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은 재산법이 80%의 분량을 차지하고 가족법은 20%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판례는 90%가 재산법이고 가족법은 10% 밖에 되지 않지요.
그래서 그런지 가족법 부분을 소홀히 하는 수험생이 많이 있나봅니다.
작년 2차시험에서 민법은 가족법부분이 50점이나 되는 배점으로 출제하였습니다. 그 동안 가족법 부분을 소홀히 한 사람들 혼줄을 내주는 시험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가족법 부분을 풀어보았습니다. 실제로 답안지에 쓰듯이 한 것은 아니고 논점을 찾고 근거와 정답을 대략 써보는 식으로 해봤습니다.
모범답안을 공개한 것은 없으니 정확한 답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판례를 찾아보면 대략 유추는 할 수 있습니다.
같이 한번 보겠습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번
결론은 혼인취소는 주장할 수 없고, 이혼은 주장할 수 있고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민법 제816조는 혼인취소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위 사안에서는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3호에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부정한 관계와 D를 출산한 것이 민법 제816조 제3호에 해당하는지는 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판례가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한편 민법 제823조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한 혼인은 사기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월을 경과한 때에는 그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사유가 민법 제816조 제3호에 해당한다면 (2024. 5. 7와 2024. 8. 3는 3개월 이내이므로)제척기간을 지킨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이게 맞다면 취소가 가능한 것이고, 저는 확실한 판례를 알지 못하고 찾지도 못했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다로 가겠습니다.
민법 제840조 제1호는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를 재판상 이혼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사안에서 B는 부정한 행위를 한 것이므로 재판상 이유가 될 수 있고, 민법 제806조와 민법 제843조(이혼에 준용)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2번
B의 지위:
A와 B는 법률상 부부입니다. A가 이혼 소송 도중 사망했으므로, 이혼소송은 어떠한 수계도 할 수 없으며 그대로 종료합니다.(94므246) 즉 B는 배우자의 지위를 가집니다.
E의 지위:
E는 A와 B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이므로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1순위 상속인이 됩니다.
D의 지위:
D는 혼인 중 출산한 자녀이고, 민법 제844조 제1항에 따라 A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판례(88므85)에 의하면 이 추정은 강한 추정이라 자의 친생을 부인하려면 민법 제84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확정판결을 받는 도리 밖에 없으며 부부가 사실상 이혼하여 여러 해에 걸쳐 별거 생활을 하던 중에 자를 포태한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번복되지 않습니다.
제시문에서 A는 별도의 소를 제기한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D는 A의 자녀로 추정되며 E와 같은 지위를 갖게됩니다.
상속분의 계산:
E와 D는 같은 지위로 같은 상속분을 가지며 B는 배우이고 민법 제1003조의 규정에 의하여 5할을 가산한 상속분을 갖게됩니다. 따라서 B,D,E의 상속분의 비율은 3:2:2를 만족시키고, 비율에 맞게 계산하면
B=3/7, D=2/7, E=2/7의 상속분을 갖게됩니다.
정확한 답은 알 수 없지만 제 생각에 2번은 거의 확신하고 푼 편입니다.
3번
F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판례(98다46877)에 의하면 “금전차용행위도 금액, 차용 목적, 실제의 지출용도, 기타의 사정 등을 고려하여 그것이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아파트 구입비용 명목으로 차용한 경우 그와 같은 비용의 지출이 부부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인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상가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차량구입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민법 제832조에서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해당 사안에 해당하는 판례를 찾지 못하여서 답을 확신하지는 못하겠네요.
4-1번
F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판례 2023므10861에 의하면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이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4-2번
역시 F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판례(2013다7936)에 의하면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을 한 당사자의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이혼이 성립한 때에 그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그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화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은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를 포기하는 행위 또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고 하여 채권자 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혼동(민법 191,507조 그 혼동 말고 헷갈려 하는 그 혼동)할 수 있는 것이 민법 제839조의3가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재산분할 액수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에 적용되는 규정으므로, 해당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 규정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처음 풀 때 틀렸습니다.
판례 2000다51797에 의하면 상속재산의 분할협의가 사해행위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판례랑 위 사안을 잠시 헷갈려해서 잘못 판단 했지요.
분명 아는 판례긴 하지만 막상 풀 때 생각이 잘 나지 않는 것은 더 많은 연습을 통해 기억속에서 꺼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2차 문제를 풀어봤는데 나름 신기하면서도 재밌기도 하네요.
2차시험을 잘 보려면 조문달달해서 시험장에서 조문을 빠르게 찾을 수 있어야 하고 판례도 시험장에서 바로바로 기억날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하는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