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변속기는 속도와 부하에 맞춰 기어를 자동으로 조작하는 장치다. 운전자가 이 장치를 제어하는 변속레버의 순서는 P, R, N, D의 순서로 되어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1980년대 수입산 자동변속기들이 국내에 보급되면서부터, 운전에 대한 개념이 바뀌기 시작했다. 일정한 속도에 맞춰 클러치 페달을 밟고 손으로 레버를 움직여 변속해 주어야 하는 어렵고도 귀찮은 일을 기계가 대신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지금은 일부 상용차를 제외하면 수동변속기를 보기가 더 힘들만큼 거의 모든 차가 자동변속기를 달고 있다. 자동 변속레버는 P(Parking), R(Reverse), N(Neutral), D(Driving) 순으로 되어 있으며, 제조사마다 저단 기어, 시프트 업/다운, 스포츠 모드 등을 붙이기도 한다. 운전자들은 보통 시동을 걸고 자연스레 R과 N을 지나 레버를 D에 위치시킨다. 과연 변속레버는 처음부터 이 순서였을까?
제조사마다 다른 변속레버
자동변속기가 처음 만들어진 1930년대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변속레버의 순서와 위치는 제조사마다 달랐다. 최신 링컨 MKZ에서 볼 수 있는 버튼 방식도 있었으며, 주차에 해당하는 P모드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차를 움직이는 기본 기능인 N-D-R 순서가 가장 일반적인 순서였다.
이후 시동이 켜진 채 차에서 내릴 수 있게 된 P모드가 개발되어 P-N-D-R의 순서가 보편화됐다. 하지만 전진과 후진 레버의 위치가 연속되어 있어 실수로 인한 사고가 빈번했으며, 제조사마다 다른 조작법 역시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미국에서 불어온 표준화의 바람
운전자들의 혼란을 막고, 사고를 줄이기 위해 1960년대에 들어와 미국 정부와 미국자동차기술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는 표준화 작업에 나서기 시작한다. D와 R은 중립으로 분리해 실수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한 P-R-N-D의 순서가 1965년에 규정된다. 이 순서가 각 나라에 보편화되어 지금 거의 모든 차들이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도 법으로 명시
대한민국은 국토교통부령 제99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자동변속기의 변속레버 순서를 명시하고 있다.
출처 : 엔카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