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송은이를 6년 전 만났습니다.
유치원생 중에서도 가장 어린반 만 3세였습니다.
그해 10월 <우니나라>라는 주제로 수업이 전개되던 그 주 저녁,
부모교육 시간에 우리 민요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우리나라 사람으로 가르치는 것은 유아교육의 기본이기에
가정과의 연계교육으로 부모교육시간에 잠깐 진도아리랑과 춘향가 중 사랑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유치원 부모교육날 만 3살이던 송은이가 엄마무릎에 앉아 어른보다 진도아리랑을 더 구성지게 불렀던 장면
엄마를 따라온 송은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랐습니다.
빨리 집에 가자고 칭얼대거나 왔다갔다하며 말썽을 피우는 대신
장단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도아리랑을 따라부르는데
그 소리가 보통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송은이만 따로 시켜보았습니다.
금방 배운 민요를 어른보다 바로 그렇게 맛깔스럽게 부르는 5살 아이에게
부모님들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다음 날 부모님과의 면담을 했지요.
이 아이 소리는 보통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국악을 느끼는 감정 또한 보통이 아니다
이 아이를 취미로 한번 판소리를 배워보게 하면 어떻겠느냐 했더니
어머니는 그러고싶지만 생업때문에 너무 바빠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다음 해에 유치원을 다른 분에게 증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송은이의 그 날 그 흥, 그 목청, 고개를 끄덕이며 국악을 즐기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치원은 처분했지만 다음해 5월5 일 어린이날, 송은이 어머니와 송은이 언니까지 3자매를 불러 점심을 함께 하면서 인생에 있어서 자기 목표가 있고 꿈이 있다는 것을 얼마나 좋은 일인지
그것을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지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 여름방학이 되자 시간을 내어
임방울 선생님의 제자인 박정아선생님께 송은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이 아이 소리를 한번 들어봐주세요.
듣자마자 바로 오케이가 떨어지고
그날부터 송은이는 박정아선생님이 직접 대회장에 태워 데리고 다니는 수제자가 되었습니다.
이 아이가 판소리 신동이 되었습니다.
광주의 자랑, 유송은이가 드디어 흥보가 완창발표회를 하는군요.
9월 1일 17:00~21:00 무료공연입니다.
많이 오셔서
쉬는 시간에 떡, 음료수 등 간식도 함께 먹으며 격려해주세요.
아이들에게 우리것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될겁니다.
노래 한곡도 노래방 기계가 없으면 못부르는 요즘,
초등학교 4학년생이 쉬는시간을 제하고 혼자 3시간반 이상을 외워서 완창을 한다는것은
그 노력을 정말 무어라고 표현해야 좋을지요?
얼마 전 직녀 샘의 <빡치고 박차고> 소설에서도 대금을 전공하는 청소년이
얼마나 아픈 청춘을 딛고 홀로 일어서는가를 짐작하게 했는데
이 꼬마 판소리꾼 유송은이도 그렇습니다.
한 아이의 적성을 바로 보고 바로 세워주는 것은
어른의 몫이라는 것을 송은이를 쭈욱 지켜보며 실감합니다.
송은이는 제가 유치원을 경영하면서 건진 가장 큰 소득입니다.
이 아이는 4년동안 수많은 대회를 휩쓸었고
올해 5월 30일에는 윤진철명창이 장원했던 바로 그 전주대사습 대회에서도 장원을 하고 말았군요.
송은이의 소리연습을 하면 중학교 다니는 진은언니가 초등학교때부터 고법으로 장단을 맞춰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공부에 소홀한 것 아닙니다. 학교에서도 짱입니다.
그러면서 <이 푸드 나이스>공장을 운영하는 엄마를 위해 틈을 내어 가정일도 돕는 착한 효녀입니다. 명절이면 세자매가 참기름세트를 담을 박스를 접느라 날을 샙니다.
시간 있을 때마다 요양원과 양로원에 재능기부
방송마치고 송소희 언니랑
송우초등학교에 연예인이 2명이라지요? 리틀 싸이, 판소리 신동 유송은.
송소희와 열린음악회도 함께 출연은 물론, 스타킹, 국악 한마당, 아침마당,다큐 등 각 방송 스케줄, 공연, 대회 스케줄로 빡빡한데 어떻게 4시간동안을 악보도 없는 흥보가를 외워서 완창무대를 하려는지 제가 가슴이 떨립니다. 지금 2학기 공연과 방송 계획이 다 짜여있던데...
