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문학과 지성사
재독철학자의 사회비평서다. '피로사회'로만 치면 채 백페이지도 안 되는 얇은 책인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 책이라고 한다.
그것은 지금 이 시대의 특징인 신경증들의 원인을 명쾌하게 설파한 탓일 것이다.
우울증, 소진증후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이 그렇다.
이들 신경증은 21세기의 증후군인데, 그것은 우리가 완전히 자본주의적 시스템은 물론
원리를 내면화해 자동으로 자기가 자기를 착취하는 내부의 지배자로 돌변한 탓이라는 것이다.
무한경쟁의 생존에 적응하자니 쉼없이 자기를 갱신해야만 하는 것이다.
참으로 피로를 지나 난감한 사회다.
그리고 두번째 이 책의 장점은 바로 피로사회라는 말인데,
이 말 자체가 우리 사회의 누적된 피로를 나타내지만,
역설적으로 한트케의 '근본적 피로'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의 틈입으로 변환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안식일처럼 무위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사유하고 역전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이 책의 빛나는 성과다.
비록 그가 이 책을 통해 바틀비를 추켜세운 유럽의 거물급 학자들과 아감벤, 아렌트 등을
과감히 비판했지만, 그게 나로서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각자의 맥락에서 나름의 진실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 차례 =
한국어판 서문
|피로사회|
신경성 폭력
규율사회의 피안에서
깊은 심심함
활동적 삶Vita activa
보는 법의 교육
바틀비의 경우
피로사회
미주
|우울사회|
미주
역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