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벌써 12월이다. 올 한 해는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저소득층을 비롯한 일반
서민에게는 더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더욱이 며칠 전 한국개발연구원이 내놓은 내년도
경제전망조차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러다 보니, 돈이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인지 생각에 잠기게 한다.
돈-Money. 
‘돈-많이’ 있는 곳은 분명 은행이다. 하지만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은행 문턱은 높기만
하다. 그래도 명절 때가 되면 체불임금을 위해 우선적으로 중소기업이나 하도급업자에게
저리로 금용혜택을 준다는 곳이 바로 은행이다 보니, 지역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기관인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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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 지역에는 대구은행이라는 국내 최고의 지방은행이 있다. 지점만 160개가 넘는다. 분명 최고가 될 만한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이러한 지점을 총괄하고 있는 대구은행 본점(수성구 수성동2가·사진)의 입지를 풍수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먼저 대구은행 본점의 출입문은 일반적인 출입문과 달리 고객이 밀고 들어가서, 당기고 나오도록 설계돼 있다.
즉 고객이 들어올 때는 쉽게 밀고 들어오고, 나갈 때는 당겨서 나가도록 되어 있다. 이는 은행의 영업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
로, 출입문에 대해 ‘풍수적 비보’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출입문의 풍수적 의미는 생기(生氣)가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다. 은행이란 돈이 움직이는 공간이므로 고객의 출입빈도에 따라
영업이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고객이 들어오고 나가는 출입문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예전의 어른들은 빗자루로 마당 청소를 시킬 때 집 안쪽에서 바깥쪽인 대문방향으로 먼지를 쓸지 못하게 했다. 반드시 대문
에서 집 안쪽으로 먼지를 쓸어 담도록 시키셨다. 내 집안에 쌓여 있는 먼지조차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꺼리는 것에는
출입문의 방향성이 기의 흐름을 머물러 존재하도록 하거나 빠져나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집 안쪽으로 쓸도록 해 집안의 지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풍수적 사고를 대구은행이 출입구에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 입장에서 본다면, 고객이 쉽게 밀고 들어오는
형태는 고객의 기가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은행으로 들어오는 것을 뜻하고, 고객이 당기고 나가는 형태는 은행 내에 머물고
있는 재물의 기가 확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는 의미가 된다. 잠시 동안이나마 고객의 기를 머물게 한 후 빠져나가게 하는
효과를 얻고자 함이다.
그런데 혹자는 이러한 출입문 설계를 방범상 이유에 불과하다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분명한 생각이다. 고객
한 명마다 머무는 시간은 불과 몇 분이 채 안 되지만, 하루 방문하는 고객의 숫자를 따진다면 무시 못할 시간이 되기 때문이
다.
일부 은행의 경우 출입문이 자동문으로 설치된 곳도 있다. 이 경우 은행은 들어올 때는 자동으로 열리게 하고 나갈 때는
스위치를 작동하도록 설치해야만 복이 들어오고 기가 잠시라도 더 머물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대구은행 본점의 입지를 풍수적으로 보면, 지하철 2호선 대구은행역이 머무는 공간에 있다. 기가 머물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입지다. 정사각형 토(土)형태의 땅에 건물형태는 상승기운을 가진 목(木)형상으로 우뚝 솟아 있으며, 건물의 입지는 북좌
남향(北坐南向)의 동사택건물이다.
정문의 출입구는 동북방위, 출구는 서남방위에 위치하도록 설계돼 있다. 풍수에서 방위를 부(富)·귀(貴)·손(孫)으로 나누는데
, 부의 방위는 진(辰·동남)·술(戌·서북)·축(丑·동북)·미(未·서남)이며, 오행(五行)의 토(土)가 된다. 즉 본점의 땅 모양은 정사각
형의 토의 기운이며, 출입구의 방위는 재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공간 모두가 토(土)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곳의 건물형태
는 땅을 제압하는 목극토(木克土)의 상극을 이루어야 하는데, 본점의 입지가 토의 강한 기운을 목(木)형의 건물형태가 제압하
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극의 입지공간은 풍수적으로 본다면, 건물 내에 속한 구성원들을 통솔하기 위해서는 ‘강한’ CEO가 경영해야만 건물
의 지기를 받아 본점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의 이 자리는 대구농고가 입지한 곳으로 땅의 속성에 맞게 자리잡은 곳이다. 물론 시대적인 영향에 따라 이전을 하였지
만, 결국 강한 지기를 제압하지 못해 이전하게 된다는 것이 바로 터의 이치다.
대구은행 본점 건물의 서편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 ‘S’자 형태의 터널형식으로 꾸며지고
있다. 필자에겐 물이 흐르는 형상으로 보여졌는데, 이것은 소통의 상징성을 의미한다. 아마도 점화되는 12월3일은 대구시민
의 마음이 서로 소통되어 따뜻한 연말로 환히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053)754-8200
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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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락의 풍수로 본 명당] “옛날엔 집안의 먼지를 쓸 때도 방향이 있었다”…대구은행 본점 출입문의 비밀
으뜸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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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0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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