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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신화 | 우리나라의 거인신들 ②] |
걷고 날고 떠돌아다니는 우리 산 |
전국 곳곳에 여신 마고 신화 아직 생생 … 상고대인들 상상력 ‘대륙이동설’로 증명 외계의 충격으로 지구의 바다와 땅, 사람, 짐승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
“혹시 ‘마고’라는 이름 들어봤니?” “못 들어봤는데…. ‘여왕 마고’에 나오는 마고, 아니면 샤또 마고? 부드럽고 그윽한 향기가 나는 프랑스 와인이지.” “아니, 우리 옛이야기에 나오는 마귀할멈이 마고잖아! 괴기하고 술법을 잘 부리는 쪼그랑할멈 말이야. 동화에 많이 나와.” “그게…, 올 누드로 촬영했다는 모델들이 우루루 나오는 ‘마고’라는 우리 영화 말인가?”
우리의 여신 마고는 아직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마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는 혼란스럽다. 신화학자들 중에는 마고를 가장 원초적인 여신인 대모신(大母神·the Great Mother)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마고와 관련된 이야기는 수백 편이 넘는다. 단지 이것이 단편적인 전설이나 설화로만 남아 있기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마고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신격인지, 신화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하는 마고의 이미지가 없다는 사실이다. 마고에 얽힌 이야기가 제대로 기록되어 전해 내려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신녀들이 굿을 통해 모신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민중들은 수천 년이 지나도록 마고를 기억하고 오늘날까지도 마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일 아닌가? 이제 마고의 진실에 다가가보자. 전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마고 신화의 조각들을 모아서 하나하나 이어보자. 쪼그랑 마귀할멈이 어느새 우리 태고 때의 거대한 여신 마고로 재탄생하여 커다란 조각보 위에 자신의 신화를 그려 보여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 마고가 하늘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는 모습. 전국 각지에 산을 만들고 내를 내며 섬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마고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그 산이 스스로 걸어 들어왔다니더. 옛날에 걸어 들어왔다니더, 산이. 그래 걸어 들어와가 다 이래 보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요 ‘저 산 봐라! 산이 걸어 들어온다!’ 하니까 고만 멈춰뿌렸다니더. 안 그랬으면 지품면이 굉장히 넓었을 낀데….”(영덕군 지품면, 문문희·34·여) 산이 걸어다닌다고? 설마! 산이 어떻게? 어디서나 이렇게 한마디로 끝난다. 짧다. 산이 걸어다닌다는데 더 이상 할 말이 있겠는가? 믿지 못할 게 뻔하니까 더 할 말이 없는가보다. 산이 걸어 들어왔다고, 토도 달지 않고 똑같은 말로 세 번이나 반복하고 있다. ‘못 믿겠지? 못 믿어? 응? 그래도 또 들어봐! 옛날부터 조상들이 전해준 이야기야.’ 이렇게 세 번씩이나!
“산이 딱 요 망경산처럼 와서 도롯이(호젓하게) 주저앉아 있는데, 저기 전라도에서 왔다고 전라도 산이라 하거든. 왜? ‘거 미친놈이다! 무슨 전라도 산이냐?’ (웃으며) 이렇게 옥종 사람들한테 물으면, 산이 전라도서 날아온께네 여자가 ‘아이구, 저런! 산이 날아온다!’ 하니께 푹 주저앉았다 하거덩. 어디? 아 저 옥종 장터 아래로 얼마 안 내려가면 있어.” (하동군 옥종면, 김두상·70) 청룡, 백호, 현무와 함께 하늘의 4신(四神)이라 불리는 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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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부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