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관하여 얘기한다는것은 참으로 미련한 것이다 다만 이걸
자랑하는게 절대아니다 나의 후배들과 자라나는 젊은이들은 그래서
는 않된다는걸 거울삼아 내 경험담을 얘기해 본다
나는 젊었을적에 무식하게도 술을 마셨다 체구는 쪼꼬만 놈이 웬
술을 그렇게 마셨나? 글쎄 나도 모르겠다 그놈의 술 때문에 여러번
“혼”도 났었다 그러니까 1982년쯤 일꺼다 오랜만에 친구셋이서
만났다 그때만해도 우린 술집을 갈줄 전혀몰랐던터라 동네의 구멍
가게에서 술을 시작했다 안주는 “구멍가게”에서 흔히팔고있는
꽁치와 고등어통조림(당시 펭귄표)과 바다우렁(골뱅이 종류)등이
가게집 안주다 지금처럼 좋은안주는 아예 있는줄도 모르던 시절
이었는데 그당시 소주 한짝이 (진로기준) 40병이 한짝이다 셋은
구멍가게 한쪽에서 술판을 별려놓고 마시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
을까? 주인 아저씨가 “우리 문닫아야 되는데!” 하고 얘기하자 친구
가 “아저씨 문을 한쪽만 열어놓세요 조용히 마져먹고 갈께요”
사실 동네사람인지라 주인아저씨도 별 걱정않하고 덧문 한 개를
남겨놓고 가게에 달린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하며
밤새 두꺼비를 깠다 그러다 보니 소주 한짝이 어느새 하나도 안남
고 없어진터라 벽에진열해놓은 술마져 갖다 마셨다 그러니까 한짝을
셋이먹고도 모자라 벽에 진열되어있는것까지 마치 제집인냥 척척
가져다 쳐먹은것이다 그리고 있는데 날이 훤~~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이제 술도 동 이나고해서 셋은 헤어졌다 나는 그후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고 세상모르게 잔것같았다 그런데 눈이 몹시부셔서 얼굴을 찡그
리고 일어나다가 머리가 뭔가에 부딛치는듯 했다 그게 어떻게 됐냐면!
당시에 구멍가게에는 평상이 있었는데 낮에는 물건들을 그 위에 올려
놓고 밤이면 들여가는 그런평상이다 아마 상상이 가리라 본다 내가
바로 그 평상밑으로 들어가서 세상모르고 잤는데 아침해가 뜨니 햇볓이
드문드문 짜여진 평상사이로 들어와서 눈이 부셨던거였다 나는 “아이구”
하며 평상밑에서 기어나오는데 마침 가게주인 아주머니가 물건을 진열
하려고 나오다가 내가 나오는걸 보고 깔깔대며 배꼽을 틀어쥐고 웃는게
아닌가? 그평상밑엔 오랜 먼지가 많이쌓였는데 그속에서 뒹굴었으니
꼴이 어땠겠나? 마치 “인절미”를 썰어서 고물에 뭍히듯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꼴을 보고는 깔깔대고 웃은것이다 그것까지도 괞찮은데 동네
아이들이 학교가다가 그꼴을 보고는 “까르~르 꼴깍”하고 웃어댔다
아~~챙피한건 둘째치고 옷전체가 인절미 콩고물이 뒤범벅된지라 어쩔
줄모르고 있으니 가게집아저씨가 빗자루를 들고나와서 털어주면서
“이넘들아 밤새술을 처먹는놈들이 어딨냐? 빨리 집에가” 한다
그렇게 술을마시고 하루종일 누워서 끙끙 앓았다 나중에 친구놈들한테
물어보니 그들도 똑같이 앓아 누워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후 몇 달쯤
지나서인데 또 그만큼의 술을많이마시고 잠이들었는데 자다가 뭔가 섬뜩
한게 느껴져 보니 비가오고 있었다 그때난 웬일인지 개울건너 친구네논에서
논두렁에 대자로 벌리고 양발을 물에담근채 자고있던거다 비가오는바람에
잠이깨었는지라 으스스추웠다 에~~취 사실 지금 그렇게 마시면 다음날
바로 초상이다 옛날 한참팔팔할때니까 그렇지! 술을 적당히 마셔야한다는건
알고있었지만 그게 맘대로 지키기가 어디 쉽나? 아묻튼 요즘 신세대들은
