내셨네요.
양정을 거쳐
목동에 둥지를
틀으셨군요?
저도 목동에 온지
35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이웃에 있어
반갑습니다.
아~목동 사시는 군요.
전 14단지..
그런데..김포로 이사 온지 10년 정도 됐습니다.
그래도 목동 까지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선배님..댓글 고맙습니다.
13단지 입니다.
14단지에
계속 사셨으면
소주한잔이라도
했을텐데....
서울에서의
카페모임에서
한 잔 기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