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이 깊어지면 사라지는 건데..
갈수록 게으름만 늘어난다.
7월 6일 목요일, 몬트리올 브로사드에 있는 호텔에서 몬트리올의 지승룡, 알바니의 김종배 그리고 엘 에이의 원건희를 만났다.
건희는 엘 에이 시내에서 벗어나 살고 있다고 했는데.. 그냥 엘 에이 건희로 부르련다.
분명함 보다는 이미지가 더 깊숙히 삶의 중앙으로 들어와 있기에..
7월 8일 토요일, 알바니에서 종배 부부랑 멋진(?^^) 시간을 보내고.. 호텔에서 아침을 먹은 후..
건희와 함께 뉴욕 시내로 향했다.
알바니에서 뉴욕 시내로 내려오는 길은 검은 구름이 잔뜩 끼고 비가 내린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내리지 않았다.
나는 드라이브를 건희에게 부탁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사고 없이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건희는 엘 에이로 돌아가는 비행기 예약을 7월 9일 일요일 저녁 뉴욕 JFK 공항으로 했다.
미동부로 왔는데 뉴욕 시내를 아니 보고 간다는 건 웃기는 얘기라 하면서.. ㅎㅎㅎ
건희는 학창 시절 승룡이나 종배보다는 훨 더 많은 말을 주고받던 사이였다.
친함을 숫자로 매길 수는 없는데.. 2, 3 정도 그들보다는 더 가깝다고 해야 하나? ㅎㅎㅎ..
졸업 후 세관에서 일하면서 일어난 해프닝을 하나 둘.. 들을 수 있었다.
삶에서 동무나 친구란..
사람 사이 만나는 점, 점으로 연결되는 선이 아닌지..
미국에 와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잃어버린 친구들과의 수많은 점을.. 건희는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어..
그 때의 공간.. 그 자리의 시간을 순간 순간 풀어낸다.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일상이란 마치 연속이란 고리타분한 생활에서 벗어나 잘 모르는 곳을 찾아 새 공기를 맛보려는 듯..
그러나 삶의 중심은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일상이 아닌가..
삶의 중간에 여행을 떠나듯 이민을 온 이들은 잃어버린 점들에 아쉬움을 갖고 있다.
의식 속이든 잠재의식 속이든..
과거는 오늘의 재료이고, 오늘은 미래의 재료라 하지만..
인생 칠십이 되면 과거는 오늘의 음식이 된다. 그 맛은 어떨까?.
7월 9일 일요일,
계획대로 JFK에서 저녁 7시 뱅기를 타기 전 맨하튼에 있는 센트럴 공원을 가자며
짝님이랑 셋이서 나섰다.
센트럴 파크에 도착해..
센트럴 파크 인증 샷을 하고..
덤으로 메트로폴리탄 아트 뮤지엄까지 발을 담갔는데.. 뮤지엄은 사람이 넘쳐흘러 구경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고호 특별전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았다.
시간도 점심때가 되어
맨하튼을 벗어나 퀸즈 다리를 건너고 있었는데.. 건희 아들의 전화가 왔다.
엘 에이로 가는 뱅기가 캔슬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공항으로 가서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막장 스토리?!.
나는 전에 종배랑 저녁을 먹었던 더글라스톤에 있는 성북동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에 맞추어 공항으로 가려 했는데..
그것을 취소하고 여기 아스토리아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곧장 가기로 했다.
아스토리아에는 한신 식당이 없으니 맛있게 한다는 피자나 먹고 가리라 하여..
아스토리아에 있는 맛있는 피자집을 찾았다.
피자와 그날 스페셜 음식이라는 파스타를 오더해 먹었는데.. 맛을 느낄 수 있을 상황인가..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벌써 차들로 꽉 차 있어 지루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항 가는 길은 외곽 길을 택해야 하는 건데..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은.. 21세기 뉴욕에서도 명언이다.
그래도 공항에 도착해 건희를 내려놓고.. 짝이랑 일단 집으로 가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고 5분이나 지났을까?..
건희에게서 연락이 왔다. 다음 비행기는 내일 월요일도 아닌 화요일 비행기라는 것이다.
뭐여?!
다시 공항으로 가 건희를 만났다. 아직 헤어질 시간이 아니었던 것 같군.^^.
그렇다면 우리 집에서 자는 것은 곤란하니.. 호텔을 잡아야겠네..
부랴 부랴 플러싱 근처 호텔을 알아보았는데.. 이미 풀이다.
해서 하숙방.. 에어 비 앤비를 알아보았는데도..
건희가 아들에게 연락하니 아들이 호텔을 알아보겠다고..
그런데 오늘 일요일은 룸이 없다고 한다.
해서 오늘 밤은 우리 집에서 자기로 하고.. 내일 밤은 호텔에서 묵기로 했다.
다음 날 저녁 마침 시간이 있다는 현일이를 불러내 셋이서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건희는 다음 날인 수요일 JFK 공항을 떠나 집으로 향했다.
난 별안간 생긴 연장전 여행에 ㅎㅎㅎ..
그리곤 피로감보다 더 큰 게으름 병이 도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채 지금 이러고 있으니..
건희가 그랬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첫댓글 오랜만에 현일이,건희 얼굴을 보니 반갑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