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반, 도쿠시마강당을 출발해 차를 타고 가가와현 아지초에 있는
시코쿠연수원으로 가던 야마모토 신이치(이케다 선생님)는, 출발한 지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운전사가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찻집에 들렀다.
그때 도쿠시마에서 동행한 오와다 오키미쓰 시코쿠청년부장이 "시코쿠 청년부
대표와 간담할 기회를 꼭 만들어주십시오." 하고 부탁했다. 신이치는 곧바로
대답했다. "알았습니다. 하겠습니다." 온몸으로 부딪혀오는 청년의 순수함을
성실히 받아들이고 싶었다. 간담회는 12일 저녁으로 정했다. 신이치는 시코쿠
청년들의 투쟁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해 8월, 오와다는 나가노연수원
에 있는 신이치를 찾아가, 시코쿠에서 광포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는
마음을 토로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이 기관지에 거의 등장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이때야말로 사제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코쿠에 선생님의 저작이나, 평화를 위한 행동을 소개하는 전시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정열을 담아 말했다. 신이치는 그 마음을 소중히
하고 싶었다. "여러분 마음은 잘 압니다. 어떻게 하면 동지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시코쿠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잘 상의해주십시오." 시코쿠 청년들은,
신이치가 세계평화를 위해 행동한 기록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중국을 세계
에서 고립시키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1968년에 발표한 '중일국교정상화제언'
을 비롯해, 동서 냉전 아래 중국과 소련을 거듭 방문해 우호의 다리를 구축
하고 중소분쟁의 위기를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한 일, 평화의 길을 찾고자 키신
저 미국무장관이나 유엔 사무총장들과 계속 대담한 일 등 이데올로기를 뛰어
넘어 행동한 사실이 선명히 드러났다. '우리 스승이 평화를 위해 행동한
발자취를 자랑스럽게 전하자!' 시코쿠 청년들은 '평화행동전'이라는 이름으로
시코쿠연수원에서 전시회를 개최했다. 10월 3일에 개막한 이 행사는
11월 3일 폐막할 때까지 약 6만 1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시코쿠 청년들이 기획하고 추진한 '평화행동전'은, 광선유포의 새로운 길을
비추는 한줄기 빛이 되었다. 그저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만 한다면,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 '무엇이 전진을 가로막는가' '시대와 사회의 과제는 무엇인가'
를 간파하고 적극적으로 끊임없이 도전해야만 새로운 창조의 길이 열린다.
'혁명 또는 개량(改良)은 언제든 세상에 새로 나오는 청년의 몫'이라는 말은
'시코쿠(詩國)'라고 할 수 있는 시코쿠(四國)가 자랑하는 시인 마사오카 시키
의 말이다. 신이치가 도쿠시마에서 시코쿠연수원에 도착한 때는 10일 오후
5시가 지나서였다. 그리고 저녁에는 연수원에서 개최하는 11ㆍ10 '가가와의
날' 기념간부회에 참석했다. 신이치는 큰 박수가 울려 퍼지는 사이를 뚫고
나가 자리에 앉았다. 동지들은 모두 활기차 보였다. 창가(創價)의 사제
(師弟)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비열한 악승(惡僧)의 언행에 시달리면서도 훌륭
하게 승리로 장식하고, 지금 환희차게 모인 것이다. 바야흐로 개가(凱歌)를
힘차게 울리며 새롭게 출발하는 때가 왔다. 인사말에서 신이치는 드높이
선언했다. "다시 한 번 제가 지휘를 하겠습니다! 더 이상 여러분에게 걱정을
끼치거나 고생을 시키지 않겠습니다. 제 마음을 아시는 분들은 함께 싸워
주십시오!" 그것은 쇠사슬을 끊어버린 사자(師子)의 외침이었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신이치의 가슴에는 '창가 사제의
유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어떠한 사악도 반드시 물리칠 수 있다. 더 이상
횡포한 중들의 권위로, 불의불칙(佛意佛勅)의 광선유포 단체인 학회의 전진
이 막히면 안 된다. 지금이 바로 반전공세(反轉攻勢)의 때다!'라는 단호한
서원(誓願)의 불꽃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창가의
사제 정신만큼은 끊어지면 안 된다. 광선유포의 길이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학회 내 운영은 회장인 아키즈키 에이스케를 중심으로 다 함께 합의해
나아가면 된다. 신이치는 미래 청년들을 위해서라도, 근간이 되는
창가 사제의 길을 자신의 행동을 통해 제시해 전하고 싶었다.