그렇게 “무식”하게 술을 마셔선 않될것이다 그렇게 마시는이들도 아마 없지
싶은데 혹시 있다면 충고로 하는 얘기다
두 번째 안주를 안먹는놈들
수원에 한국공군 10전투비행단이 있다 그런데 어느땐가 미군(공군)이 들어왔다
그들은 한국군과 달리 주말(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외출하느라 쏟아져 나왔다
부대앞 가게와 맥주집들은 부산했는데 일부 미국병사들은 구멍가게에서 술을
사서 마셨다 그런데 이놈들은 술을 마실 때 안주를 않먹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평소식사가 거의 “고기”다 우리처럼 1년에 한두번 고기먹는게 아니고 “줄장”
고기를 입에달고사니 안주가 뭐 필요하겠는가 그들은 간식으로 “육포”를 질겅
거리며 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미군들은 사병도 월급이 많았다 그에비해 “소주”
값은 엄청쌌다 소주한병에 그당시 300원(25도 진로) 이었으니까 얼마나 싼가?
그래서 그들은 안주도없이 깡쇠주를 들이키며 “코리아 넘버원”을 외쳐댔다
왜냐? 단돈 1달러를 가지고 취할수있는나라는 “한국”뿐이란다 그렇게 양주에
비해 “순”했던 소주를 처마시고는 그다음날 골이지끈지끈거려! 어지러워,
속도쓰려, 울러울렁대! 이넘들 한국의 쐬주를 우습게 알았지? 대뜸
“오~~우 쏘주? 노~노” 하면서 고개를 흔들어댄다 혼났지 이넘들 어딜감히
안주도 없이 쐬주를 쳐먹어? 다음날 친구가 소주한잔하자고 하니까 두손을
“홰홰” 내두르면서 Oh! No No Soju nono"하며 진저리를 쳤다고한다
안주를 매운 고추장을 줘야하는건데~~~하하하하
한국사람이 그렇게 술마시면 1년도 못산다 자나깨나 "술조심"
--- 간만에 구라를 안털었다 ---
첫댓글 인당 25도 소주 15병 가량을 마셨다니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주량입니다.
가득 따른 잔수가 무려 100개가 넘습니다.
과시 국가대표급 주객이십니다. 하하하
술은 조상이 내려준 가장 복된 음식이라고 합니다.
그로서 제사를 모시고 음복을 하는 까닭입니다.
이로 미루어 술이 예의 최핵심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항상 알맞게 마시고 지나침이 있어선 안될 것입니다.
물흐르듯 써내려간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참고로 一不可 三小 五宜 七可 九足을 소개해드립니다.
한잔은 안되고. 석잔은 적고. 다섯잔은 의당하고. 일곱잔은 이제 됐고. 아홉잔은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마시면 곤란합니다. 하하하
왜 홀수로 마시는지는 생략합니다.
그리마시고도 살아있음은 기적 아닐까요? 지두 한술 한다고하는데 드신양을보면 기도안차네요
제가 실제경험한건데요 약 15년전에 비슷한또래 한사람이 앉은자리에서 8병을 마시고도
더 마시구싶어 꺼덕대는걸 두눈으로 똑똑히 봤걸랑요~~~ㅎㅎㅎㅎㅎㅎ
저도 이 시간에 맥주 한캔 하고 있습니다
여자인데요
한창 마실댄 소주 한병 정도로 마셨는데 ㅎㅎ
근데 님은 너무 마신것 같네요
근데..
재미 있어요 글이 추억담이요 ㅎㅎ
아니죠! 괞찮습니다 왜냐 어차피 구라니까요!! ~~ㅎㅎㅎㅎ
술 술 다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많이도 먹었는데
그시절이 그립습니다. 다시 원위치로...
술에 살다 술로인해 죽음을 거스린 우리홍당의 대장땜서리 술이야기만 하믄요 그냥 죽은목숨이닷 하고 도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