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2시, 남산 국악당에서 <전국 다문화 어린이 합창대회>가
열렸습니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서, 본선에 오른 그들은 실력이 아주 좋아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중창부문 7팀, 합창 부문 9팀..전북 진안,
경남 진영, 순천, 전남 운남 등 멀리서 온 꼬마들은 새벽 5시부터 상경하느라
지쳐있었으나 무대에서는 오히려 생기를 잃지 않았습니다.
남산 야외음악당은 이미 오래전 없어졌지만, 한옥마을을 거쳐서 남산쪽으로
들어가노라면, 새로 지은 남산 국악당이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마주치는 똘망한 눈망울의 귀여운 어린이 출연진들.
아문단(아시아문화중심도시) 이병훈 추진단장님을 로비에서 만났습니다.
8월에 열리는 아시아 월드뮤직 페스티벌 준비에 분주하신듯 했습니다.
극장안은 각팀의 독특한 의상과 웃음, 긴장감, 설레임이 천정 위로 붕붕 떠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지도교사들도 인터뷰에 응하고 있네요, 거의 두세달 합창 연습을 했다는 군요.
대부분 초등학교팀이지만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나 경남이주민 노동복지센터,
순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온 팀들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다문화가족들이 처해있는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이는 의상을
입은 이현정 다문화센터 연구소장이 사회를 맡았습니다. 작년 1회때도 이분이
사회를 했다고 하고, 능력있는 분 같았습니다. 그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심사를
100% 다문화 가정 어린이팀인지(한국 일반 어린이가 조금씩 섞이기도 한다고 함)
서울에서부터 멀리서 온 팀, 민요를 부르는 팀에 가산점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심사위원 중 한분인 레인보 합창단의 지휘자가 심사 규정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성인들의 흐린 귀로 평가한다는 게
말이 안되지만, 미소의 크기, 자신감의 크기, 맞잡은 손의 힘의 크기를 보기로
3명의 심사위원들이 합의했다고 합니다.
금상을 받은 전남 운남초등학교 팀입니다.
30명의 아이들은 원더풀 코리아 환영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렇게 원더풀 코리아를 외쳐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너나 없이 사랑스런
이땅의 자녀들입니다. 구로 아리랑인지, 홀로 아리랑인지 제가 자세히
모르겠는데 메들리로 구성한 노래였습니다.
한국다문화센터 공동대표 무원스님, 박선균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병훈
아문단 단장, 현대자동차, 매일경제신문 mbn 등 이 합창제를 후원하는 단체장들입니다.
심사를 하는 동안 박선균 문광부차관이 한 말씀 하셨는데요, 의례적인 말도
아니고, 교육적 훈화도 아니어서 심금을 울렸습니다.
"여러분 파란마음, 하얀마음 아시지요? 저는 그 노래가 참 좋았습니다.
천사같은 아이들이 잊었던 기억을 되살려주네요. 우리도 함께 합창 한번
하실까요?..(그래서 우리는 파란마음 하얀마음 노래를 합께 불렀다.)
제가 5살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저의 어머니는 5세와 6세
아이 둘을 키우느라 무척 고생 하셨습니다..."
"우리 이땅에 사는 다 같은 어린이들인데, 다문화라 나누는 건 좀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같이 살아갈 아이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어린이들인데요..
어머니들 아버지들 힘드시지요. 앞으로 이 아이들이 자라나서 장관도 되고,
가수도 되고 대통령도 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 어머니, 아버지
용기 가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심사위원장인 한국 문화예술 진흥원장의 총평이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와 극장 안에 꽉찬듯 벅찬 감동이었습니다.
천사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도록 우리 노력해야겠습니다.'
장려상, 특별상, 인기상, 동상, 은상, 금상, 대상이 중창부문과 합창부문
한팀씩 상금이 1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주어졌습니다. 대상을 받은
가평 미원초교팀은 46명이 상 받으러 무대위로 모두 나와 트로피를 흔들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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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 보다 한시간 이상 늦게 끝나서, 마당에 나와 간단한 단체 인터뷰를 했습니다.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다문화어린이들에게 음악만큼 정서적 일체감을
느끼게하는 게 없습니다. 아문단에서는 아시아 오케스트라단을 만들어 이번
8.15 경축에 선보일 예정이얘요. 국내거주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을 선발하여
합창단을 구성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레인보팀 + 수상팀들 중 선발하여 50명
정도의 합창단을 출범시켜 8월 아시아 월드 뮤직페스티벌에 내보낼 생각을
갖고 있어요.'
-우리 사회와 일반인들에 대한 바램이 있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족구성원은 120만명 정도입니다. 특히 자녀들은
정체성의 애로와 혼란을 많이 겪지요. 다 끌어 안아야하는데 금방 되는 일은
아닙니다. 출범할 <아시아 어린이 합창단>에는 아시아인이 아닌 아이들도
있겠으나 아시아 노래를 부른다는 의미에서 아시아 합창이 됩니다.
탈북 난민 자녀도 포함시킬 계획이고요.'
이병훈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추진단장/김성희 한국 다문화 센터 사무총장
-내년에는 상금도 좀 높혀야 되지않을까요?
'문광부가 열심히 애써주면 국가적 행사가 되겠습니다. 다문화센터가 판을
깔았는데,아문단이 끼어든게 아니라 큰 아시아가 다 안고 가야겠습니다.
합창을 하면서 아이들 얼굴이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겨 보이더라는 지도교사들의
말에 희망을 갖습니다. 아시아 어린이 합창단은 아시아 오케스트라와 세종문화회관에서 8.15 경축 협연을 할 것입니다. '
오늘 저녁 TV 뉴스에서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청년들이 거의 고졸 이상인데 반해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30% 밖에 고교에 진학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숙고하여 그들에게 교육여건과 취업여건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제발 우리 좀더 열린 마음으로,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과 어울리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합창제에 나온 어린꼬마들의 얼굴은 밝았으나,
큰 아이들의 얼굴이 밝지 못한 것, 지방 이주민노동복지센터팀의 키 큰
남자아이의 무표정한 얼굴이 무척 마음에 걸리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노래는 부르는데 그 아이 얼굴은 어두웠습니다.
첫댓글 자상하게 올린 글을 보면서 그 분위기를 잘 봅니다 금지님 어린이들이 천사처럼 부르는 노래소리가 얼마나 좋았을까요...
다문화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용기를 주는 이런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구촌이 하나로 뭉치는 앞으로의 시대에는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차등을 두어서는 안되겠지요.사랑으로 끌어안고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이 구김없이 자랄 수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배려해서 대한민국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 가도록 이끌어야겠지요. 금지님 덕에 좋은 행사구경했습니다.
120만이나 된다니 어느새 우리나라가 커진 느낌이 듭니다. 금지님 직접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올려줘서 잘 보았어요. 탈북인도 포함하겠다니 외톨이의 둘례에서 좀 밝아젔으면 좋겠네요.이국에서 생활이 2세들에게 이런 행사를 열어 힘이 되게 하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좋은 리포터 감사했습니다.
리포터를 완벽하게 하셔서 생생한 느낌을 받았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민족,단일민족이라는 의미는 잃었습니다만,
단군 할아버지의 후손으로 배
현실적으로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 우리 나라의 국민으로 당당하게 자랄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