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kyilbo.com/sub_read.html?uid=343715§ion=sc30§ion2=
인류의 역사는 힘의 사용과 그로 인한 변화로 점철되어 왔다. 그러나 그 변화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히 물리적 강제력이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움직이는 문화적 힘이 중심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유명한 격언은 바로 이러한 문화의 본질적 힘을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칼과 창으로 세운 제국들은 오래지 않아 무너졌지만, 문화를 통해 심어진 사상과 가치는 세대를 넘어 전해져 왔다. 20세기 초, 우리 민족이 일제강점기라는 암흑기를 겪었을 때도,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문화와 정신’이었다고 본다.
백범 김구 선생님의 ‘나의 소원’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높은 문화'는 물질적 풍요나 군사적 강대함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실현하는 데 중심이 되는 정신적 풍요를 의미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 김구 ‘나의소원’ 중에서
필자는 문화의 힘과 물리적 힘은 다른 차원에서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물리적 힘이 사람들의 몸을 제압할 수는 있어도, 마음과 생각을 지배할 수는 없다. 반면, 문화는 보이지 않는 실처럼 사람들의 내면을 연결하고, 가치와 이상을 공유하게 만든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단순히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변화에 참여하게 되고, 더 나아가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한국 문화, 즉 'K-컬처'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문화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영화, 음악, 음식,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세계인들은 한국의 가치와 정서를 경험하게 되고,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성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는데, 문화를 통해 세계가 연결되고, 공감의 지평이 확장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춰 서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가지는 진정한 힘을 계속 탐구해야 한다. 문화는 단순히 소비되고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와 혁신으로 이어져야 하고, 그 중심에는 인류애와 평화,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님이 꿈꾸셨던 "높은 문화의 힘"이 바로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론적으로, 문화의 힘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고, 새로운 역사를 쓰는 동력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격언처럼, 문화는 사람들 간의 공감과 연대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우리는 문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손에 쥔 '펜'으로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갈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