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리그 클래식이 개막한 현재, 챌린지의 개막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3월 21일 개막전을 앞둔 K리그 챌린지의 11개 팀은 어떻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2015 K리그 미리 보기’와 계속 함께하세요! - 기자 주”
(사진 = 강원 FC)
힘이 빠졌다. 그토록 원했던 승강 PO 진출이었다. 팬들은 리그 3위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한 강원이 첫 시즌만의 클래식 무대로 복귀할 수 있을 거라고 간절히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부푼 꿈을 안고 PO 경기에 임한 강원이었지만, 오히려 리그 순위가 낮았던 4위 광주에 0대 1 패배를 당해 승강 PO에서 탈락했다. 그 자리에서 강원의 2014 시즌은 끝이 났고, 클래식 무대 복귀를 위해서는 다음 해를 기약해야만 했다.
하지만 강원의 2014 시즌은 분명 가능성을 보여줬다. 챌린지로의 강등을 확정 지은 2013년부터 지속해서 구단의 내부 비리가 폭로되며 흉흉한 분위기에 빠졌지만, 선수단은 끝내 승강 PO 진출에 성공했다. 클래식 무대 복귀를 향한 강원 팬들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찾아올 2015 시즌에 다시 한 번 승격권에 들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스쿼드부터 보강했다. 포항의 날개 공격수 신영준을 영입했고, 은퇴를 앞둔 부산의 중앙 수비수 박용호를 플레잉 코치 자격으로 영입했다. 두 선수는 클래식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선수인 만큼 올 시즌 강원의 선수단에 많은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광주의 붙박이 왼쪽 풀백으로 입지를 굳힌 이완을 영입했다. 소속팀을 클래식으로 승격시켰음에도 다시 챌린지의 강원을 행선지로 정한 이완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승격의 주역이 되겠다는 각오다.
경남 FC에서 리그 최연소 주장직을 맡았던 중앙 수비수 이한샘도 강원에 합류했다. 어린 선수임에도 기본적인 수비력이 좋고, 수비진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도 능숙하므로 강원 수비의 중심 선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팀에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는 조나타스 벨루소다. 벨루소는 최전방과 2선 공격 전 지역에서 활약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의 특성이 있고, 빠른 발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구단 보도 자료에서는 거친 압박 속에서도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줄 아는 선수로 소개된 만큼, 한국 무대에 대한 수월한 적응을 기대한다.
◇ 주요 이적 선수 : 양동원(입대 / 상주 상무), 배효성(경남 FC), 이준엽, 이창용(울산 현대), 김영후 등
※ 정확한 보도자료가 없었던 선수는 차기 행선지가 표기되지 않았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사진 = 백현철 씨 제공)
- 팬 인터뷰 : 강원 FC 지지자 ‘백현철’ 씨
[ K리그 챌린지는 더욱 생생하고 흥미로운 정보 전달을 위해 각 팀 지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방식으로 기사의 내용을 구성했다. 오늘 강원 FC의 2015 시즌 미리 보기를 도와줄 주인공은 강원팬 ‘백현철’ 씨다. ]
“애증의 강원 FC 팬 백현철이다. 이 애증의 팀을 좋아한 지 어느덧 6년째다. 강원도로 대학을 진학한 2009년에 마침 강원 FC가 창단됐는데, 이 팀을 내 팀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강원 팬이 됐다. 이전까지 연고팀이 없어 마땅한 응원팀도 없었던 나에게 거주 지역에 팀이 생겼으니 커다란 행운이었다.”
▷ 강원의 매력을 묻고 싶은데, ‘애증의 팀’이라는 표현을 썼다. ‘애증’이 매력인가?
“그런 거 같다. 애증이라는 단어처럼 욕하면서 보는 게 강원의 매력이다. 그동안 강등 위기가 몇 번 있었는데, 계속 끈질기게 살아남는 모습이 매력이었다. 비록 2013 시즌에 부진을 겪으며 상주와의 승강 PO 끝에 챌린지로 강등됐지만, 1차전에서 상주에게 대패를 당하고도 2차전에서 끝까지 상대를 물어뜯는 근성을 보여 결과와 상관없이 보기는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근데 그런데도 작년 승강 PO에서 광주에 허망하게 진 건 긍정적으로 넘기기가 참 어렵다.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 지난 시즌의 아쉬운 점으로 꼽고 싶은 부분은?
