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든다(퍼 옴)
어머니가 위독한 요즘.
나와 가족들의 삶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오늘로써 31일째.
나, 아내, 누나는 생활을 전폐하고 어머니 간호에만 매달렸다.
서울을 떠나 시골로, 누나는 대전에서 시골로 와서 밤낮으로 간병한다.
충남 보령아산병원은 간호사가 부족하다며 간병을 보호자한테 맡기는 형태를 취했다.
보령아산병원과 시골 내 집과의 거리는 차량으로 거의 30분을 달려야 한다.
'차를 조심스럽게 몰아라, 차량사고가 나면, 차 없으면 꼼짝달짝 못한다. 늘 조심하라'고 거듭 말했다.
'내가 알아서 잘 한다고요' 하고 대꾸하던 아내는 오늘 드디어 차량사고를 내고 말았다.
비탈길을 오르면서 아파트 단지 안 도로변에 세워 둔 남의 차량 옆구리를 들이박았다. 대파, 내 차는 왼쪽 바퀴 쪽이 반파.
화가 나서 악 쓰고 말았다, 나는.
사고 현상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벌써 몇번 째냐구...
어머니 간병으로도 지쳐가는 나.
또 차량사고까지 내면?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면서 병원과 시골집을 오갈 수는 없을 터.
미치고 팔짝팔짝 뛰겠다.
이쯤에서 접는다. 살맛 안 나는 요즘이다.
병원비가 큰 부담되는 판에 또 남의 차량 수리비까지...
지난 3월 말에도 반파해서 남의 차까지 부셔먹더니만 또...
나는 내일 서울 강남성모원에서 '후발성 백내장 재발 레이저 치료'를 1차 받은 뒤 시골로 내려가야 할 터.
제발.... 내일 치료 간단히 끝내고 시골로 도로 내려갔으면 싶다.
2014.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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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쓴 일기를 퍼서 여기에 올린다.
보령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장기간 치료받으며....
뇌사상태... 마지막 순간에는 1인특실로 모셨다. 나한테는 하나뿐인 어머니.
돌아가신 날은 2월 25일 밤11시 15분.
아들이 혼자인 나는 퇴원수속을 마치면서 장례식장으로 연락하여 영구차를 부르고... 등을 재빠르게 처리해야 했다.
밤 11시 45분에 병원을 떠나서 시골 장례식장으로 내려갔고, 도착하니 다음날 01시를 넘었고.
다음날인 2월 26일 01시를 넘긴 시각에 장례식장에 도착했고, 종일토록 문상 온 손님을 받고.
돌아가신 사흘째인 2월 27일 오전에는 고향 선산으로 운구했고, 서낭댕이 느티나무부터는 상여꾼들이 상여에 모시고 산으로 올라갔고, 아버지 묘 한쪽을 파서 합장했다.
정말로 긴박하게 3일장 장례를 치뤘다.
장사 지내던 날.
새벽부터 ... 아침에는 왜그리 춥던지,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모두가 벌벌 떨었다.
산소마당 한 켠에 나무를 태워서 불을 피웠는데도 상주인 나는 가까이에 가지도 않았다. 벌벌벌.. 덜덜덜...
정말로 성질이 급하고, 성깔 사나운 나는 모든 것을 철저하게 관리통제를 했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지금도 내 삶은 똑같다.
늘 계획하고, 철저히 대비하고, 혹여 미처 계획하지 못했거나 돌발적인 사태에 응급조치를 하려면...
평소부터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해야 할 터. 습관이 몸에 배도록.
오늘은 2023. 2. 13. 월요일.
하늘이 흐리다. 그래도 날씨는 많이 포근해졌다. 봄이 서서히 다가오기에.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늘 시골로 내려가 있다.
이제 열이틀 뒤에는 어머니의 제삿날이 돌아온다.
나는 제사를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모신다.
제사를 모신다고 해도 한번 떠난 어머니는 지구에서 사는 나한테 잠깐이라도 만나려 오시지 않는다.
제삿날을 핑게로 내게는 한분뿐이었던 어머니를 한번이라도 더 생각한다는 것에 불과하다.
올봄 해동되는 3월 8일은 농협조합장 선거일.
1972년부터 농협조합원인 나는 이번 선거에도 투표하려고 시골로 내려갈 예정이다.
고향집에서 며칠간 머물면서 어머니의 무덤이 있는 서낭댕이 앞산에 올라서 절을 올려야겠다.
1982년 6월에 폐암으로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만나이 95살이 된 지 며칠 뒤에 세상을 어머니.
