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사랑과 주님의 은혜를 풍성히 누린 전주 예수 병원에서 문안드립니다.
저는 23일에 입원해서 6일만인 내일(28일) 퇴원합니다. 수술 후로는 4일만입니다. 복강경 수술을 통해 담낭을 제거했는데, 담석은 무려 대추알 크기입니다. 몸무게가 줄었겠다고 농담할만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묵직한 돌을 그 작은 담낭 안에 담고 다녔으나 통증을 느낀 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발견과 동시에 제거할 수 있었으니 참 다행입니다. 매일 운동도 하고, 소변도 잘 보고, 오늘은 대변도 잘 나왔습니다.
담당 의사는 월요일에 퇴원해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그동안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수액들을 모두 떼어냈습니다. 예전처럼 두 팔을 저으며 씩씩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간호사가 와서 내일 퇴원 수속에 필요한 절차를 알려주었습니다. 오늘 밤이 지나면 아내를 위해 13일, 저를 위해서 6일을 머물렀던 병원을 떠납니다. 아마도 잊지 못할 곳으로 남을테지요.
저희 부부는 한국 방문 시 아무런 계획에 없던 수술을,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전주에서 받으며 약 3 주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내는 난소에 혹을, 제 쓸개에는 대추알같은 돌을 시한폭탄처럼 담고 다녔으나 알지 못했습니다. 종합 건강검진을 통해 찾아내게 해 주시고, 좋은 선생님들을 통해 적시에 수술 받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사고가 있었으나 그 일을 통해서도 교훈해 주셨고, 그 실수를 넘어 일해 주셔서 완전케 하셨습니다. 한 의사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큰 수술을 받은 것이라고요. 큰 수술이 필요한 정도로 문제가 많았던 몸을 건강하게 회복시켜 주셨을 뿐 아니라, 어떻게 관리할 줄 아는 지혜나 감각도 얻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전에 지인들에게서 병원으로 출발한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이곳까지는 짧은 거리가 아니므로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고, 코로나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병원도 통제하고 있다고 했으나 한 시간이면 되고, 잠깐 얼굴만 보면 된다고 합니다.
비생산적인 일처럼 보이는 일을 굳이 합니다. 극구 만류해도 ‘굳이’하는 일에 마음이 흐릅니다. 사랑이 흐릅니다. 굳이…
아버지는 아들을 굳이 보내오셨습니다. 아들은 굳이 오셨습니다. 굳이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굳이…
굳이 할 때, 일하시는 주님이심을 알겠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을 이루십니다. 우리에게 어떤 마음을 주실 때 ’굳이‘ 해야 하는 이유라는 것을 배웁니다. 굳이…
굳이 안부를 물어오시고, 굳이 기도해 주시고, 굳이 사랑을 표현해주시고, 굳이 찾아와 주시는 사랑이 참으로 컸습니다. 그 힘으로 이곳 전주 예수 병원에서 평안하게 쉬고, 치료 받으며,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저희가 약할 때 경험한 주님의 크고 생생한 은혜였습니다. 감사만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오늘 퇴원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