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아침을 여는 음악 4월 6일(화)*
▲나무 노래, 나무 이야기②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
(도토리나무에 노란 리본을!)
◼Tony Orlando & Dawn
(토니 올란도 & 돈)
◀Aspengrow(사시나무 광채)
◼John Denver(존 덴버)
◀Willow(버드나무)
◼Taylor Swift(테일러 스위프트)
◀실버들
◼미라클라스
◉숲을 거닐다 보면
키 작은 도토리나무와
얼른 보면 소나무 같은
어린 잣나무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사람이 직접 나무를 심기가
쉽지 않은 곳에서도 발견되는
이 친구들은 대부분
도토리와 청설모가 심은(?)
어린나무들입니다.
사람처럼 식목일을 정해놓고
심은 것이 아니라
평소 나무 심기는 그들의
일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도토리나 잣은
이들의 식량입니다.
이들도 예비식량을 여기저기
저장해야 합니다.
이들이 나중에 먹으려고
땅속 이곳저곳에 나름대로
몰래 묻어놓은 씨앗 가운데
찾아서 먹는 것은 25% 정도입니다.
100개 중 25개는 찾아서 먹지만
나머지 75개는 찾지 못해서
여기저기서 싹을 틔우게 됩니다.
그 정도 찾아 먹으면
머리가 좋은 편으로 봐야겠죠?
◉다 자란 도토리나무,
즉 참나무는 일 년 동안에
문제가 되는 이산화탄소를
2.5 톤 정도 흡수합니다.
30년 된 참나무와 잣나무, 소나무가
탄소 흡수에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다람쥐와 청설모는
탄소중립에 1등 공신인 셈입니다.
흔히 청설모 때문에 다람쥐가
많이 사라졌다고들 하지만
둘은 천적 관계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친구입니다.
◉우리가 참나무, 참나무하고
얘기하지만 그런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없습니다.
다만 참나무 속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나무를 통상
그렇게 부를 뿐입니다.
갈참, 졸참, 신갈, 떡갈, 상수리 등
종류도 많습니다.
잎 모양도 도토리 모양도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열매로
도토리를 가져서 도토리나무로
부르기도 합니다.
통칭해서 참나무라고 부르는 것은
쓰임새가 많은 유용한 나무여서
‘참’이라는 접두어가 붙었습니다.
◉참나무 한그루는 주변에 있는
100여 종의 생명을 먹여 살립니다.
겨울에는 다른 생명을
보살피기 위해 사랑방을
만들기도 합니다.
도토리로 거위벌레를
키워주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도 더 없이 보탬이 되는
나무입니다.
오크통을 생각해보면 목재로도
으뜸입니다.
땔감으로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실내 난로용 연료로는 거을음때문에
참나무와 자작나무만 가능합니다.
게다가 버섯을 키워 사람에게
유용한 먹거리를 제공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이 나무는
‘참’나무 대우를 받습니다.
Oak Tree를 나라의 나무,
국수(國樹)로 지정한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여러 나라입니다.
미국의 이이오아와 메릴랜드, 일리노이 등
여러 주는 州의 나무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Oak Tree는 미국에서
우리나라의 느티나무처럼
마을 어귀에 버티고 선
마을 상징 나무로 여겨집니다.
◉잘 알려진 ‘오래된 도토리나무에
노란 리본을 매어 달라’는 노래가
바로 그런 배경에서 등장했습니다.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는
1973년에 발표돼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히트곡입니다.
교도소에서 풀려난 사람이
옛 애인에게 자신을 받아준다면
마을 어귀의 도토리나무에
노란 리본 한 개를 달아 달라고
얘기하는 노래입니다.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이 노래는
100개의 노란 리본이 달리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여기서도 행복역할을 하는
나무가 됩니다.
https://youtu.be/hyGpSs1Y75I
◉나무들이 대부분 햇빛을 좋아하지만
사시나무는 특히 햇빛을 좋아하는
극양수(極陽樹)입니다.
사시나무 앞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흰 솜털이 가득합니다.
이 잎이 햇빛을 받으면
반짝이며 빛을 발합니다.
대신에 잎자루가 긴 이 잎은
바람이 불면 심하게 흔들립니다.
‘사시나무 떨 듯하다’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햇빛이 많은 지역에 자라는
이 나무의 잎이 떠는 것은
나름의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햇빛으로 달궈진 잎을 식히고
뿌리로부터 물을 끌어
올리려는 데서 나온 동작입니다.
◉존 덴버가 살았던
콜로라도 로키산맥 근처의
마을 이름은 사시나무,
아스펜(Aspen)입니다.
사시나무가 워낙 많아서
원래 동네 이름 Ute를
사시나무를 일컫는 아스펜으로
바꾸었습니다.
존 덴버는 이곳에서 로키의
자연과 함께 살다가
결국 운명도 같이했습니다.
◉겨울의 아스펜을 노래했지만
햇살에 반짝이는 사시나무 잎을
떠올리게 되는 존 덴버의 노래
‘Aspengrow’(아스펜 광채)입니다.
https://youtu.be/J4BUU9XTm0Q
◉사시나무는 엘크에게
자신의 수액을 제공하는 등
주변의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합니다.
버드나무도 주변의 생명을
보살피는 데 참나무나 사시나무에
뒤지지 않습니다.
겨울 동안 혹 모양의 사랑방을 만들어
여러 생명이 살아갈 터전을
제공합니다.
버드나무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기를 쓰지 않습니다.
습하고 안정한 물가에 자리잡고
척박한 환경을 변화시킵니다.
그러면서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물속 생명들에게도 도움을 줍니다.
◉버드나무가 사람에게 주는
도움은 더 결정적입니다.
아스피린이 바로 이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된 물질로 만든
약이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동시에 사람에게 봄을 알리는
전령사의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봄을 유색(柳色)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버드나무를 희망의 나무라
부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버드나무’,‘Willow’를
제목으로 내세워 빌보드 싱글 1위를
차지했던 테일러 스위프는
지난달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본상인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그녀의 삶을 버드나무에 비교하며
남자 때문에 버드나무가
뿌리째 흔들린다고 노래했습니다.
하지만 유연한 버드나무 가지는
아무리 바람이 흔들어도
부러지거나 꺾어지지 않습니다.
그녀의 사랑도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지난달 그래미 시상식
축하공연으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wXRjOWSWSx0
◉버드나무의 종류는 많습니다.
수양버들 능수버들 갯버들 등..
실버들은 가지를 실처럼 늘어뜨린
수양버들의 모습에 붙은 이름입니다.
가수 인순이가 희자매 활동할 때
부른 ‘실버들’은 귀 기울여
들어보면 나이 든 사람에게는
노랫말이 더 와 닿습니다.
이미 조선 시대 시조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녹양(綠楊)이 천만사(千萬絲)인들
가는 춘풍 잡아매며
탐화봉접(探花蜂蝶:꽃을 찾는 벌/나비 )인들
지는 곳을 어이 하리
아무리 사랑이 중한들
가는 님을 잡으랴’
조선의 명재상 이원익의 시조입니다.
이 시조를 떠올리며
미라클라스가 부르는 ‘실버들’을
들어 봅니다.
https://youtu.be/sxRxVW1Y-OI
◉아침이 다소 쌀쌀하긴 하지만
영하로 내려가는 꽃샘추위는
없을 듯합니다.
나무 노래와 이야기는
기회가 생기는 대로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