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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위대한 투자가인 ‘워런 버핏’의 재산은 180조원이다. 세계 부자순위 5위다.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대주주로 하루 재산변동액만 수조에 이를만큼 천문학적인 재산이다.
<햄버거와 콜라를 들고있는 워런 버핏>
이 정도 재산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생활이 얼마나 화려할지 궁금할 것이다. 무엇보다 건강에 직결되는 식생활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더구나 버핏은 6년뒤면 100세가 되지만 여전히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지 포천(Fortune)이 ‘워런 버핏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요? 코카콜라, 사탕, 그리고 삶의 기쁨’ 이라는 제목으로 94세 생일을 맞은 버핏의 장수비결을 보도하면서 국내 언론도 그의 식단을 집중 조명했다.
슈퍼리치의 식단은 어떨까. 당연히 최고의 영양사가 공들여 정한 맞춤형 건강식이 식탁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그는 ‘서민식단’도 아닌 6살 아이들이 즐기는 ‘정크푸드’에 푹 빠져 거의 1세기를 살아왔다.
버핏은 아침식사로 맥도날드에서 소시지 패티 2개, 계란, 치즈 또는 베이컨으로 구성된 3.17달러(약 4200원)짜리를 먹고 매일 12온스(355㎖) 분량의 코카콜라를 5개씩 마신다. 점심엔 칠리 치즈 핫도그와 견과류를 곁들인 아이스크림을 먹고, 간식으로는 사탕을 자주 먹는다.
아이들이 이렇게 먹었다간 엄마가 경을 칠 일이고 어른이라면 의사로 부터 엄한 경고를 받겠지만 버핏은 이런 ‘정크푸드’를 평생을 먹고도 건강만큼은 자신하고 있다.
왜 버핏은 구순을 넘어서도 건강할까. 포춘은 네가지 비결을 제시했다. 충분한 수면, 두뇌를 위한 최고의 운동이라는 ‘브릿지게임’, 독서와 사색, 인간관계 등을 꼽았다. 모두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난 진짜 장수 비결은 따로 있다고 본다. 타고난 검소함과 습관이 된 기부다. 버크셔해더웨이는 투자회사로는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겼지만 소재지는 미국 중부 네브라스카주 주도인 오마하에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충주나 부여쯤 되는 조용하고 한적한 미국 소도시다. 이 도시의 파르남 가(Farnam street) 36번지에 있는 14층 키위트 플라자 빌딩이 사옥이다. 그나마 중소기업 사옥 규모인 이 빌딩 꼭대기층만 쓰고 있다. 사세가 좀 커졌다 싶으면 서울 도심 노른자땅에 번듯한 고층빌딩을 올리고 싶어 안달하는 기업인들과는 마인드가 다르다.
버핏의 재산은 화수분처럼 불어나지만 생활은 '짠돌이'수준이다. 장녀인 수잔은 어른이 될 때까지 자신이 엄청난 부자의 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아무래도 버핏의 알뜰한 생활방식 때문에 자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고 있는 집도 미국의 중산층 수준을 넘지 못한다. 65년 전 오마하의 주택가에 자리 잡은 3만1500달러(약 3800만원)에 매입한 자택에서 지금껏 살고 있다. 건물 면적이 약 541.6m²(약 164평)로 주변 집들보다 약간 크지만 미국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도로 옆에 위치해 주변 집들보다 가격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 주식을 저렴할때 매입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가 원하는 가격에 매도하는 가치투자의 대가인 버핏은 굳이 번잡한 금융 중심지 뉴욕에 살 필요가 없었다. 고향인 오마하의 소박한 집에서 생활하고 출근하다보니 스트레스 지수’가 낮을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자린고비’소리를 들어가며 검소하게 살면서도 기부에는 큰 손이다. 그는 올해도 나이 차이를 떠나 친구처럼 지내는 빌 게이츠 재단과 자선단체 5곳에 무려 53억달러(7조 3000억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버핏은 자신의 사후에 세 자녀에게는 300만 달러만 남기고 나머지 전 재산을 자선재단에 기부한다고 약속했다. 평생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선한자세로 베풀며 기부에 앞장서왔으니 마음이 평안하고 잠도 잘왔을 것이다. 행복을 느끼는 옥시토신이 증가하면서 정서적인 행복감과 신체적인 건강이 좋아졌을 것이다. 그러니 그가 그토록 좋아하는 ‘정크푸드’도 건강한 장수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