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부 화엄경 입법계품 강설 (무비 스님) - 3. 삼매(三昧)에 들다 - (1) 사자빈신(獅子頻伸) 삼매에 들다

[사람들]

화엄경 입법계품 강설

(무비 스님)

  3. 삼매(三昧)에 들다

  (1) 사자빈신(獅子頻伸) 삼매에 들다

  爾時에 世尊이 知諸菩薩心之所念하시고 大悲爲身하시며 大悲爲門하시며 大悲爲首하시며

  以大悲法으로 而爲方便하사 充徧虛空하사 入師子頻申三昧하시니라

  그 때 세존께서 보살들의 생각을 아시고, 큰 자비로 몸이 되고 큰 자비로 문이 되고 큰 자비로 머리가 되고

  크게 자비한 법으로 방편을 삼아 허공에 가득히 사자빈신삼매(獅子頻伸三昧)에 드시었다.

  부처님께서는 법을 청하는 보살들의 생각을 아시고는 허공에 가득 차는 큰 자비를 일으켜서

  법을 설하고자 한다. 정말 그러하다. 진정 자비가 없으면 법을 설할 수가 없다.

  조금이라도 남을 위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베풀 수 있지, 남을 위한다는 마음 없이는 베풀지 못한다.

  생색내기 좋아하고 이름 내기를 좋아해서 베푸는 행위를 하는 중생이라도

  그래도 얼마만큼은 남을 순수하게 위한다는 마음이 섞여 있는 법이다.

  우리 같은 중생도 얼마만큼은 자비가 있는데 하물며

  온 중생의 마음을 다 포섭하고 있는 부처님의 자비는 얼마나 크겠는가.

  ‘너희 중생들의 아픔과 고통은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

  너희들이야 아프든지 말든지 나는 깨달았으니까 되었지.’

  이렇게 부처님이 중생들과 따로따로 떨어져서 생각을 하면 법을 설해 주지 못한다.

  부처님께서는 중생과 한 몸으로 보니까 중생중생마다 가지고 있는 고통을 모두 덜어 주기 위해서

  허공만큼이나 가득 찬 자비로써 필요한 법을 설해 주시는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법을 설하기 전에는 으레 삼매(三昧:Samādhi)에 드신다.

  삼매란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산란하지 않은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우리 불자들이 닦아야 하는 계(戒). 정(定). 혜(慧)의 삼학(三學)에서 정(定)과 통하는 것이다.

  우리들도 아무리 조그만 일을 시작하더라도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힌 다음 일을 시작하는 게 보통이다.

  마음이 안정이 되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가 있다.

  이것처럼 부처님께서 영원히 꺼지지 않는 감로법을 설하시는 데에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법화경』을 설하시기 전에는 ‘무량의처삼매(無量義處三昧)’에 드셨고,

  이「입법계품」을 설하시기 위해서는 ‘사자빈신삼매(獅子頻伸三昧)’에 드신다.

  사자빈신삼매라는 뜻은 ‘사자가 기지개를 켜는 삼매’ 라는 뜻이다.

  백수의 왕인 사자가 웅크리고 있다가 아무 데도 거칠 것이 없이

  활짝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한 번 상상해보라.

  산하대지 전체가 자기의 것인 양 아무 걸림이 없고 너무나도 상쾌할 것이다.

  온 우주의 진리를 체득한 부처님께서 드신 삼매이니 사자가 거침없이 기지개를 켜는 것처럼

  당당하고 무애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