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을 보면
김옥춘
열병의
열꽃 같아
열정의
가슴 같아
이별의
아픔 같아
죽음 앞의
두려움 같아
다 버린 사람의
미소 같아
지는 해의
노을 같아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인생 같아
아직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은
나 같아
참회하는 마음의
눈물 같아
햇살이 들어가 살다가
문 열고 나오는 것 같아
단풍이 그래
낯붉히지 않고
사랑을 어찌하겠냐고
말하는 것 같아
눈 붉히지 않고
이별을 어찌하겠냐고
인연의 끈을 놓아야 하는 죽음 앞에
어찌 입술이 타들어 가지 않겠냐고
가을이
가을 단풍의 고운 빛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
경건하라고
내 삶 앞에
늘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2006.11.15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들을 수만 있다면
말할 수만 있다면
볼 수만 있다면
살 수만 있다면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행복한 사람입니다.
2010.9.2
이 글을 잉태한 곳: 쥬네브상가 29-811 버스정류장
이 글이 태어난 곳: 대한민국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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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친구는 너였다.
손잡는다고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응원한다고
힘든 산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
잘한다는 말 고맙다.
일으켜준다고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지만
흙 털어주는 네가 고맙다
물 모자란다고
당장 숨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생명수를 건네주는 네가 고맙다
혼자 간다고
다 길 잃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준 네가 고맙다
말 한마디 안 한다고
우울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 건네준 네가 고맙다
이름도 모르는 네가
나이도 모르는 네가
친구 하나 없는 내게
오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고맙다.
2004.9.19 월악산에 다녀와서
이 글을 잉태한 곳: 월악산국립공원
이 글이 태어난 곳: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출처: 향기있는 좋은글 원문보기 글쓴이: 행운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