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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귀검신 30장 : 사천행(四川行)-3
.. 좁은 소로길을 벗어나 막 관도로 접어든 소문은 기분
이 날아갈 듯 붕 떠 있었다. 며칠 동안 생사를 건 싸
움을 하느라 피곤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을 따라다니며 늘 귀찮게 굴었던-물론 한번 목
숨을 구해주기는 했지만 어차피 자기도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으니 피장파장이고-구양풍이 소문의 곁을
떠난 것이다.
제갈세가를 나설 때만 해도 소문은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다. 이번에도 또 다시 따라오는 구양풍을
보고 속으로야 귀찮고 그저 조용히 세가에 남아주기
를 바랬지만 남들의 눈도 있고 해서 아무런 말도 하
지 못하고 있었는데 길을 떠난 지 하루 만에 돌연 구
양풍의 태도가 돌변했다.
“아쉽지만 이제 그만 헤어지세나.”
“…….”
구양풍은 아직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는 소문
에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자네는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자네는 이미 중원
에 불고 있는 풍운(風雲)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말
았네. 아니 어쩌면 그 핵심에 자네가 존재하게 될지도
모르겠지. 암튼 자넨 이번 싸움으로 인해 제법 명성
을 얻을 수 있을 것이네. 그리고 이제는 자네가 원하
건 원하지 않건 간에 흑도무림인들의 표적이 되겠지.
어쩌면 자네를 누르고 명성을 떨치려는 자들도 덤
벼들지 모르겠고….”
구양풍은 잠시 말을 멈추고 안색을 흐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네는 패천궁에서 보내는 살수
(殺手)들을 조심해야 할 것이네. 저들의 호법을 죽인
이상 이미 자넨 그들에겐 구파일방의 장문과 버금가
는 척살(刺殺)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을 것이네. 지
금까지의 전례(前例)를 보더라도 이미 자네를 죽이고
자 움직이고 있는 자객(刺客)들이 있을 것이네.”
“나참, 그딴 건 하나도 문제될 것 없어요. 전 당가에
가서 정혼녀만 데리고 바로 고향으로 돌아갈 겁니다.
지금까지의 싸움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들
이 싸우거나 말거나 저 하고는 상관이 없지요. 설마
제 놈들이 저를 쫓아 장백산까지 오겠어요?”
소문은 그딴 걸 걱정하는 구양풍이 한심하다는 듯 쳐
다보았다. 하지만 그런 소문을 바라보는 구양풍의 안
색은 펴지지 않았다.
“자넨 강호의 은원(恩怨)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군. 그들은 자네를 쫓아 지옥까지 갈 것이네. 그 까짓
거리는 문제도 아니지….”
구양풍이 그렇게 까지 말하자 소문의 안색이 눈에 띄
게 굳어졌다.
“그렇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겠지요. 지금까지
는 제 일이 아니라서 그다지 심하게 손을 쓰지 않았
지만 그것이 제 일이 된다면 저도 사정이 달라지지요.”
“후! 강호의 일이란 뜻대로 되는 것이 없으니… 아무
튼 난 이 길로 소림으로 갈 생각이네.”
구양풍의 갑작스런 말에 소문은 깜짝 놀랐다.
“갑자기 소림엔 무슨 일로…?”
소문이 그 이유를 묻자 한 동안 말이 없던 구양풍은
조용히 그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자네는 부인하지만 자네가 중원에 머물고 있는 한
패천궁의 무인과 계속 부딪치게 될 것이네. 내가 자
네와 함께 다닌다면 좋건 싫건 나 또한 그들과 마주치
게 되겠지. 하지만 그들이 누군가? 며칠 전만 하더라
도 나에게 충성을 바치던 수하들이네. 이전에 자네를
구하면서 어쩔 수 없이 손을 쓰기는 했지만 마음이
편한 것은 결코 아니었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그
들이 나를 배신했는데 왜 그러냐고 말을 하겠지만 그
건 그렇지가 않다네. 어차피 무인이라 자신과 자신이
속한 문파의 명성이 천하에 진동하기를 원한다네. 내
가 그것을 수십 년간 막아 왔으니 어쩌면 나의 잘못이
더 크다 할 수 있겠지. 해서 아예 이참에 그들을
피해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계실 큰 스님께 가려
고 하네. 그곳에서 내가 입은 내상도 치료하고 지
금 일어나는 사태도 지켜보아야겠네. 그러니 아쉽기
는 하지만 이쯤에서 헤어지도록 하세나.”