두 분을 함께 모신 무덤 앞에 서서 멀리 서해바다를 내려다봐야겠다.
가까이에는무창포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고, 멀리에는 원산도, 외연도 등의 섬들이 줄줄이 보일 게다.
섬 여행을 꿈꾸고 싶고...
잠깐 쉰다.
* 그 당시 내 눈이 아주 나빠졌기에 안과병원에 다니면서 자동차 키를 아내한테 넘겼다.
아내는 왜그리 교통사고를 자주 내는지...
2023. 2. 13. 월요일.
첫댓글 불행은 겹쳐서 온다해도
다 지난일이네요~
꿈꾸는 현실은 편안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제 삶에서 힘든 시기는 50 ~60대.
직장 말년이 가까워지고, 진급은 더디고... 자식 넷, 시골에서 혼자 사시는 어머니...
이런저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요.
왜그리 병이 많이 생기던지. 위장, 당뇨, 눈,이빨, 귀, 허리, 관절염/뼈...
퇴직한 뒤 십여 년이 지난 지금(70대)에는 잔병은 거의 없지요. 아마도 스트레스가 요인이었을 겁니다.
저도 예전에 집사람이 차 몰고 나가면 불안불안, 꽝~~어디 부딪쳤다는 사고소식뿐
정말 불안해서 못살긋떠라고요~~~ㅎㅎ 다 지나간 옛날 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아무래도 여자는 남자에 비하여 운동감각이 뒤떨어졌을 겁니다.
그래도 자기가 옳다는 식으로... 할말은 없지요.
자동차보험료가 잔뜩 올라가고.. 수리비이며...
지금은 제 아내도 운전 거의 안 합니다. 시골에 갈 때에만 운전할 뿐.. 제가 조수석에 앉아서 ....
아내는 왜그리 속력을 내려고 하는지..
저는 교통속도를 철저히 지키려고 하지요.
예상하지 못하는 돌발사고가 있을 수 있기에.
많은 일들이
아픔으로 다가 오네요
힘을 내십시요
화이팅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저는 10소년때부터 어머니와 떨어져서 객지에서 학교에 다녔지요.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은근히 스트레스로 받고, 퇴직한 뒤에서야 아흔살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했지요.
저는 50대, 60대초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여겨집니다.
직장후배한테 밀리는 아품(특정지역 텃세로 진급에서 계속 누락되고....), 왜그리 병이 생기던지...
직장을 벗어난 지금... 돌봐야 하는 어머니(아들은 나 혼자뿐)가 자꾸만 탈이 생기고...병원 119, 응급실 등...이.
지금은... 늙었군요. 많이도...
남자에 비해 여자가 기계에는 약한듯해요
저는 전에는 운전 하는게 재미나던데 요즘은 하기 싫어요
봄과함께 모든게 술술 풀리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댓글 그럴 겁니다.
코로나... 핑계로 자동차 여행을 극도로 자제했는데... 올해는 서서히 지방도로를 달려야겠습니다.
다 지난 날들이지만
지난 날들이 선명하게 떠오를 껍니다.
더욱이 어머니가 편안히 눈감는 날꺼정
병간호를 하셨으니.....
댓글 고맙습니다.
서울생활 부적응자인 어머니...
매2일마다 시골로 내려가서 어머니를 돌봐드려야 했지요.
어머니 병원에 입원시키고는.. 저는 병원 중환자보호자실에서 먹고 잤으니...오죽이나 눈총을 받았을까요?
하루 4차례 면회하려고...
지금은 그냥 다 아쉽군요.
아무것도 해 드릴 일이 없기에....
시집와서 시어머님 모시고 작년 7월
돌아가실때까지 편찮으셨던 시어머님
모셨던 저로선 지난 이야기지만
참 와닿는 글이네요
제목의 '힘이든다'
글 느낌이 그대로 이입되는
애쓰셨습니다~
시어머니를 모시려면 마음고생 몸고생 많으셨겠군요.
나를 낳아준 어머니도 아니고, 피 한방울도 섞이지 않았는도 지극정성으로 모시려면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겠지요.
함께 지낸다는 것이 때로는 무척이나 힘이 들지요.
특히나 며느리들은 더욱 그러하겠지요.
다 한때이더라고요.
지나고 보면...
너도 나도 모두가 자리바꿈을 하기에....
한 세대가 사라지고 또 한 세대가 자리매김하고 그렇게 흘러가나봐요
댓글 고맙습니다.
예....
세상이치에 맞는 댓글이군요.
늘 자리바꿈을 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