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젊은 작가 박서련 단편 ‘당신의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에서 보는 우리의 교육 현실
민병식
박서련 작가는 1989년 철원 출생으로 제 15회 대산 청소년문학상 금상, 제 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미키마우스로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 체공녀 강주룡으로 2018년 한겨레 문학상, 2021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며 현 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상징되는 작가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첫 소설집 ‘당신의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의 표제작 이기도 하다.
사진 네이버
이 작품은 아이를 위해서 무엇이든 하려는 성장기의 아들을 둔 엄마의 시점으로 쓰여진 소설 이다. 아들의 이름은 지승이며 초등학교 5학년이다. 어느 날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회장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며 거실 바닥에 책가방을 내 팽겨 친다. 아들의 라이벌인 경헌이 나오지 말라고 했단다. 회장출마 자격을 두고 게임으로 승부를 가르자고 한 경헌,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지만 게임을 못해 전교회장을 못나가는 아들, 엄마는 아들을 위해 게임 과외를 받게 한다. 처음에는 명문대 남자 대학생이 왔으나 성희롱을 한다. 다시 여 선생님으로부터 게임을 배운 엄마, 게임 과외까지 받으며 실력이 일취월장한 엄마는 아들의 아이디로 접속하여 라이벌인 경헌을 게임에서 요즘 아이들 말로 발라버린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게임 못하는 남자를 놀릴 때 여자 이름을 붙여 '혜지'라고 부르는 것도 알게 되고 자기 아들한테 '돼지'라고 놀리는 경헌에게 화가 나 사실은 자신이 대신 게임을 한거라고 왜 자신의 아들을 괴롭히는지 따지려한다. 그러나 비속어 제한으로 '엄마'를 사용할 수 없다.
“나 지승이 xx인데,”
‘왕따’는 지금 시대에도 계속 되고 있다. 목적도 없고 이유도 없다. 작품 속 아이처럼 게임을 못한다고, 공부를 못한다고, 운동을 못한다고, 심지어는 조용한 성격이라고, 별의별 이유가 다 있다. 가장 고귀하고도 소중한 ‘엄마’라는 말이 넷 상에서 욕이 되는 세상, 우리는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친 걸까. 흔히, 왕따로 인한 폭력 사건 등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때 마다 입시 교육 위주의 암기식 교육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망친다고 떠들어 댄다. 요즘은 아이 들이 더 똑똑해서 학교 선생님 알기를 우습게 안다. 얼마전 교실 붕괴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져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한 남학생이 여교사가 수업 중인 교단에 올라가 드러누워 교사를 촬영하는 듯한 모습, 또 다른 영상에서는 남학생이 웃옷을 벗고 앉아 수업을 듣는 모습이 보인다. 모두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교실의 최근 모습 중 하나다. 학교 측의 해명을 보자면 담임교사하고 친하게 스스럼없이 지내서 얘가 약간 버릇이 없어졌던 것 같다고 한다. 수업 중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교단으로 올라갔고, 휴대폰으로 검색을 한 것일 뿐 선생님을 촬영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이것이 학생의 행동을 대변하는 관리자의 해명이다.
지금껏 과도한 체벌을 없애겠다고 만든 학생 인권조례니 인권이니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를 말하지 않는 교육을 해왔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 누구를 탓할까. 세상 살기 힘들다고 경쟁에서 지면 도태된다고 돈 없으면 살기 힘들다고 남을 짓밟고 올라서는 생존경쟁의 승자가 되라고 가르치면서 세상이 어떻게 되는 자신들의 안위와 부귀영화만을 추구하는 어른들이 이 학생들의 태도와 무엇이 다른가. 작품의 엄마는 왕따를 당하는 자식을 위해 게임까지 배워가며 자식을 위해 혼신의 힘을 불사른다. 그런데 돌아온 것이 여성혐오다. 지금 교육의 힘이다.
사진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