‘안면(顔面)의 근육유지(筋肉維持)! 참아야 하느니!’
소문은 행여나 구양풍이 말을 바꿀까 안색을 유지하
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아쉽기는! 바라고 바라던 바인데… 헌데 어째 찜찜하
네.’
소문은 구양풍의 헤어지자는 말에 우선은 반기기는
했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마
음이 왜 생기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흥, 어째 영감님은 지금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습니
다. 마치 무인들의 비무를 보는 것처럼 누가 이길지를
관찰하는….”
소문의 말에 구양풍은 크게 웃음 지었다.
“허허, 어쩌면 자네의 말이 맞을 지도 모르겠네. 누가
뭐라 해도 패천궁은 내가 이끌어가던 문파 아니던가?
그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
말이겠지.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더 기다려지는 승부(
勝負)가 있다네.”
“그것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구양풍이 자신의 말을 순순히 인정하자 약간은 맥이
빠진 소문이 힘없이 물었다.
“그건 말이지. 나의 무공과 소림의 무공을 비교할 기
회가 조만간 온다는 것이지.”
“……?”
“자네도 큰 스님께 들었을 것이 아닌가? 내가 그 옛
날에 소림에 도전을 했다가 달마삼검(達摩三劍)에 허
무하게 패한 적이 있다네. 그 이후 그 검을 꺾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한 나는 내가 아는 모든 무공을
집대성하여 달마삼검에 필적하는 무공을 만들어 냈다
네. 그리고 지금 패천궁의 궁주로 있는 내 제자가 그
무공을 익혔지. 그가 비록 나를 밀어내긴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네.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
큼 패천궁의 무인들이 불만이 쌓인 것이고, 나를 밀
어낸 것은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일어날 것을 염려한
제자의 최후의 선택이라 보네.”
“그건 영감님이 그리 생각하고 싶은 것이 아닌가요?”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는 그 이전에도 수 없이
나를 찾아와 궁내의 그런 상황을 말해 주었지. 하지만
내가 신경을 쓰지 않자 보다 못한 제자가 움직인
것이라네. 어쩌면 그것이 별다른 동요 없이 패천궁을
지키는 마지막 방법이라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네.”
“…….”
소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패천궁의 그간 사정이
어찌 돌아갔는지는 몰라도 자기의 생각으론 사부이자
주군을 배신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
기 때문이다.
“그 또한 진정한 무인이지. 그리고 강하다네. 어쩌면
자신의 무공보다 강할지 모르는 무공이 있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 할 거이야. 반드시 그는 소림에 올
것이네. 난 그때의 승부를 보고 싶은 것이지.”
구양풍은 말을 하면서도 은근히 제자에 대한 자랑을
숨기지 않았다. 소문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사제지간(師弟之間)이었다. 소문이 고개를 갸웃거릴
때 어느새 소문에게 다가온 구양풍이 은근히 말을 했다.
“흠, 원래 한 문파의 무공이란 남에게 잘 보여주지도
않는 것이지만 자네가 원한다면 그 무공을 전수해 줄
수도 있네만. 어떤가? 한번 배워보려는가?”
구양풍은 큰 선심이나 쓴다는 듯 말을 했다. 하지만
듣고 있는 소문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했다.
“아니 왜 말이 없는가? 배우기 싫은 것인가?”
구양풍이 재차 물었지만 소문은 대답하기도 귀찮았다.
그러나 간단하게 몇 마디 해주고 말았다.
“제가 지난번 영감님께 무공을 배운 것은 그저 필요
해서 그런 것이지요. 사실 무공은 지금 익히고 있는
무공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소문이 정중하게 거절하자 구양풍은 약간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자네가 그리 말을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 이것 참!
누구는 나의 무공을 배우지 못해서 난리인데 거절을
당할 줄이야. 허허허!”
‘나아참! 무공에 엄청 자신이 있는 모양인데 내 무공
이 큰 스님으로부터 달마삼검보다 더 뛰어나다고 인
정받았다면 과연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카카카!’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마음이 바뀌어 떠나지 않
으면 큰일이었으니까….
