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檀法席이라니, 소란하고 무질서한 상태를 가리켜 야단법석이라 하는데 이말의 유래가 석가모니에게 까지 치달아 올라갑니다. 그려 석가가 득도를 하고나서 대중들에게 법을 說할 때 들에다 단을 쌓고 설법을 했던 연유로 시작된 말인 /야단법석/이 공연되는 연강홀은 두산그룹빌딩입니다. 예전에 품바를 공연했던 곳이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대가 열리기 전 까까머리 스님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나와 인사를 하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랔이 흘러나오는게 아닙니까? 우선 한차례 웃었고요. 산중에 모인 각양각색의 성격을 지닌 스님들이 득도를 향해 정진하는 도중에 모기 한마리의 침법으로 인해 참선명상은 산산히 깨지고요. 그래서 한 번 또 웃었고요. 음악을 통해 대중을 제도한다는 화두를 받은 스님들이 밥을 먹을 때에도 쿵쾅거리고 읽던 불경을 찢으면서 박자를 만들어내고요. 그래서 한 번 더 웃었고요. 갖가지 소리를 만들어내기에 몰두한 나머지 스님들의 대갈님을 두드리며 박자를 만들어내는 장면에서 또 웃었고요. 대중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그렇듯이 먹을 것을 많이 차지하려고 잔꾀를 부리던 한 스님이 우여곡절 끝에 큰그릇을 차지하는데 그릇에 밥을 주는게 아니라 물을 주는 순서여서 그 욕심많은 스님은 밥대신 물로 위를 가득채우고 끄어끄억 애쓰는 장면에서 또 한번 웃었고요. 스님들 가운데 여승이 한사람 끼어있었는데 남년간의 곡절이 어찌 없었겠습니까? 어쨌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수행정진에 이르러 이타(利他)의 마음으로 조화를 이루는 음악을 만들어 깨달음을 얻는데 그 깨달음을 펼쳐보이는 과정에서 연기하는 보살님의 바라춤이 너무 아름다워 함께 관람하고 있던 고전무용가에게 /내 애간장이 다 녹는군/했더니 그녀 왈/보살이 너무 요염한 춤을 추네요/하며 일격을 가합디다만 그러나 무거운 불법을 일상의 가벼운 해학으로 풀어나가려는 극적 의도가 돋보였을 뿐 아니라 우리의 타악과 랔을 접목시킨 점이나 종교의 정엄(靜嚴)함을 순간의 재치로 코믹하게 처리해나가는 연출자의 기능은 가히 감탄할만 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연출자와 만나 연극의 창조성과 탄탄한 구성에 대해 칭찬을 해주고 돌아 왔습니다만 연극을 만드는데 참여했던 나로서는 참으로 오랫만에 좋은 연극을 만났다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종교가 인류를 구원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종교가 지향하는 바가 인간성 회복과 권선징악인 바에 굳이 종교적인 테마라 해서 거부할 이유는 없겠지요. /미국에는 넌센스가 있고 영국에는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있고 한국에는 타악뮤지컬 야단법석이 있습니다/ 이 말은 야단법석 안내책자 에 실린 말입니다. 회원들께서도 이 공연을 한 번 관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내합니다.
기간: 2003년 3월 7일-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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