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집에 들어서자말자 칠칠치 못하게스리 대문 밑에 던져놓은 택배상자를 밟아버렸습니다.
평소에 워낙 조심설이 모자란 탓에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옆지기가 한 술 더 뜨네요.
제가 시력이 떨어져서 그런다나... 어쩐다나...
약기운이 떨어져서 그런다고 하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오늘은, 제가 숙맥, 바보, 천치, 등신, 맹추, 먹통이, 얼간이, 맹꽁이, 멍청이, 머저리, 칠뜨기,
득보기, 바사기, 째마리, 멍텅구리, 어리보기라는 것을 보여준 기념으로 우리말 편지를 보냅니다.
'칠칠맞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주로 '않다', '못하다' 따위와 함께 쓰여서,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를 때 씁니다.
그러나 사실 '칠칠하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좋은 뜻의 낱말입니다.
"일 처리가 민첩하고 정확하다",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다."는 뜻이죠.
따라서,
저처럼 덤벙대다 상자를 밟거나 물건을 엎지르면
'칠칠맞게 상자를 밟는다'고 하면 안 되고,
'칠칠치 못하게 상자나 밟는다'고 해야 합니다.
칠칠하다가 좋은 뜻인데,
일 처리가 민첩하고 정확하다고 비꼬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렇지 못하다고 나무라야 하니, 칠칠치 못하다고 나무라는 게 맞죠.
아내로부터 나무람을 당하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텐데...
고희가 되어서도 여전히 칠칠치 못한 나날을 보내고 있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