“그래, 자네 혼자서도 사천에 갈 수 있겠나?”
“하하, 물론입니다. 이래뵈도 표국에서 꽤 일을 했습
니다. 사람들을 어떻게 상대하고 여행을 하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염려는 하지 마시도 영감님께서
나 조심히 길을 떠나십시오.”
소문은 제법 걱정스런 말투로 말을 하였다.
“그럼 자네가 나를 소림까지 데려다 주면 되지 않겠
나?”
“예?”
소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짝 놀라 반문을 했다.
그런 소문의 모습을 보며 구양풍은 박장대소(拍掌大笑
)를 하더니 소문이 뭐라 미처 말을 하기도 전에 말
을 이었다.
“하하, 농담 일세. 그간 얼마나 나를 귀찮아했으면 그
리 정색을 하고 놀라나?”
“아, 그…그게….”
“되었네. 그럼 여기서 헤어지도록 하지. 몸조심하고
당분간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게나. 틀림없이
살수가 올 것이니… 그리고 너도 잘 지내고.”
구양풍은 손을 뻗어 소문의 어깨위에 앉아있는 면피
를 가만히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곤 곧 몸을 돌려
북쪽, 소림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몸조심하십시오.”
소문은 재빨리 허리를 굽히고 인사를 했다. 구양풍은
그저 하나 남은 손을 들어 공중에서 몇 번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 하곤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그대
로 떠나버렸다.
“흠, 막상 떠나니 서운하기도 하네. 쥐꼬리만큼은…
하하!
소문은 구양풍이 떠난 방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여전히 자신의 어깨에 앉아 깃털을 가꾸기에 여념이
없는 면피를 바라보았다.
“면피야. 오랜만에 둘이 길을 떠나게 되니 기분이 새
롭지? 암튼 뭔 놈의 일들이 그리 많은 것인지. 며칠
동안 정말 숨쉴 틈 없이 싸움만 했다. 이제 나한테 시
비 걸 놈도 없겠다…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보자꾸나.
하하하!”
소문이 형조문이 가리켜준 대로 약 반나절을 걸어 도
착한 곳은 동정호에서 동쪽으로 약 삼십 리 정도 떨
어진 작은 포구였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동정호에 크고 작은 많은 포구들이 있어서 그런지 소
문이 도착한 곳은 그다지 규모도 크지 않았고 왕래하
는 배 또한 많지가 않은 듯 했다.
“흠, 한산해서 좋기는 한데, 이거 사천으로 가는 배가
있기는 있는 거야?”
소문은 약간은 불안한 얼굴을 하며 중얼거렸다. 소문
은 한창 짐을 싣느라 정신이 없는 한 선원(船員)에게
다갔다. 그다지 크지 않은 덩치에도 상당히 무거워
보이는 짐을 번쩍번쩍 드는 폼이 오랫동안 이런 일은
한 듯 보였다.
“저기, 말씀 좀 묻겠습니다.”
소문은 배에다 짐을 막 부리고 내려오는 선원에게 말
을 걸었다. 선원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걸음을
멈췄다.
“왜 그러시오?”
“제가 이번에 사천을 가려 하는데 어떻게 하면 사천
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지요. 이곳으로 오면 오늘
사천으로 가는 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제가 이번
에 처음으로 배를 타게 되어서 그런지 그저 막막하
기만 합니다.”
소문이 자신의 처지를 말하며 선원에게 도움을 청했
다.
“이런, 조금 늦었구려. 방금 전에 사천으로 떠나는 배
가 있었는데….”
선원은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찼다. 형조문이 가르쳐 준
배가 그 배인 모양이었다.
‘제길, 조금 더 빨리 올 걸 오랜만에 혼자 다닌다고
이곳저곳 기웃거렸더니….’
소문은 자신의 느린 걸음을 후회했지만 한번 떠난 배
가 돌아올 리 만무했다.
“그럼 언제 다시 사천으로 떠나는 배가 있습니까?”
소문이 다급한 심정으로 말을 했지만 선원은 그저 안
타까운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여기는 다른 곳과는 달리 규모가 크지 않은 포구인
지라 배가 별로 다니지 않소. 사천으로 가는 배는 보통
열흘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하니 차라리 동정호에
있는 큰 포구로 가보도록 하시오. 그곳에서는 쉽게
배를 탈 수 있을 것이오.”
