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자작리뷰] 현대오일뱅크 K리그클래식 2015 2라운드 FC서울 1-2 전북현대

[윤보미.]

전북은 괜히 1강이 아니었다. 전북의 위력을 느낄 수 있던 경기였던 동시에, 공격진의 교체로 나름대로의 희망도 발견했다.

초반 2연패의 쓰라림과 작은 희망 등을 발견한 전북전. 이제 재도약을 해야한다. 하지만 아직도 포항이라는 강적이 남아있다. 쓴 맛과 희망이 섞였던 전북전을 되돌아 본다.

선발라인업

(고요한, 고광민, 김현성. 이전 시즌 혹평받던 그들이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공격진의 재발견을 이뤄냈다.)

공격진의 변화가 있었다. 서울은 최전방 공격수에 정조국 대신 김현성을 선발로 내세웠다. 2선 자리에도 윤일록을 제외한 김민혁, 에벨톤이 제외되었다. 윤일록을 공격형미드필더로 배치한 서울은 좌우에 고광민과 고요한을 위치시켰다.

서울은 당초 수비적인 운영으로 실리를 챙길 것이란 예상과 달리, 홈 팬들 앞에서 전북을 상대로 거침없는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최강희 감독은 선발 명단에 에벨톤, 정조국 등이 없는 것을 보고 "역시나 수비적으로 나올 모양"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공격축구를 위한 공격진 교체 작업이었다.

전북의 공격력은 확실히 대단했다. 에두를 중심으로 2선에 이재성, 이승현, 에닝요 등이 서울을 거침없이 공격했다. 하지만 서울은 이를 잘 막아냈다. 아니, 전반전만 보면 그 이상이었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전북의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가했다. 이는 볼을 빼앗을 시, 빠른 역습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수비에 초점을 둔 건 사실이지만 그 수비를 가하는 위치가 상당히 높은 지점이었다. 서울은 전반부터 최전방 공격수 김현성부터 미드필더 고명진 등까지 활발한 운동량을 보였다. 이는 전반전 전북을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이어졌지만 결과적으로 체력고갈을 불러오기도 하였다.

후반전은 양상이 달랐다. 전북이 레오나르도와 이동국이라는 새로운 창을 꺼내들었다. 서울은 김원균이라는 새로운 방패로 맞섰다. 하지만 전북의 창이 더 날카로웠고 서울의 방패는 깨졌다.

후반 18분, 레오나르도가 박스 외곽에서 시도한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에두의 앞으로 떨어졌다. 에두는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서울도 반격을 위해 몰리나를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전북은 서울의 뒷공간을 잘 활용했다.

후반 25분 볼을 빼앗은 레오나르도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며 서울의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레오나르도는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에닝요에게 패스해주었고 에닝요는 손쉽게 추가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서울도 그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33분, 몰리나의 코너킥이 올라오자 문전 앞에서 혼전이 펼쳐졌다. 이 때 집중력을 가지고 공을 잡은 김현성의 슈팅으로 서울이 만회골을 뽑아냈다. 

번외게임격인 하노이전을 제외하면 서울의 공격진의 득점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인 제주 원졍 경기(11월 30일/윤일록) 이후 처음이었다. 홈경기로 계산하면 울산전(11월 16일/윤일록)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스트라이커의 골로 한정하면 부산전(10월 26일/박희성)까지 올라간다. 실로 오랜만에 스트라이커의 골이다.

이후 주도권을 잡은 서울은 경기 종료 시점까지 전북을 공략했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서울은 전북을 상대로 잘 싸웠지만 전북의 창이 더 날카로웠던 경기였다.

공격진 교체, 나쁘지 않았다

위에 언급한 대로 서울은 고요한과 고광민, 그리고 김현성이라는 새로운 공격 카드를 내세웠다. 셋 모두 지난 시즌 공격점에서 물음표를 받았던 선수다.

고요한은 지난 시즌 중앙미드필더로 주로 출장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현성 역시 여러 기회를 받았지만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고광민은 지난 시즌엔 윙백으로써의 능력을 보였을 뿐, 공격적인 활약은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공격진의 잇따른 부진으로 최용수 감독은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은 뒤지던 후반 32분, 심제혁 카드까지 사용하며 새로운 공격시도를 보였다.

셋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전방에서부터의 강한 압박과 거침없는 플레이로 전북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결정적으로는 김현성의 골이 터졌다. 위에 언급한대로 정규리그에서의 스트라이커 자원의 득점은 실로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박주영이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올라온데다 김현성, 심제혁 등 기존에 기용을 많이 못 받은 선수들의 맹활약도 이어지며 향후 경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다만 김원균 카드는 다소 아쉬웠다. 아직까지 경험이 전혀 없던 선수를 열세 상황에서 꺼내들은 것인데 차라리 최근 올림대표팀 소집훈련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심상민을 기용하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역시나 관건은 박주영

김현성이 오랜만에 득점을 뽑아냈지만 결국 꾸준한 득점은 정조국이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정조국으로는 ACL까지 병행해야하는 서울이 버거울 수 있다.

결국은 박주영이다. 애초에 박주영은 흥행카드로 영입된 것이 아니라 공격력 강화를 위해 영입되었다. 아직까진 몸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황이지만 많은 이들이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전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3년 반 동안 보여주었던 활약과 AS모나코에서의 활약상은 그를 충분히 기대하게 만든다. 비록 실패로 기억남게 되었으나 아스날, 셀타 비고, 왓포드 등 유럽 빅리그를 경험했다는 선수라는 점도 K리그에서 충분히 강점이 될 수 있다.

박주영의 활약은 FC서울을 넘어 K리그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미 K리그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들까지도 박주영의 이름을 듣고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향하기도 하였다. 그가 대활약을 한다면 이런 상황은 더 늘어날 것이다. 서울의 반전과, K리그의 흥행을 위해서 박주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서울의 반전 열쇠의 주인공 박주영. 그가 살아나야 서울도 살아날 수 있다.)

Next match : ACL 조별리그 3차전 VS 웨스턴시드니

웨스턴시드니에게는 갚아야할 빚이 있다. 서울은 지난 해 ACL 4강에서 시드니에 0-2로 패하며 결승 티켓을 내준 바 있다. 더구나 단순히 복수를 넘어 2위 싸움을 위해서라도 시드니는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하지만 시드니가 ACL 우승을 할 때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서울이 데얀, 하대성, 김주영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잃은 것과 마찬가지로 시드니 역시 ACL 우승멤버 대부분이 팀을 떠났다. 최근 상황도 좋지 못하다. 최근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시드니는 최근에야 1승을 챙기며 부진한 모습이다.

현재 H조에서 골득실 차이로 2위를 달리고 있는 시드니이기에 이번 경기는 단순한 자존심 싸움을 넘어 2위 결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서울 역시 최근 2연패를 기록하며 침체기이기에 반드시 시드니를 넘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

리그에서 이미 2연패를 기록한 서울은 3라운드에서 승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3라운드 상대는 외인들을 영입하며 한층 더 강해진 스틸타카로 돌아온 포항이다. 이런 강적을 상대하기 전 먼저 시드니를 꺾고 상승 기류를 타야 한다.

자존심 싸움과 분위기 반전, 그리고 놓칠 수 없는 2위싸움까지. 많은 것이 얽혀있는 시드니전. 반드시 이겨야할 경기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