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임을 위한 행진곡" 방송분-
안녕하세요 FM 영화음악 정은임 입니다.
신대철 시인은 이미 20년 전에 이땅에서 사는 것은 무죄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그의 시에서 노래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이땅 어느곳에서는 유죄라고 합니다. 저희 청취자 한분이 그 심정을 노래하셨네요.들어 보시겠어요.
시를 쓰고 싶은 날 비내리는 철거촌에서 전 수편의 시를 ㅆㅓㅅ습니다. 시를 쓰고 싶었는데 제대로 된 시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형적인 도시 빈민이었던 우리집은 막내인 제가 태어나기 전까지 수차례 이사를 다녔다고 합니다.
대학생이 된 제가 어느날 간 철거민 대회에 많은 동네분들이 오셨더랬습니다. 금호동, 전농동 봉천동, 하나같이 제가 식구들의 입을 통해 듣던 추억의 동네였습니다. 그 금호동 페허의 마을에서 더이상 끝닿을때 없는 하늘밑 마을에서 제 오빠들의 유년의 보았습니다. 쓸려져 나간 꿈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이.. 힘없는 강아지가 .. 높게 쌓여진 철탑이.. 타이어로 엉성하게 버티고 있는 그들의 바리케이트가.. 때맞춰 내리는 비가 ..
무섭게 몰아치는 바람이.. 유린당한 그들의 삶이.. 저에게 시를 쓰고 싶게 했습니다.
그러나 시를 쓸수 없는 날.. 전 차라리 싸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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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녀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