선원은 친절하게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하지만 소문은
답답할 뿐이었다.
‘후, 정말 힘들다 힘들어.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정
혼녀길래 이리 사천가기가 힘든 것이라냐….’
소문이 아무 말 하지 않고 상심을 하고 있자 선원은
딱하다는 듯이 소문을 바라보다가 말을 했다.
“사실 이배가 사천으로 가기는 가오. 하지만 이 배는
손님을 나르는 배가 아니라 단순히 물건을 싣는 배
이고, 더구나 이번엔 사천지방으로 표행길에 나서는
은마표국(銀馬驃局)에서 이 배를 통째로 빌렸기 때문
에… 하지만 그대의 사정이 정 급하다면 내 은마표
국의 표사들에게 안내해 줄 테니 말을 한번 해 보
도록 하시오.”
난감해 하던 소문은 선원의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감사합니다. 부탁은 제가 할 터이니 안내를 해 주시
지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당신이 하도 상심해 하기에 말을 한 것뿐인데
뭘 그러시오. 그리고 아직 승선(乘船)이 결정된 것도
아닌데….”
선원은 구리 빛 피부와는 달리 하얀 이른 드러내며
웃었다.
“아닙니다. 그들에게 허락을 받건 못 받건 제게 신경
을 써 주신 것은 틀림없지요. 전 그것에 대해 감사할
뿐입니다.”
“알았소. 알았으니 그만 하시오. 원….”
선원은 약간은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소문을 포구
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객점으로 소문을 데리고
갔다.
“잠시 기다리시오. 아무래도 그대보다는 내가 가서 말
을 하는 것이 나을 듯 싶으니 예서 잠시 있어보
시오….”
선원은 객점 입구에 소문을 세워 놓고 안으로 들어갔
다. 사실 이곳은 객점이라고 부르기엔 규모가 너무
작아 침실이 있는 이층만 보이지 않아도 그냥 단순한
주점이라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잠시 동안 소문이 객점 입구에서 서성거리고 있을
때 안으로 들어갔던 선원이 활짝 웃으며 걸어 나왔다.
“하하, 잘 됐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쉽게
승낙을 하는구려.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보통
다른 표국에서는 이런 부탁을 하면 혹시 모를 녹림
의 간세(奸細)가 아닐까 염려하여 다른 사람과 동행
하는 것을 꺼리는데 역시 은마표국은 중원최고의 표
국답게 자신만만하구려. 암튼 잘 됐소. 배는 잠시 후
에 떠날 것이니 혹시 준비할 것이 있으면 어서 준비
를 하도록 하시오.”
소문은 선원의 말에 크게 기뻐하면 연신 인사를 하다
가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헌데 지금 가서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오. 저들도 지금 떠날 채비를 하느라 몹시 분주
하오. 인사는 잠시 후 배에서 하는 것이 좋을 듯싶소.”
인사를 하러 객점안으로 들어가려는 소문을 만류한
선원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소문은 그런 선원을 보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 말을 했다.
“저기, 언 뜻 보아하니 나이도 저보다 한참 윗길 일듯
싶은데 편하게 말씀하시지요.”
“하하,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나이가 어리다고 말을 편
하게 해서야 되겠소?”
“그래도 제가 불편해서 그렀습니다. 그냥 편하게 대해
주시지요.”
소문이 재차 청하자 선원은 껄껄 웃으며 대답을 했다.
“좋소. 그게 편하다면 내 그리 하겠소. 그래 자넨 이
름이 무엇인가?”
“을지소문입니다.”
소문의 대답을 들은 선원은 소문의 이름을 몇 번 되
뇌어 보더니 말을 했다.
“을지소문이라… 을지성은 좀처럼 듣기 어려운 성인
데….”
“하하, 좀 그렇지요? 그래도 성이 없는 것 보다는 있
는 것이 났지 않습니까?”
소문이 씨익 웃으며 말을 하자 선원도 웃으며 말을
받았다.
“하하, 그럼! 없는 것 보다야 있는 것이 좋지. 이런
내 정신 좀 보게. 아직 내 소개도 안 했구만. 내 이
름은 두아(竇牙)라고 하네. 반갑네.”
