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경북 포항북부경찰서장(57)이 맨손으로 은행강도를 직접 붙잡아 화제다.
이 서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18일 오후 2시20분쯤 관내 금융기관 민생치안 점검차 사복 차림으로
포항 북구 죽도동에 있는 한 은행을 찾았다. 그는 은행에 들어서자마자 창구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의 표정이 몹시 창백한데다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직감했다.
이성호 서장이 해당 여직원이 있는 창구로 갔을때 ‘강도, 돈담아’라고 쓴 메모가 눈에 띄었다.
강도 ㄱ씨(40)가 여직원에게 자신이 은행강도범인 것을 알리면서 건넨 봉투에 돈을 담으라는 뜻이었다.
이 서장은 바로 옆에 선 40대 남자가 은행강도인 것을 눈치챘다. 마스크를 쓴 ㄱ씨는 장갑을 낀 채
권총을 가지고 있었지만,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지 않은 상태였다. 이 서장은 ㄱ씨의 주변을
살펴보니 의심할만한 다른 공범은 없어 보였고, ㄱ씨가 소지한 권총이 진짜 총이 아닌 것을 알았다.
합기도 3단의 무술실력을 가진 이 서장은 재빨리 ㄱ씨를 바닥에 넘어뜨렸고, 그가 가지고 있던
모의권총을 빼앗았다. 이어 은행창구로 달려온 청원경찰과 힙을 합쳐 ㄱ씨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게 한 뒤 그를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했다. ㄱ씨는 경찰에서 범행 경위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서장은 “은행 직원이 침착하게 대응해 손쉽게 강도를 잡을 수 있었다”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경찰관이면 어떤 경우에라도 시민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서장은 간부 후보(공채 32기)
출신으로 경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7월 포항북부경찰서장으로 부임했다.
이성호 서장은 예천초등(59회), 대창중(24회), 대창고(22회), 경일대학교 행정학과,
경북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했으며, 간부후보 32기로 경찰에 첫발을 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