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살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메시 보낸 음바페

[H. K.]

[sports] 2018 러시아월드컵
열아홉살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메시 보낸 음바페
프랑스 8강 이끈 샛별… 펠레 이후 60년만에 10代가 월드컵 멀티골



축구의 神 울린 인간병기, 등번호는 둘 다 10번 -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지난 30일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제2의 티에리 앙리’로 불리는 음바페는 1958 스웨덴 대회의 펠레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에서 멀티 골(한 경기 2득점 이상)을 기록한 10대 선수가 됐다. 작은 사진은 아르헨티나의 수퍼 스타 리오넬 메시가 음바페에게 다가가 축하하는 모습. 둘 다 펠레(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지네딘 지단(프랑스)처럼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달았다. /신화·AFP 연합뉴스
1일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끝난 프랑스-아르헨티나의 월드컵 16강전. 전반 10분 아르헨티나의 수퍼스타 리오넬 메시가 드리블을 하다 공격권을 넘겨줬다. 포그바가 걷어낸 공을 받은 프랑스 신예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19)는 공을 단 한 번 터치하면서 두세 명을 순식간에 제쳤다. 아르헨티나 수비 라인 맨 마지막에 선 선수가 그를 막기 위해 페널티구역 안에서 반칙을 범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스피드와 돌파력이 압권이었다. 심판은 옐로카드를 꺼내들었고, 프랑스는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페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음바페는 이날 동물적 스피드와 돌파로 그라운드 곳곳에 출몰했다. 전반 18분에도 선제골 상황과 비슷한 폭발적인 돌파로 페널티 구역 바로 앞 직접 프리킥 기회를 이끌어냈다. 음바페는 2―2 동점이던 후반 19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순간 스피드로 다시 수비수의 벽을 허문 뒤 강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는 후반 23분에는 동료들이 왼쪽에서 역습을 펼칠 때 오른쪽 끝에서 '나 홀로 질주'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든 뒤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렸다. 프랑스는 2골을 터뜨린 음바페를 앞세워 아르헨티나를 4대3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메시 앞에서 '차세대 축구 스타'의 등장을 선언한 음바페의 나이는 만 19세. 1998년 12월 20일생이다. 10대 선수가 월드컵에서 한 경기 두 골 이상 넣은 것은 1958년 스웨덴월드컵 결승전 펠레(당시 17세) 이후 무려 60년 만이다.

일부 외신은 음바페가 전반 초반 선제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얻어낼 때 순간 속도가 시속 38㎞로,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종목에서 9.58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을 당시 평균 속도(시속 37.6㎞)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하지만 FIFA 공식 기록상 음바페의 최고 속도는 시속 32.4㎞였다. 상대 수비수가 도저히 못 따라잡을 정도의 스피드와 돌파력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축구 코치 아버지와 알제리계 핸드볼 선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BBC에 따르면 그는 어릴 때 호날두의 사진을 집 안 가득히 붙여 놓고 축구선수 꿈을 키웠다. 1998년 월드컵 당시 프랑스 우승을 이끈 티에리 앙리와 경기 스타일이 비슷해 '제2의 앙리'로 불린다. 음바페는 이미 프로에서 앙리의 기록을 하나하나 깨고 있다. 음바페는 만 16세였던 2015년 12월 프랑스리그 AS모나코에 입단해 앙리의 모나코 역대 최연소 데뷔·득점 기록(19세)을 깼다. 작년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옮길 당시 이적료가 2280억원으로 네이마르(26·브라질)의 2775억원에 이어 PSG 사상 두 번째로 높다. 음바페는 16강전 후 "펠레를 이어 두 번째 기록을 세운 선수가 돼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면서도 "펠레와는 급이 다르지만, 그런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음바페는 '선행(善行) 천사'로도 유명하다. 프랑스 일간지 레퀴프는 이날 "음바페가 월드컵 출전 수당을 장애아동 스포츠 활동을 돕는 자선단체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축구는 한순간 오래 머물지 않는다"며 "열아홉 학생 대부분이 주점에서 술을 마실 때 음바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믿을 수 없는 성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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