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12월 BNK금융그룹 빈대인 회장은 취임 후 첫 신년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정기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권재중(52회) 부사장이었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재무를 총괄하는 재무 부문 부사장에 BNK금융그룹 역사상 첫 외부 인사가 등용됐기 때문이다. 권 부사장은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신한은행, JB금융지주를 두루 거친 금융권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린다.
권재중(52회) 부사장은 “빈대인 회장이 JB금융지주에서 성과와 이력을 보고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했다”며 “평소 BNK금융그룹에 관심도 많았고 BNK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에 제안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BNK금융그룹 재무 부문 부사장은 각종 통계 데이터와 재무 지표를 분석해 그룹 전체의 의사 결정을 돕는다. 권 부사장은 자신의 핵심 역할을 ‘자본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계획하고 성과에 맞게 자본을 배분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3월까지 4년간 있던 JB금융그룹에서도 권 부사장은 재무 관리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드러냈다. 권 부사장이 JB금융그룹에 재직하는 동안 주요 경영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13.88%로 취임 초기 6.44%에서 2배 이상 상승했고 총자산이익률(ROA)도 0.39%에서 2배 이상 성장한 1.05%를 기록했다.
권재중 부사장은 “무분별한 양적 성장 대신 BNK가 할 수 있는 일인지, BNK가 이 일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룹의 체력 수준을 측정하고 관리해 체계적이고 내실 있게 각종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가 부양, 주주 환원도 그에게 주어진 숙제 중 하나다. 권 부사장은 “지난 주주총회까지 취임 후 단거리 경주를 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하루하루가 바빴다”며 “1분기 실적을 결산하면서 희망, 우려를 동시에 봤고 우리 조직이 시중은행을 따라 하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감회가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BNK의 당기순이익은 6398억 원으로 전년 7850억 원 대비 18.6% 줄어들었다. 선제적 충당금을 3219억 원 확보하고 상생 금융 비용 832억 원 등이 순익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BNK금융의 배당금은 1643억 원으로 전년(2028억 원) 대비 19% 줄어들었다. 권 부사장은 그룹이 지난해 받아든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고 책임 경영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지난달 자사주 7000주를 매수하기도 했다.
권재중(52회) 부사장은 “BNK는 수익성과 주가 양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꾸준히 실적을 내 시장에 BNK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주당 배당금, 배당 성향 확대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재중(52회) 부사장은 지역에서 BNK의 역할도 상업성과 책임감의 균형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BNK가 재무적으로 흔들리면 지역 전체에 위기감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부사장은 “시중은행이 하지 않는 것, 지역이 필요로 하는 상생에 나서는 것이 BNK가 지역 사회에 할 수 있는 주요 역할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많은 역할이 있겠지만 BNK가 지역 대표 금융지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지역 사회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962년생인 권재중(52회) 부사장은 춘천고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금융감독위원회 자문관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SC제일은행 상근감사위원,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정책전략 담당 부사장, 신한은행 리스크관리 그룹장과 신한은행 경영기획 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작년 3월까지는 JB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 부사장을 지냈다.