겉모습은 무뚝뚝하고 험상한데 웃는 모습은 완전히
순박(淳朴)한 시골사람 그 자체였다.
‘이야, 내가 듣기엔 뱃사람은 상당히 거칠다고 했는데
그런 것도 아닌 모양이구만.’
소문은 웃을 때 마다 들어나는 하얀 이의 두아를 보
며 속으로 웃고 있었다.
이런 소문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아는 그저 여
전히 웃음 지으며 소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궁귀검신 30장 : 사천행(四川行)-4
“우웩! 우웨엑!”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던 배에서 요란한 비명성이 들리고
있었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벌써 한 시진 째 들
려오는 소리에 이제는 면역이 되었는지 그저 그러려니 하
는 표정이었다. 더러는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었고, 웃
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고, 단지 소
문을 배에 태워주었던 두아만은 또 한번 강 쪽으로 목을
빼고 구역질을 하는 소문에게 다가와 염려가 된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겠나? 처음 배를 타면 원래 배 멀미가 심하게 난다
네. 하지만 바다에 나간 것도 아니고 강에서 운행하는데
이렇게 심하게 배 멀미를 하는 사람은 자네가 처음일세.”
소문은 두아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힘도 없었다. 소
문은 한참을 구역질을 하다가 겨우 진정이 되는 듯 갑
판에 걸쳐 배 바깥으로 빼고 있던 몸을 세우다가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미 배안에 들어 있던 모든 내용물
은 쏟아 낸지 오래였고 조금 전부터는 그저 누런 액체
만 간간히 나오고 있었다. 얼마나 그 고통이 심했던지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명경지수(明鏡止水) 같은 눈동자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맑게 빛난다고 생각하던 두
눈은 어느새 풀려 있고, 볼은 핼쓱해져 단 한 시진 만에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으… 이놈의 것이 언제까지 계속 된답니까?”
소문이 말도 잘 안나오는 듯 겨우 쥐어짜서 말을 하자
두아는 재빨리 대답을 해줬다.
“사람마다 다르네. 금방 적응하는 사람도 있고, 제법 긴
시간을 고생하고서야 비로소 적응을 하는 사람이 있지.
그게 언제쯤 멎을 지는 아무도 모르지….”
“제, 제엔장! 지난 번 장강을 건널 땐 이러지 않았는
데….”
“흠, 자네가 배를 타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군. 그
런데 무슨 멀미가 이리도 심한가? 이상하군 그래.”
“그러니까 환장할 일이 아닙니까? 우웩!”
“또 그러는가? 휴….”
소문은 말을 하다 말고 다시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나오는 내용물도 없는지 아예 바닥에서 움직이
지도 않고 있었다.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런 소문
의 등을 두들겨 주는 것뿐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두아는
소문을 보며 혀를 찰 뿐이었다.
“흐흐, 어린친구가 고생하는군. 나도 저 고통을 알지. 정
말 미치고 환장할 고통이지. 크크크!”
소문이 그렇게 구역질을 하는 동안 배의 한쪽에서 아까
부터 소문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들이 있었다.
“자네 말투가 어째 영 그렇구만. 저 친구를 안쓰러워 하
는 건가? 아니며 재미있어 하는 건가?”
치평(治平)은 아까부터 웃느라고 정신이 없는 예도준(芮
挑峻)을 바라보며 핀잔 섞인 말을 던졌다.
“흠흠, 누가 재미있어 한다고 그러나? 난 그저 옛날의
내가 생각이 나서 그러는 것이지… 내가 첫 표행길에
이놈의 배를 타지 않았겠나. 어찌나 고생했던지….”
예도준이 손을 저으며 변명을 했지만 동료의 믿음을 받
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자네야 말로 저 친구의 심정을 잘 알 텐데 도
움을 주기는커녕 웃고만 있으니 백번을 양보해서 생각
해도 자넨 저 친구의 고통을 즐기는 것 같아….”
치평의 옆에 섰던 사내마저 그렇게 말하자 예도준은 조
금 무안했던 모양이었다.
“이런! 은상(慇償)이 자네마저 그리 말을 하는가? 내가
설마 남의 고통을 즐기는 사람으로 보이나? 험, 나도
속으로는 계속 걱정을 하고 있었다네.”