“기복이다. 기복이 심해도 너무 심했다. 3연승을 달릴 정도로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가도 어느샌가 무승부와 패배를 반복하기도 했는데, 이 흐름이 1년 내내 반복됐다. 결과적으로 리그 3위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건 사실이지만, 시즌 내내 보여준 아슬아슬한 모습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도 많았고, 스쿼드도 좋았는데 짜임새가 부족했던 게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 올 시즌 강원은 지난 시즌의 아쉬운 점을 해결할 수 있을까?
“난 솔직히 승강 PO만 가도 성공적이라고 본다. 그 이후는 잘 모르겠다. 같은 리그에 서울 이랜드, 상주 상무, 안산 경찰청 등 강팀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더 걱정된다. 다만 성적을 떠나 지난 시즌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건 관중인데, 최윤겸 감독님의 힘을 믿어보고 싶다. 아시다시피 최윤겸 감독님의 아들은 샤이니의 민호 아닌가? 민호를 통해서라도 관중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난 시즌에 관중이 너무 없어서 보는 내내 안타까웠는데, 올 시즌은 이러한 여파로 경기장에 사람이 꽉 찼으면 한다.”
▷ 그럼 올 시즌 강원의 핵심 인물은 선수도, 감독님도 아닌 샤이니의 민호인가?
“그렇다. 민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웃음)”
감독님, 부디 민호를 잘 부탁드립니다(?) (사진 = 강원 FC)
▷ 민호의 아버지인 최윤겸 감독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감독님이 어떤 축구를 구사할까?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을 비교해봤을 때 선수 자원은 크게 차이가 없으므로 작년에 이어서 빠른 템포의 역습 축구를 보여줄 거 같다. 약팀을 상대로는 몰아붙이고, 강팀을 상대로는 수비를 굳건히 한 채 버티다가 빠른 측면 역습으로 골을 만드는 전술을 예상한다.”
▷ 올 시즌은 본래 홈구장인 강릉 종합운동장을 쓸 수 없는 위기에 처했는데?
“걱정이긴 하다. 하지만 속초도 축구 열기가 뛰어나다고 하니 홈경기장의 분위기를 내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원정팀에게 수난이 예상되는데, 속초까지 오는 것은 어떤 교통편을 활용하든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속초에서의 홈 경기 개최가 오히려 강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다.”
▷ 올 시즌 영입 선수 중 가장 기대되는 선수와 떠난 선수 중 가장 아쉬운 선수는?
“영입 선수 중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이한샘 선수다. 경험도 많고, 선수단을 잘 잡아주고 이끌 선수라 중심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떠난 선수 중 가장 아쉬운 선수는 김영후 선수다. 강원의 창단 멤버로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했는데, 왠지 꽃을 못 피우고 떠나는 거 같아 아쉽다.”
최진호는 매년 강원의 에이스다. (사진 = 강원 FC)
▷ 올 시즌 강원 FC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수비의 김오규, 미드필더의 이우혁, 공격의 최진호 선수다. 김오규 선수는 늘 불안한 수비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줘서 든든하고, 이우혁 선수는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 대담하고 창의적이다. 최진호 선수는 말이 필요 없는 골 결정력과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세 선수 모두 ‘탈챌린지급’으로 자부한다.”
백현철씨가 예상한 강원의 2015 베스트 일레븐
인터뷰 내내 시즌에 대한 기대로 달아오르다가도, 안타까움에 한숨을 몰아쉬며 탄식하는 백현철씨의 모습을 보며 이 분이 진정한 강원 팬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애증’의 팀이라고 소개한 강원 FC의 밀고 당기기에 욕하면서도 동화되었다는 느낌이랄까. 쌓일 대로 쌓인, 그래서 그만큼 강원 FC의 매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백현철 씨와의 인터뷰는 다행히(?)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마지막 코멘트로 강원이 지난날의 아픔을 딛고 대전이나 광주처럼 승격했으면 좋겠다. 이들을 보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올해는 도민구단으로서 가능성을 보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