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 8막66장 (5부-1)
나이가 들어가메 점점 나는 이상한 버릇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전에는 이삼일에 한번 ,아니면 일주일에 한번은 친구를 만나 술도 마시고 당구도 치고 덕담하고 지냈건만 최근래에는 친구가 술한잔 먹자고 하여도 다른 핑계를 대고 만나고 싶지 않았다.
관혼상제가 있을시는 답례비를 주고 덕담을 만나는 수준이며 누구를 만나는 것이 싫어졌다.
대화의 소재거리도 밋밋하고 특별히 소재삼은 스토리도 없건만 서로 상대방의 늙어가는 모습을 쳐다보기란 왠지 거추장스러웠다.
얼마전 번화가 구석진 고기집에서 드럼통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을 마시는 하얀 머리의 술꾼들을 볼시면 왠지 내 자신이 추해보였다.
젊은이들이 왁자지껄 청춘예찬을 하건만 구석진 자리에서 붉으스레한 얼굴으로 술잔을 기울이는 것을 보고는 내자신 같아 서글퍼 보였다.
잠시후 술자리를 파한 그들은 뿔뿔히 헤어져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겠지.
그때 늙은 취객의 뒤통수을 보는 젊은이들의 시선을 의식해 보았는가?
어찌 노인네가 저리 술도 많이 먹었노...
하며 한심스레 쳐다볼것이다.
그래서 나는 혼술을 즐기기 시작하였고, 집이라는 공간을 내가 단골로 가는 선술집으로 만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