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읽는 오늘의 詩 〈1749〉
■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파블로 네루다, 1904~1973)
당신은
해질 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을 그대로 간직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부드러움을 가진 그대여
그대의 생명 속에는
나의 꿈이 살아 있습니다.
그대를 향한 변치 않는 꿈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사랑에 물든 내 영혼의 빛은
그대의 발길을
붉은 장밋빛으로 물들입니다.
오, 내 황혼의 노래를 거두는 사람이여
내 외로운 꿈속에 사무쳐 있는 그리운 사람이여
그대는 나의 모든 것입니다.
석양이 지는 저녁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나는 소리 높여 노래하며 길을 걸어갑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영혼은
그대의 슬픈 눈가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대의 슬픈 눈빛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 1924년 스페인어 시집 <Veinte poemas de amor yuna canción desesperada> (20개의 사랑의 시와 절망의 노래)
*가을이 깊어 가는 요즘, 오랜만에 외국의 번역시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남미를 대표하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의 작품이 그것인데, 그는 남아메리카 칠레 출생의 세계적인 시인으로 민중시인, 사랑의 시인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칠레 공산당을 대표하는 성공적인 정치인으로도 활동하였으며 197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문학적인 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시인이었습니다.
네루다는 일상에서 만나는 보통 사람들의 사랑과 희로애락의 묘사는 물론 사물들의 평범하고 소박한 모습,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과 나무, 식탁에 오르는 채소와 과일에 이르기까지 따사로운 정감을 갖고 풍부한 감정으로 표현하여, 지금도 민중들에게 크게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 詩는 자신의 전부이며, 꿈을 이루게 해주고 영혼을 일깨워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뜨거운 사랑을 고백하는 작품입니다. 여기서 사랑하는 존재는 실존하는 임일 수도 있지만 종교적 절대자를 가리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록 번역된 시문이긴 하나 부드럽게 읽히는 문장속에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는 듯 가슴에 닿습니다. 역시 사랑하는 감정은,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군요.
그나저나 벌써 오늘이, 9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