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하며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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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불빛의 집 / 한강
그날 우이동에는
진눈깨비가 내렸고
영혼의 동지 (同志)인 나의 육체는
눈물 내릴 때마다 오한을 했다
가거라
망설이느냐
무엇을 꿈꾸며 서성이느냐
꽃처럼 불 밝힌 이층집들,
그 아래서 나는 고통을 배웠고
아직 닿아보지 못한 기쁨의 나라로
어리석게 손 내밀었다
가거라
무엇을 꿈꾸느냐 계속
걸어가거라
가등에 맺히는 기억을 향해 나는 걸어갔다
걸어가서 올려다 보면 가등갓 안쪽은
캄캄한 집이었다 캄캄한
불빛의 집
하늘은 어두웠고 그 어둠 속에서
텃새들은
제 몸무게를 떨치며 날아올랐다
저렇게 날기 위해 나는 몇 번을
죽어야 할까
누구도 손잡아줄 수는 없었다
무슨 꿈이 곱더냐
무슨 기억이
그리 찬란하더냐
어머니 손끝 같은 진눈깨비여
내 헝크러진 눈썹을 갈퀴질하며
언 뺨 후려치며 그 자리
도로 어루만지며
어서 가거라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문학과지성사 )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조소영시인 밴드 <시문학파 다락방>으로 초대하며 한강 시인 시 <캄캄한 불빛의 집>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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