시코쿠연수원에서 '가가와의 날' 기념간부회에 참석한 신이치는 이어서
시코쿠 중심간부들과 협의했다. 이튿날 11일도 일정이 꽉 차 있었다.
연수원에 모인 멤버들을 격려하고 다카마쓰시초쿠시초에 건설 중인 신시코쿠
문화회관을 시찰했다. 또 인접한 다카마쓰강당에 모인 지역 멤버들과 함께
근행한 뒤 피아노를 연주해 격려했다. 연수원에 돌아오자 직원을 비롯한
시코쿠 중심간부들이 간담회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 시코쿠에서
창가의 사자로서 다시 한 번 광선유포를 지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곳
에서 새로운 시대를 건설하는 막을 열겠습니다. 왜냐하면 시코쿠가 광선유포
'선구의 땅'이기 때문입니다. 이 황금 같은 역사를 아무쪼록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것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깊고 커다란 의의를 갖게 될 것입니다"
신이치의 말에는 열렬한 기백과 확신이 넘치고 있었다. 이날 저녁, 시코쿠
각 현(県) 청년부장과 남자부장이 연수원에 모여, 다음날 신이치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앞두고 협의했다. 이때 한가지 제안을 했다. "내일 간담회에서
야마모토 선생님에게 시코쿠청년부의 기개를 보여 드리고 '이정도면 시코쿠의
미래는 걱정 없다'고 안심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의 결의와
기개를 담은 애창가를 만들어, 선생님에게 들려 드리고 싶은데 어떨까요?"
모두 크게 찬성했다. "이 노래는 모두 힘을 모아 만드는 일이 중요하므로,
각자 꼭 넣었으면 하는 가사를 말씀해주십시오." 모두 '청춘의 땀'이나
'이 길' 등 생각나는 단어를 말해, 화이트보드에 받아 적었다. 그것을 바탕
으로 작사에 들어가 동이 틀 무렵 4행 3절로 된 시코쿠남자부가(歌) 가사를
완성했다. 모두 진지했다. 청년의 매력은, 한가지에 몰두하는 진지함이다.
그리고 그것이 불가능한 벽을 부수고 새로운 길을 연다.
12일, 드디어 신이치와 시코쿠 청년부 대표가 간담하는 날이다.
이날 아침, 작곡을 담당하는 시코쿠음악대 스기누마 도모히로가 연수원에
왔다. 스기누마는 지금까지 시코쿠의 노래 '우리의 천지'와 고등부가 '정의의
주자' 등을 작곡한 청년이다. 스기누마는 가사를 보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어내기 위해 4행을 6행으로 하면 어떨지 제안했다. 가사를 정리한 멤버도
4행만으로는 자신들의 마음을 전부 표현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작업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도 오후에 가사를
완성하고 저녁에는 곡도 완성했다. 신이치는 이날 오후, 연수원에서 열린
11ㆍ11 '에히메의 날'을 기념하는 간부회에 참석해 법화경에서 설하는 '수희
(隨喜)'에 관해 말했다. "'수희'는 기쁨입니다. 우리 관점에서 말하자면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라는 최고의 법(法)을 듣고 솟아나는 기쁨이자
대환희입니다. 대성인은 '수희즉신심이고, 신심즉수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법으로 모든 고뇌를 극복하고 일생성불을 이뤄 자신의 최고 행복경애를
확립할 수 있다, 또 일체중생을 미래 영겁에 걸쳐 구제할 수 있다.' 이렇게
확신하면 묘법을 만난 일에 한없이 감사하는 마음이, 대환희가 끝없이 끓어
오를 것입니다. 또 그 환희와 약동하는 생명 자체가 이미 위대한 행복경애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희하면 사람들에게 묘법을 말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어 저절로 절복, 홍교를 실천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더욱 큰
공덕을 쌓습니다. 이러한 수희를 확대하는 일이 바로 광선유포입니다.