“행여나?”
예도준은 자신의 말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하며
이상하게 쳐다보는 동료들을 뒤로하고 보란 듯이 소문
에게 다가갔다.
“소형제가 고생이 많네 그려.”
“예? 예….”
소문이 대뜸 다가온 예도준을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
다.
“나는 은마표국에서 일을 하는 예도준이라 하네. 소형제
가 하도 배 멀미로 고생을 하기에 내 보다 못해 도움을
주려 왔네.”
“아, 그러시군요. 저는 을지소문이라고 합니다.”
소문은 아직 은마표국 사람들과 인사를 하지 못했다. 자
신이 배에 타는 것을 허락한 것에 대한 인사를 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아직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배가 출발하자마자 채 일각도 안 되서 시작한 배
멀미였다. 인사를 하고 자시고 할 정신이 없었다.
“먼저 인사를 드려야 하는 것인데 제가 이런 모습이
라….”
소문이 약간은 죄송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자
예도준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하, 그런 소리 하지 말게. 나도 옛날에 배 멀미를 지
독하게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소형제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네. 아무도 모르지 그 고통은….”
“그러시군요….”
“이놈의 배 멀미라는 것이 처음 시작할 때 그저 속이 조
금 이상한 정도에 불과 하지만 곧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머리는 지끈지끈 아파오고 종내에는 뒤집어질 대
로 뒤집어진 뱃속에서 모든 음식물을 토해내고 말지. 문
제는 그걸로 끝이 아니라 그건 시작에 불과 하니 계속
되는 배의 움직임에 따라 뱃속도 요동을 치고 덩달아
따라오는 고통, 끊임없이 밀려오는 그 고통을 뭐라 말로
표현 하겠나. 이것은 어디 싸우다 다친 것도 아니고
그 느낌마저 요상한 고통 아니겠는가?”
소문은 자신이 바로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
점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니 틀림없이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소문은 기대에 찬 눈으로 예도준을
바라보았다.
“험, 해서 말을 하겠네만 소형제는 지금 멀미의 거의 끝
부분에 와 있다네. 고통이 가장 심할 때지. 하지만 사람의
몸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라네.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
도 곧 그것에 적응하는 힘을 준다네. 내가 보기에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자네의 고통도 멈추게 될 것이네.
사실 멀미가 시작하기 전엔 멀미를 막을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한번 시작한 멀미는 그 방법이 없다네.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 뿐이지. 그러니 조금만 더 고생을 하시
게나. 넉넉잡고 한 두 어시진만 더 고생을 하면 그 고
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네. 그럼 힘을 내시게. 난
돌봐야 하는 물건이 있어서… 그래도 멀리서 나마 자
네를 응원하고 있겠네.”
예도준은 자기의 할일을 다 했다는 듯이 말을 하고는 자
신의 동료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 버렸다.
‘뭐냐? 저놈은! 뭐라고 두어 시진을 더 고생하라고? 나보
고 죽으라고 하는구나. 날 놀리려고 온 거야, 아님 걱정
되서 온 거야? 빌어먹을 자식! 그따위 말은 개나 소나
다 하겠다.’
소문은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그런 예도준에게 뭐라 해
줄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윽, 또!’
소문은 또 한번 요동치는 뱃속의 기운을 감지하고는 절
망에 빠지고 말았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아예 갑판에
누워버렸지만 그 고통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우웩!”
“고생했네. 어떤가? 이제 속은 좀 괜찮은가?”
두아의 말에 선실(船室)안에서 쉬고 있던 소문은 약간은
생기가 도는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예. 이제 많이 진정되었습니다. 조금 전에는 약간의 죽
도 먹었습니다. 저 때문에 일부러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고맙습니다.”
“하하, 고맙기는… 암튼 고생했네. 원래 이렇게 고생을
하면 다음부터는 그리 심하게 고생하지는 않는 법이지.
이제는 배를 타도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이네.”
두아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참, 제게 죽을 가져오던 친구가 그러던데 이배의 주인
이시라면서요? 저는 그저 여기에서 일하는 선원인줄 알
았는데… 제가 큰 실수를 했습니다.”
소문이 고개를 숙이자 두아는 깜짝 놀라며 소문을 말렸
다.