시상식에는 어른들과 당당히 서있는 맨 앞의 가장 작은 꼬마 유송은.
설날이면 우리집에 세자매가 세배를 옵니다. 엄마까지.
아파트에서도 북치며 판소리 한바탕을 해주고 갑니다. 이만큼 컸어요 하고.
그럴 때마다 반성합니다.
이렇게 어린 아이도 스스로 이 노력을 하는데
대체 요렇게 나이먹은 나는 뭘 하는가 정말 노력해야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지요.
초등학교 1학년 설날 세배왔던 송은이와 진은이
초등학교 1학년때의 공연때 우리들은 눈시울을 닦았다.
틈내어 놀러온 송은이와 진은이
초등학교 2학년 스승의날에 보낸 고사리손 편지
판소리 신동 유송은은 졀코 신동이 아닙니다.
이 아이의 하루하루는 TV 다큐로도 방송된 적 있지만 이 아이의 노력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노력으로 이뤄낸 명창소리입니다.
이제 송은이는 저의 제자가 아닙니다.
송은이는 순간순간 저를 깨우쳐주는 스승입니다.
이 아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함께 지켜봐주지 않으실래요?
첫댓글 우와~~~ 대단하네요. 한 사람의 인생의 길을 내주신 선배님의 멋진 모습, 교육자 본연의 모습에 숭고해지기까지 합니다. 선배님의 북 치시는 모습도 아주 프로페셜 하시네요.ㅎㅎ 송은이의 공연 모습을 꼭 보러가고 싶어요. 일이 늦게 끝나기 때문에 다 보진 못하더라도 꼭 보고 싶네요. 달력에 적어놓겠습니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예술고에서 대회 리허설을 한번 보고 꽂혀버렸당게요. 이 꼬마 유송은이 소리를 아이 판소리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그냥 전주 대사습 장원한 판소리꾼으로 여기시면 됩니다. 득음하여 소리통도 크고 어른 소리보다 더 심금을 울립니다. 변성기가 되면 어떻게 될까가 현재 가장 큰 걱정입니다.
놀랍네. 이런경우는 노력이라고 보기엔 천재성이 넘 강하지않는가. 전생의 인연으로 dna에 새겨져서 저에게 노력은 억지가 아니고 물처럼 자연스러운거겠구만. 정아란을 만난것도 알라신으 뜻인듯싶고말여. 대단하네. 홍보가 완창이라니.4시간을 계속 부른단말이제.
그러제. 혼자서. 판소리에 입문한 어른도 가뭄에 콩나듯 평생 한번 할까말까 하는 완창을 4년만에 .
무엇보다 이 아이가 몇시간동안 소리를 해도 너무 좋아하고 즐긴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 그러니까 신동이제.
수궁가도 거의 다 마쳤어. 송은이가 가르치는 후배 어른이 많당게. 그뿐이 아니여. 판소리 하려면 당연히 고법(북 장단)도 함께 배우는데 고법대회에서도 수상경력이 화려해. 한번 구경와 봐. 보고 있으면 그저 경이로워.
스승 한마디가 제자의 인생을 바꾼 다. 명언이다.
스승은 무슨. 엄마가 도저히 시간이 안나셔서 입문할 때 도와주었을 뿐,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은 바로 이런 아이를 두고 하는 말이여~
대단하네~ 소질을 발견한다는 게 반은 넘제~
꼭 한번 들어보고 싶네..
제 커톡으로 주소 보내주시면 팜플렛 보내드리겠습니다.
송은이 학생 재능을 발견하시고 미래를 위해 송은이가 국악의 꿈을 실현할수 있도록
진로를 조언하신 정아란님은 모든 교사들의 귀감입니다.
대단한 아란 그 시기 재능발견을 을 놓쳤더라면 지금의 신동은 없었을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유치원 원장님의 해안이 대단해 모든 교사들이 이런 마음 가짐이면 얼마나 좋을까?
어째 방향이 내게로 쏠리는공? 좀 거시기한디?
아이의 개성과 소질을 살려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어릴 때부터 스스로 즐기면서 이루게 하는것이
우리 어른이 명심해야 할 것인것 같아. 그나저나 한번 9월1일에 놀러들 오쇼.
우와!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대단한 친구~~~
살아가는 희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