또 홍교는 신심의 수희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수희는 진지한
창제와, 스스로 광선유포를 기꺼이 짊어지겠다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실천
에서 솟아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기 바랍니다."
신이치는, 창가학회는 환희 찬 민중의 스크럼이고, 학회활동의 원동력은
한사람 한사람이 느끼는 환희에 있다는 점을 확인해두고 싶었다. 그리고
끝으로 "'신심은 수희'라는 말을 모토로, 함께 기쁨에 넘친 행진을 시작합시
다!" 하고 외치고 인사를 마쳤다. 오후 6시 전, 80명 정도 되는 시코쿠 청년부
대표 외에 10명 남짓한 에히메현 간부들이 참석해, 연수원에서 간담회를 시작
했다. 청년부로서 힘써야 할 활동 등이 화제로 올라 이야기가 어느 정도 일단
락되자 오와다 오키미쓰가 일어섰다. "선생님! 시코쿠 남자부의 애창가를
만들었습니다. 들어주십시오." 오와다를 비롯해 중심이 된 청년들의 눈이
부어 빨갛게 충혈된 상태였다. 신이치는 '모두 밤새워 작업했구나' 하고 생각
했다. "알았습니다! 곡명은?" "'여명의 노래'입니다."
신이치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아 여명의 때가 왔다'처럼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가사라면 신선미가 떨어집니다. 그래서는 여명이 멀기만
합니다." 곧바로 가사가 적힌 종이가 전달되고 카세트에서 노랫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아 여명의 때가 왔다 / 선구 지금이라고 달려라…
"역시 '아아 여명'이군…." 웃음이 일었다. 신이치는 가사를 훑어보았다.
"가사가 좋군요. 하지만 '좋은 말만 늘어놓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농담을 섞어 말하자, 청년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제작 과정을 들킨 기분이었
다. 시코쿠 남자부장인 다카하타 신지가 이렇게 말했다.
"부디 혼을 담아 수정해 주십시오." 눈빛이 진지했다. 새로운 시대를
단호히 열고 싶다는 마음에서 솟구치는 청년의 기백을 느꼈다.
시코쿠(四國)는 '시코쿠(志國)'이기도 했다.
신이치는 청년들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원한다면 저도 돕겠습니다. 수정해도 괜찮을까요?"
모두 "예!" 하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함께 영원히 노래할 수 있는 최고의 곡
을 만듭시다!" 곧바로 가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먼저 처음 '아아 여명의
때가 왔다'는 부분에서 '여명'이라는 단어는 학회가에서도, 일반 기숙사 노래
에서도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노래는 시작이 중요합니다. 첫 소절이 승부
입니다. 태양이나 달빛이 확 퍼지는 듯한, 선명한 색상을 나타내는 이미지가
필요합니다. 이 노래는 '붉은 이미지'가 느껴집니다. 첫 소절은 '아아 저 붉고
붉은…'으로 하면 어떨까요. 곡명은 '태양의 노래'로 합시다. 리듬도 밝고
힘차게 노래하면서, 동시에 이제껏 없던 참신함이 묻어났으면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느낌이면 어떨까요." 신이치는 허밍을 들려주었다.
작곡을 담당하는 스기누마 도모히로가 그 자리에서 악보에 적었다.
이로써 곡 이미지도 결정되었다. "곡은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시대의 첨단을 달리는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곡만 들어도
'아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군요. 솔직히 말하면 바쁘게 움직이는
듯한, 정신없는 분위기의 곡이 아니라 의젓하고 당당한 분위기였으면 합니다.