“이런, 그 친구가 쓸데없는 소리를 했군. 하지만 그게 무
슨 상관인가? 자네가 모른 것은 내가 말을 안했으니 그런
것이고, 또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도 아니니 이러지
말게. 내가 무안하네.”
두아의 말에 숙였던 허리를 편 소문은 문득 생각나는 것
이 있었다.
“그런데 배의 주인쯤 되면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손수 짐을 나르고 계셨습니까?
제가 그 모습에 깜빡 속았지 뭡니까?”
소문은 처음 두아를 만날 때 그가 짐을 나르고 있던 모
습이 생각나서 이렇게 물었다. 그러자 두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했다.
“그거 말인가? 하하, 그거야 당연하지 않은가. 내가 아무
리 배의 주인이고 밑에서 일하는 선원들도 있다지만 아
무것도 안하고 놀 수는 없지 않은가? 자네가 보기엔 어떤
지 몰라도 난 힘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
했던 사람이네. 내가 자네 나이였을 때는 힘자랑을 한
다고 무던히도 아버지의 속을 썩여드리기도 했고, 비록
아버지가 돌림병에 걸리셔서 돌아가셨다지만 그리 약한
분이 아니었는데… 나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네. 그런데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렇게
가업(家業)을 물려받게 되니 자연히 감사하고 죄송스런
마음에 내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라네. 하하!
그게 나 때문에 속을 끌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께 조금
이나마 속죄를 하는 길이기도 하고….”
말을 하던 두아의 안색에 살짝 어둠이 비췄다. 두아가
입을 다물고 있자 웬지 말을 꺼내기가 어색했던 소문도
덩달아 입을 다물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본래의 안색으로 돌아온 두아가 밝은 목소리로 말을 하
기 시작했다.
“참, 자네 사천으로 간다고 했는데 정확하게 어는 것으
로 가는가?”
“사천당가로 갑니다.”
“흠, 사천당가라… 처음 자네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더니
만 사천당가와 관계가 있었군.”
두아가 약간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자 소문은 재
빨리 말을 이었다.
“하하, 관계는요. 무슨 그저 볼일이 있어서 가는 겁니
다.”
“그런가, 그나저나 사천당가면 성도(成都)에 위치하고 있
는데… 지금 이 배가 가는 곳은 성도보다는 귀주성에
가까운 강안(江安)이라는 곳이네.”
“강안이라는 곳에서 성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겁니까?”
소문이 내심 걱정이 되는 듯 물어오자 두아도 걱정스런
어투로 대답을 했다.
“글쎄, 아주 먼 것은 아니지만 제법 거리가 있지. 적어도
오백리는 떨어져 있을 것이니….”
‘후, 정말 힘들구나. 힘들어.’
오백리라는 말에 왠지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 들었
다.
“그래도 사천까지 갈 수 있는 게 어딥니까? 그까짓 거리
야 문제도 아니지요.”
소문은 내심 밀려오는 짜증을 털어내려는 듯 큰 소리로
말을 했다.
“하하, 그럼 다행이네. 하긴 그 정도의 거리야 크게 문제
될 것이 없겠지.”
동정호가 바라보이는 어느 객점 안에서 조용한 움직임이
있었다.
“연락은 왔는가?”
동정호의 풍경을 바라보던 사내는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
척에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물었다.
“예. 대주님 막 접근에 성공하였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호오! 벌써?”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대답에 약간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며 돌아선 사내, 나이는 이제 갓 삼십을 넘어 보이고
얼굴이 상당히 준수하게 생긴 인물이었다. 방으로 들어
온 사내로부터 대주라고 불린 사내는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으며 다시 한번 질문을 했다.
“자네가 보기엔 어떤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혈영대(血影隊)에게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사내는 지체 없이 대답을 했다.
“하하하! 부 대주, 자네는 그 자신감이 너무 커서 탈이
야. 내가 보기엔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닌 것처럼 보이네만
자네 말대로 그렇게 쉽다면 그자에게 당한 패천궁의
호법들은 무슨 꼴이 되겠는가? 더구나 쉬쉬하고 있지만
태상장로께서도 그를 어쩌지 못했다고 하지 않는가?
자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야….”
