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8월03일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오늘의 묵상
주말에는 너무나 바쁘게 보냈습니다.
갈메못 성지에서 지난 여성 꾸르실료 봉사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성지 신부님과 함께 점심을 나누며
뜨거운 주님의 사랑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성지를 오 가며 만났던 청양 칠갑산 주변과 홍성, 당진과 예산을 둘러싼
푸른 산과 들을 대하면서 장맛비로 깨끗한 신록이 짙어서
정말 아름다운 계절임을 절실히 깨닫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녁에는 아버님 생신이라서 많은 가족들을 오랜만에 만나니
너무나 반갑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주일 오후에 성령세미나가 열리고 있는 열린미사에
청소년들과 함께 미사를 참례하기도 하였습니다.
밝고 환하 모든 아이들의 모습에서 지치고 힘든 마음들을 내려 놓고
주님안에서 정말 잘 쉬었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세미나를 주관하시는 신부님의 열정과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아름답고 또렷하게 연극을 하고
손짓, 발짓, 몸짓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성령의 이끄심을 체험하기도 하였지요.
딸 아이가 방학인데도 학교를 하루는 조퇴를 하고
토요일은 결석하면서 어렵게 세미나에 보냈지만 정말 잘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주님을 만난 체험담을 담대하게 전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참았던 많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그랬습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들이 주변에 있다면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처럼
나의 죄를 대신하고 우리들의 짐을 대신 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주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게 해주지 못했는데
이번 2박3일 성령세미나를 통해서
주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시고 많이 변화시켜주신 주님은
참으로 사랑이시고 놀라운 기적이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언제나 삶 속에서 고통과 힘듬이 지속될지라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자신의 그 고통을 알고 계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꼭 기억하라는
신부님의 마지막 말씀을 들으며
주님 안에 딸아이가 잘 성장하도록 이끌어주신 하느님게
그리고 수고하신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을 드립니다.
기적
이동훈 신부
아무것도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고,
무것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부자도 없다고 했다.
사람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어디 돈 뿐이랴?
지적장애인들의 생활 시설인 살레시오의 집에는
대건안드레아란 가족이 있다.
이 가족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암기력이 남달리 뛰어나다.
텔레비전에서 보고 들은 일기예보며,
연속극 장면을 잘도 기억하여 목소리도 그럴듯하게 흉내를 낸다.
미사경문도 줄줄 외우고 동작도 잘 따라 해 일명 ‘보좌신부’로 통하기도 한다.
언젠가 시설 직원들에게 대안생리대에 대한 강의를 해주기
위해 몇 분의 손님이 오셨다. 잠깐 여유가 있어 내가 시설 주
변 안내를 하는 차에 마당에서 일명 그 보좌신부를 만났다.
그에게 손님들을 3층 다락방 성당으로 안내해 달라고 하고
잠깐 내 일을 보았다. 성당으로 올라간 손님들은 금방 내려오지 않았다.
기도를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한참 후에 내려온 이들의 눈에는 금방 닦은 눈물자국이 보였고,
목소리도 잠겨 있었다. 기도를 하며 참회를 많이 했는가 보다고 생각했다.
손님들은 차를 마시며 눈물의 의미를 고백했다.
안내하던 가족이 성당으로 들어가더니 갑자기 미사를 하더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놀라고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한참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부족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미사 경문을 줄줄 외우는 한 장애인 앞에서 자신들의 신앙이 보잘것없음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장애인들에게 봉사하러 오지만 사실 사람들은 오히려
장애인들한테 많이 배운다. 좋은 머리로 남을 속여 먹기도 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어린이 수준의 지적 능력밖에 지니지 못한 지적장애인들은,
세상은 그렇게 머리 쓰고 남을 속여 먹지 않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알려준다. 사람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어디 돈뿐이랴?
나의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을 때, 세상은 그 나눔으로 풍요로워진다.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