또 모두 '억지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부르고 싶어하는 노래'로 만듭시다."
간담회는 노래를 만드는 자리가 되었다. "이 '장마와 같은 폭풍우'라는 말도
고민해봅시다. '거센 노한 장마여'는 어떻까요. 가사는 지금까지 사용한
틀에 박힌 표현에 얽매이지 말고, 늘 창의적으로 거듭 궁리해 신선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세계광포도 또 입정안국도, 지금까지 개념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과거 유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나타내려면 필연적으로 새로운 표현이 요구
됩니다."
▶2p입니다
이케다 선생님과 함께 신시대를 나아간다 [24]
'올해야말로'라는 서원(誓願)의 기원을
새로운 '영광'의 한해를 전 세계의 보우(寶友)와 함께 상쾌하게 출발했습니다.
총본부를 비롯한 창가(創價)의 성(城)은, 많은 사람이 찾아와 대성황을 이루
었습니다. 깊은 뜻에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무사고로 운영하고자 온 힘을
다하는 진행요원 벗의 헌신도 얼마나 고상합니까. 각지에서 연 신년근행회
에서는, 청년이 앞장서서 홍교의 결실을 맺고 신입회원이 잇달아 탄생해
기쁨에 넘친다는 존귀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춤추며 나오셨느니라."
(어서 1300쪽)는 말씀처럼, 지용(地涌)의 인재가 세계에서 동시에 춤추며
나오는 모습을 틀림없이 어본불(御本佛)이 찬탄하고 계실 것입니다.
1월 1일, 모든 꽃 중 매화꽃 한 송이가 가장 먼저 늠름하게 피었습니다.
"일화(一華)를 봄으로써 봄을 짐작하여라" (어서 222쪽) 하는 성훈은,
대성인이 엄청 추운 사도에서 쓰신 구절입니다. 한사람 또 한사람 소중하게
인화(人華)를 꽃피워, 향기로운 곳에 '영광의 봄'이 찾아옵니다.
2일에는 슈퍼문이 떴습니다. 인도 동지도 '대월천이 창가보리수원을 비춰
축복하고 있다'고 들뜬 마음으로 보고를 보내왔습니다.
3일에는 광선유포 대서원의 전당에서 근행ㆍ창제하고 모든 동지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승리를 기원했습니다. 어보전(御寶前)에는 지난해 11월에
세계의 리더가 서명한 '창가학회 회헌'의 서명부도 놓여 있었습니다.
'이체동심'의 스크럼으로 세계 광선유포를 더욱 진척시키고, 각국이
평화롭게 안온하게 번영하도록 진지하게 기원했습니다.
대서원의 전당에서는 하라다 회장, 하세가와 이사장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더욱 위풍당당하게 번영하는 우리 학회의 미래를 내다보았습니다.
우리 스승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선생님은 정월에 자주 이렇게 말씀하셨
습니다. "묘법(妙法)을 수지한 우리는, 우주가 운행하는 근본 리듬을 타고
새로운 마음으로 '올해야말로'라고 세운 서원을 반드시 그해의 생활에서
실증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고 말입니다. 어본불에게 직결한 우리가
서원하는 기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리 없습니다.
"대지(大地)를 가리켜서 빗나갈지라도, 허공을 동여매는 자는 있을지라도,
조수(潮水)의 간만(干滿)이 없는 일은 있을지라도, 해는 서쪽에서 돋을지라
도, 법화경의 행자(行者)의 기원이 성취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
(어서 1351쪽) 더욱더 강성하게 사자후(師子吼)하듯 제목을 울려 퍼뜨려
'인간혁명'의 깃발을 하나하나 세우는 대전진을, 대승리하는 한해로 만들어야
합니다. 세계의 창가가족과 함께 용기 늠름하게 위대한 불법(佛法)을 말합
시다! 학회가를 드높이 부르며 '영광의 해'를 맞아 광포와 인생을 승리로
장식하지 않겠습니까!
첫댓글 법화경의 행자의 기원이 성취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