백검마 라는 명호를 지닌 혈영대의 대주 안당은 절대 그
럴 리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부 대주 하문도를 보며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그래, 성공하고 실패하고는 곧 드러날 일이겠지. 연락은
그게 다인가? 그저 접근했다는?”
“그게….”
하문도는 대답을 하다말고 일순 말을 멈췄다. 그러자 안
당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왜 그러는가?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인가?”
“성공을 자신하던 속하였지만 사실 은근히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안당은 냉막한 표정의 얼굴에 전혀 안 어울리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는 하문도를 바라보며 크게 웃음 지었다.
“하하핫! 자네도 그리 생각하고 있었구만. 그놈의 자존심
하고는… 하하하! 그런데 무슨 안 좋은 소식이라도 있는
것인가?”
“그런 건 아닙니다.”
“허참, 자네답지 않게 무슨 뜸을 그리 들이나 어서 말을
하게나 답답하네.”
하문도는 거듭되는 안당의 재촉에 자신이 머뭇거리고 말
을 하지 못했던 그 이유, 소문에게 접근한 수하에게서
날아온 서찰에 적힌 그대로를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그래서?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말이지?
혹시 잘못 안 것은 아닌가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안당이 방안이 떠나가라 웃어대자 괜시리 낯이 뜨거워진
하문도가 힘없이 대꾸했다.
“크크크! 이것 참,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나서야 그가
목표임을 확신할 수 있었단 말이고?”
“그랬다고 합니다.”
하문도는 이번에도 좀 전과 같이 힘없이 대답했다.
“이런, 웃어서 미안하네. 하지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
오지 않은가? 절세의 고수를 암살하기 위해서 우리 혈
영대에서 수위를 다투는 자객이 투입되었고 그 고수라는
자가 배에 오르자마자 배 멀미에 구역질을 해서 온갖
허점을 노출시켰는데도 그 좋은 기회를 놓쳤다니… 게
다가 그가 목표인지 아닌지를 고민했을 일호를… 참 이
번 일을 맡은 자가 일호 맞는가?”
안당은 말을 하다말고 질문을 했다.
“예. 혈영일호가 맞습니다.”
하문도는 대주란 자가 중대한 일에 파견된 수하가 누군
지도 모른다며 질책하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게. 내가 이런 게 어디 하루
이틀인가? 험, 아무튼 일호가 얼마나 고민을 했겠나?
생각만 해도 우습지 않은가?”
“전혀 웃으실 문제가 아닙니다. 어쩌면 쉽게 제거를 할
수 있는 자를 어리석은 놈 때문에….”
하문도는 혈영일호가 눈앞에 있으면 당장에라도 목을 칠
기세를 하며 분개해 했다.
“하하! 그러지 말게. 군사의 부탁을 받고 이곳으로 온 내
가 왜 수하들을 풀지 않은 줄 아는가? 지금 당장 그 친
구와 부닥치면 모르긴 몰라도 상당히 많은 수하들이 목숨
을 잃게 될 것이야. 하지만 그게 두려운 게 아니지. 어
차피 그 친구는 제거되게 되어있는데 아까운 내 수하를
무엇 하러 희생시키겠는가? 그 친구가 사천에 도착한
연후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니 우리는 그저 조용히 지
켜만 보면 될 것이야.”
하문도도 안당이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지 고
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참 그런데 확신을 못했다던 일호가 어떻게 그가 목표인
지 알았다던가?”
“그의 짐에 있는 활을 보고 알았답니다.”
하문도는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안당을 보며 조
심스레 말을 이었다.
“허면, 혈영일호에게는 어떻게 하라고 합니까? 그래도
제법 접근하는데 성공한 듯 한데….”
“기왕 접근을 했으니 시도는 하라고 하게. 하지만 별다
른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아. 어차피 그가 상대할
수준의 고수가 아닌 듯 하니… 그런데 크크크! 허참, 웃음
이 계속 나오는구만 그래.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리 전하겠습니다.”
하문도는 여전히 키득거리며 채신없이 웃고 있는 안당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재빨리 방안을 나오고 말
았다.
..
첫댓글 즐감하고갑니다.
감사해요~~~^~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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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ㄷㄱ~~~~~~```````````````````
감사합니다.
즐겁게 보고갑니다!
잼납니다
즐감
자객으로 될까?
살수
ㅈㄷㄳ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즐독했습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아좋아
즐독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